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기사를 가장해 대형 종이상자에 공범을 숨기고 고급빌라에 들어가 금품을 훔친 2인조가 경찰에게 붙잡혔습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특수절도 혐의로 임 모(33)씨와 안 모(35)씨를 구속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달 20일 오후 3시30분 강남구 삼성동의 한 고급빌라에 용달차를 타고 와 "입주자 A씨의 택배 배달을 왔다"며 경비실을 통과했습니다.
안 씨는 택배기사 조끼를 입고 있었고, 임 씨는 가로·세로 1m, 높이 1.5m 크기의 누런 종이상자 안에 숨은 채로 화물칸에 있었습니다.
불법 자가용 택시영업인 '콜뛰기'를 하던 임 씨는 고객으로 만난 A씨의 심부름을 하며 집을 드나들다 A씨의 집 현관 비밀번호를 알게됐고, A씨의 집을 털 생각으로 평소 알고 지내던 안 씨와 범행을 공모했습니다.
안 씨는 배달용 카트에 종이상자를 올려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A씨 집 앞까지 간 뒤 임 씨를 비상계단에 내려주고 상자를 수거해 단지를 나왔습니다.
경비원에게는 "주인이 없어 다음에 오겠다"고 둘러댔습니다.
임 씨는 이때부터 무려 18시간을 계단에서 집 안 상황을 살피다 다음날 오전 10시5분 A씨 집에 인기척이 없어진 것을 확인하고 집 안으로 침입했습니다.
거실에서 현금 30만 원을 챙기고 다른 훔칠 물건을 찾던 임 씨는 뜻밖에 복병을 만났습니다.
방에서 자고 있던 A씨의 친구 B씨가 잠이 깨 거실로 나온 것입니다.
임 씨는 "누구냐"고 묻는 B씨에게 "심부름을 왔다"고 말하곤 허둥지둥 자리를 떴습니다.
임 씨의 행동을 수상히 여긴 B씨는 A씨에게 바로 전화를 걸어 심부름시킨 게 있느냐고 물어봤고, 그런 일이 없다는 말에 112에 신고했습니다.
경찰은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해 임 씨의 동선을 추적한 끝에 이달 10일 임 씨를 붙잡았습니다.
경찰은 CCTV 영상에 임 씨가 도주하는 장면은 있지만, 집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전혀 없는 것을 수상히 여겨 임씨를 추궁한 끝에 범행 일체를 자백받았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CCTV 영상에 택배기사로 보이는 사람이 드나드는 것을 확인했지만, 상자에 사람이 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면서 "나중에 자세히 보니 택배기사가 상자와 얘기하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말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택배상자에 절도범 있을 줄이야'…2인조 절도범 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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