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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플러스] 방역관리 조사, 정부도·병원도 '뒷북'

설마가 사람 잡는다는 말이 있죠.

요즘 삼성서울병원의 처지에 딱 들어맞는 말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지도가 높은 병원인데, 메르스의 2차 진원지가 될 거라 누가 상상이나 했겠습니까.

어쩌다 이렇게 됐는지 이용식 기자의 취재파일 보시죠.

삼성서울병원에서 1번과 14번 환자가 처음 나왔을 때만 해도 관심은 온통 평택성모병원으로 쏠려 있었습니다.

둘 다 평택성모에서 감염됐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시기 메르스 2차 대유행의 씨앗은 삼성 서울병원에서 잠복하며 조금씩 싹을 틔우고 있었습니다.

5일 뒤, 35번 의사가 확진됐고 그로부터 이틀 뒤부터는 3차 감염자가 폭발적으로 나왔습니다.

방역 관리가 엉망이었던 겁니다.

가장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은 슈퍼 전파자였던 14번 환자가 응급실로 들어왔을 때 완벽한 격리조치도 하지 않고 2박 3일간 병원을 오염시키도록 방치했다는 점입니다.

14번 환자는 입원 첫날 두 차례에 걸쳐 총 50분 동안이나 응급실 주변을 돌아다녔습니다.

복도를 따라 화장실도 두 번 다녀왔고 영상의학과 접수데스크 쪽도 걸어 다녔습니다.

가끔 마스크를 내리기도 해서 응급실에 안 갔는데도 감염되는 사례들이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병원은 이 환자가 평택성모병원 경유 사실을 말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궁색하게 해명하지만, 이는 뒤집어 말하면 병원 측이 예방을 위한 선제적 대응은 없었음을 실토한 것이기도 합니다.

만약 첫 번째 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자마자 즉시 선별 진료소를 설치하고 발열 환자들을 따로 진료했더라면 삼성병원 발 확진자는 14번 1명에 그쳤을 수도 있습니다.

아니, 국내 최고 수준의 병원이라면 당연히 그렇게 했어야 마땅합니다.

보건당국 또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게 최초 역학 조사관 파견이 너무 늦게 이루어졌고 밀접 접촉자와 격리자 선정도 부실했습니다.

급기야 민관 합동 대응팀이 꾸려지고 총리실까지 조사단을 급파하긴 했지만, 그저 사후약방문일 뿐이었습니다.

마치 이미 불에 타버린 건물에 소방관을 투입하는 것처럼 말이죠.

이 기자는 정부 대책들이 국민 불안을 잠재우긴커녕 늘 상황을 뒤쫓아 가기도 버거워 보인다며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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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 하면 보건복지부가 매일 발표하는 확진자 명단에 애매모호한 단어가 들어있다고 며칠 전 이 시간에 말씀드렸죠.

이름 옆에 쓰여 있는 "응급실 체류"라는 말이 대체 뭘 뜻하는지, 의사라는 건지 환자란 건지 아니면 방문객이라는 건지 정확하게 명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던 건데요, 문제를 제기했던 심영구 기자가 결국 스스로 알아냈습니다.

취재파일을 통해 단독 공개했습니다.

우연의 일치일까요?

공교롭게도 심 기자가 확진자 현황표의 맹점을 꼬집은 바로 다음 날부터 복지부는 자료를 배포하는 방식을 바꿨습니다.

추가로 발생한 확진자만 내용을 넣고 기존에 항상 첨부하던 1번부터 끝번까지 환자 전원을 나열해놓은 목록은 빼버린 겁니다.

그래서 아예 기자가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그동안 알려진 확진자의 신원에 대한 단서들을 일일이 취합해 봤습니다.

표에는 "체류"라고 적혀 있어도 구체적으로 응급실에 무슨 신분으로 있었는지 따로 확인된 바가 있으면 제외시키고, 그 어떤 실마리도 없는 단순 체류자들만 별도로 추린 겁니다.

그랬더니 총 열 명이 "체류" 상태로 남았는데요, 이 열 명 중에서 또 숨겨진 병원 관계자가 포함돼있을까 봐 걱정이 되기도 하고 번번이 공개를 미루거나 은폐하는 당국의 방식은 믿음이 가지도 않아서 기자는 마침내 어렵사리 역학조사서를 열람해봤습니다.

그 결과, 6명은 보호자, 3명은 환자, 1명은 방문객으로 밝혀졌습니다.

다행히 안전요원이라든가 의료진은 없었던 겁니다.

이로써 기자가 품었던 의혹은 해결이 됐는데 여전히 말끔히 가시지는 않습니다.

삼성서울병원은 왜 유독 전체 확진자 70여 명의 절반 가까이나 체류로 표기돼 있을까요?

감염자 중에 우리가 몰랐던 병원 직원이 더는 없었다니 일단 안심은 되는데요, 이걸 왜 기자가 일일이 밝혀내야 할까요?

애초부터 명쾌하게 정리해서 나눠줬으면 이렇게 시간을 쏟을 필요가 없었을 텐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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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수지간의 비극적인 사랑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이야기가 로미오와 줄리엣이죠.

그런데 2015년 현재 한 쌍도 아니고 여러 쌍의 로미오와 줄리엣들이 이탈리아가 아닌 중국에 살고 있습니다.

우상욱 특파원이 취재파일을 통해 전했습니다.

배경은 광저우 정청의 한 시골 마을입니다.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마주하고 있는 두 개의 마을이 있는데요, 가깝다 보니 당연히 두 마을 주민들은 왕래도 자주 하고 함께 같은 학교를 다니거나 동업을 하기도 하는데, 유일하게 두 마을 간에 결혼은 허락되지 않습니다.

청나라 때 두 마을이 큰 싸움을 벌였는데 그때 절대 서로와 결혼의 연을 맺지 않기로 맹세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 결혼 금지 계율은 꼭 신앙과도 같아서 깨뜨릴 경우 조상님들의 저주를 산다고 믿고, 실제로 누가 암 같은 불치병이라도 걸리면 누군가 맹세를 져버렸을 거라 의심한다는데요, 이렇다 보니 남몰래 눈물짓는 젊은 연인들이 적지 않습니다.

상대편 마을 출신을 사귀면 어르신들로부터 핍박과 결사반대에 부딪혀 결국, 헤어지거나 아니면 몰래 만나거나 아예 고향과는 절연하고 멀리 도망가는 방법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이런 악연이 처음 시작된 원인을 아무도 모른다는 겁니다.

몬테규와 캐플릿 가문이 어쩌다 그렇게 지독한 관계가 됐는지 셰익스피어가 어떤 설명도 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왜인지는 이미 중요하지도 않고 무조건, 그냥 원래부터 그랬다고 하니 싫어하고 증오하는 겁니다.

아마 세상의 숱한 원한과 복수가 이와 비슷할 겁니다.

애초에 틀어지게 된 계기는 기억도 안 날 정도로 사소해도 눈덩이 굴리듯이 마음속 악감정만 키우고 또 키우는 거죠.

좋지도 않은 감정을 인간은 뭐하러 마치 소중한 보물인양 살뜰히 간직하고 키워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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