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메르스 사망자의 유가족들에게는 가족을 잃은 슬픔과 함께 남모르는 아픔이 또 있습니다.
임종을 지키지도 못하고 유가족들도 자가 격리 상태여서 장례도 치르지 못하는 상황인데요, 남겨진 유가족들의 슬픔을 조혜원 기자가 담았습니다.
<기자>
지난 4일 대전 건양대병원에서 메르스 의심환자로 분류됐다 사망한 80대 남성, 3남 1녀의 자녀를 둔 고인은 자식들의 얼굴도 보지 못한 채 쓸쓸히 세상과 작별했습니다.
임종을 지키고자 유가족들은 방호복을 입고서라도 아버지를 볼 수 있게 해달라고 애원했지만, 허용되지 않았습니다.
감염 위험으로 화장을 택할 수밖에 없었고, 아버지는 차가운 유골이 돼 돌아왔습니다.
[유가족 : 아버님 돌아가실 때도 한 번도 못 보고 얼굴도 못 보고 시신도 못 보고 유골함만 본거지요. (화장할 때) 거기 있는 직원들도 다 피하라고 하는데 우리보고 보라고 하겠어요.]
슬픔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아버지가 떠난 지 5일 뒤, 간호하던 어머니까지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겁니다.
현재 국가지정격리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지만 상태가 그리 좋지 않습니다.
[김연숙/충남대병원 감염내과 교수 : 빠른 속도로 폐렴이 악화되고 있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환자분을 옆에서 계속 간병을 하시다가 병에 걸리신 상태기 때문에.]
어머니가 건강히 회복하고 가족들의 자가격리가 모두 해제돼, 미뤄진 아버지의 장례를 치르는 것이 유가족들의 간절한 바람입니다.
[유가족 : 아버님은 저렇게 되셨으니까 어머님은 살아서 완치돼서 나와야지 무슨 일 당하면 상상도 하기 싫은 일이거든요. 그런 현실이 나한테 닥칠 것 같아요. 느낌이.]
지금까지 부부나 자녀 등 가족이 함께 감염된 경우만도 23가정입니다.
정부는 메르스 사망자 유가족에 대한 심리 지원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그 아픔이 가시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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