12일 만에 메르스 '격리해제' 전남 보성 마을 "눈물 날 뻔"
메르스 확진자 나와 지난 10일 출입차단…격리해제 돼 안도
"읍장님 보니 눈물이 쏟아질 뻔했어. 격리해제 되니 정말 좋아 무슨 말이 필요하겠어."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가 나와 외부와 12일동안 출입이 차단된 전남 보성군 보성읍의 한 마을이 오늘(22일) 오전 격리해제됐습니다.
17가구에 30명의 주민이 거주하는 이 마을은 지난 10일 주민인 113번 환자 A(64)씨가 확진 판정을 받아 격리조치됐습니다.
보성읍의 34개 마을 이장 중 유일한 여성 이장이자, 최고령 이장인 최덕희(75·여) 이장은 격리해제된 마을에서 건강검진을 하기 위해 새벽부터 읍장 등 마을을 찾은 이들에게 따뜻한 커피 한잔을 돌리며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털어놨습니다.
마을 주민들은 그동안 답답하게 쓰고 있던 마스크를 벗고, 이웃과 포옹에 가까운 손인사를 나누며 격리해제를 반기며 환하게 웃었습니다.
마을 격리되기 몇 달 전 관절염 수술을 받은 강금덕(83·여) 씨는 습관적으로 마스크를 쓰고 집 밖을 나섰다가 "이제는 괜찮다"는 말을 듣고 마스크를 조심스럽게 벗고 집앞 고추밭을 둘러봤습니다.
그는 "며칠에 한 번씩 병원 가서 약 처방 받고 치료받아야 하는데 밖을 못 나가니 불편했다"며 "불안하거나 그러지는 않았지만, 밖에 못나게 하고 외부 사람도 마스크 쓴 사람들만 드나드니 괜히 신경이 쓰였다"고 말했습니다.
격리조치로 그동안 농사일을 하지 못한 주민들도 비료를 들고 논과 밭으로 향했습니다.
역시 그동안 등교하지 못했던 학생들도 동생과 언니, 오빠의 손을 잡고 그리운 학교로 향하는 버스로 올랐습니다.
주민들은 격리조치로 불편하기도 했지만, 농사일을 하지 못해 피해가 막심했다고 털어놨습니다.
그동안 외부와 격리주민을 잇는 통로역할을 한 최 이장은 마을회관 앞에 차려진 임시 진료소로 마을주민들을 불러모아 건강검진을 함께 받았습니다.
주민들은 익숙하게 체온을 재고, 손을 씻고, 귀에 못이 박히게 들은 메르스 예방수칙을 다시 교육받았습니다.
일부 주민들은 추가 확산 없이 격리가 끝나 안도하는 한편, 보성 특산품인 녹차로 면역력을 높여 메르스를 예방했다는 근거는 없지만 자부심이 섞인 믿음으로 메르스를 극복했다고 믿고 있었습니다.
보성군도 전남 유일 메르스 발생지역이라는 오명을 떨쳐버리고 다시 군이 활력을 되찾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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