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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좌파 대세론 균열? 브라질 노동자당 정권 '흔들'

호세프 대통령 지지율 최악…룰라 전 대통령 위상도 불안

지난 2003년부터 13년째 계속되는 브라질 노동자당(PT) 정권이 심하게 흔들리고 있다. 다소 섣부르지만, 남미 좌파 대세론의 붕괴를 알리는 신호라는 진단도 나온다.

브라질 여론조사업체 다타폴랴(Datafolha)가 21일(현지시간)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 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6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통'이라는 답변은 24%였고, 긍정적 평가는 10%에 불과했다.

이 같은 여론조사 결과는 지난 2011년 호세프 대통령 정부 출범 이래 최악이다.

호세프 정부가 재정 건전성 확보를 위해 추진하는 긴축·증세 정책과 실업자 증가, 물가 상승 등에 대한 불만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호세프 정부에 대한 부정적 평가는 페르난두 콜로르 지 멜루 대통령(1990∼1992년 집권)이 측근 비리에 연루돼 의회 탄핵으로 쫓겨난 1992년 수준과 비슷하다.

당시 콜로르 정부에 대한 부정적 평가는 68%였다.

노동자당 정권에 대한 불만은 '브라질에서 가장 성공한 대통령'으로 평가받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2003∼2010년 집권)의 위상에도 상처를 내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룰라가 2018년 대선에 출마하면 당선을 장담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 대선이 시행되면 누구에게 투표할 것인가?"에 룰라를 꼽은 답변은 25∼26%에 그쳤다.

야권의 유력 주자인 브라질사회민주당(PSDB)의 아에시우 네비스 연방상원의원과 제라우두 아우키민 상파울루 주지사는 35%와 20%, 브라질사회당(PSB)의 마리나 시우바 전 연방상원의원 18∼25%로 나왔다.

브라질이 남미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하면 노동자당 정권의 위기가 남미 좌파 대세론에 균열을 가져올 수도 있다.

지난해 대선에서 노동자당은 2003년 집권 이래 가장 험난한 선거를 치러야 했다.

결선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호세프는 불과 3.28%포인트(350만 표) 차이로 승리했다.

결선투표 직전 중도우파로의 정권교체 가능성까지 제기됐었다.

올해 말 아르헨티나 대선 역시 좌파 정권이 내세운 후보가 약간 유리한 상황이지만, 정권에 대한 불만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 표심을 쉽게 단정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남미 대륙 12개국 가운데 콜롬비아와 파라과이를 제외한 10개국에서 좌파가 집권하고 있다.

남미에서는 1999년 베네수엘라 대선에서 우고 차베스의 당선을 시작으로 좌파 정권이 잇따라 등장했다.

2002년 브라질 대선에서 룰라, 2003년 아르헨티나 대선에서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2004년 우루과이 대선에서 타바레 바스케스, 2005년 칠레와 볼리비아 대선에서 미첼 바첼레트와 에보 모랄레스가 차례로 승리했다.

이어 2010년 브라질, 2011년 아르헨티나와 페루, 2012년 베네수엘라, 2013년 에콰도르와 칠레 대선에서 좌파 후보가 당선되며 대세론을 유지했다.

그러나 집권 장기화에 따른 피로감과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제 실적, 사회계층의 양극화 등은 남미 좌파에 심각한 도전이 되고 있다.

남미의 좌파 정권들은 지나친 포퓰리즘(대중인기영합주의)을 지양하고 실용주의를 더욱 과감하게 수용하면서 소통을 강화하는 등 변신을 모색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남미 좌파가 사회 양극화 완화와 경제적 실용주의 강화, 정치적 타협을 이뤄내야 하는 과제를 공통으로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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