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긋지긋한 '감옥생활'도 이제 이틀 남았네요. 제발 아무 일 없이 넘어가야 할 텐데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감염 환자가 발생해 마을이 통째로 격리된 전북 순창군 장덕마을 이장 A씨는 오늘(16일)로 통제 열이틀째를 맞아 심경을 이렇게 밝혔습니다.
주민이 메르스에 감염된 사실이 확인되며 지난 4일 자정무렵 갑작스레 출입이 통제된 이 마을은 문제가 없으면 오는 18일 밤에 격리에서 해제됩니다.
전파를 차단하기 위한 전북도와 순창군의 선제적인 격리 조치와 주민의 헌신적인 협조 덕분에 다행히 지금까지 의심환자는 한 명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조만간 격리가 해제될 것이라는 기대에 주민 모두가 잔뜩 부풀어 있고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자부심도 적지 않다고 A씨는 전했습니다.
A씨는 "고령의 어르신이 많은 장수 마을이어서 더욱 걱정이 컸는데 다행스럽게도 무사히 넘어가는 것 같다"며 "주민 모두가 가장 고맙게 생각하는 대목"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열흘이 넘는 격리생활이 쉬울 리 없었습니다.
그는 "무엇보다 피땀 흘려 가꾼 농산물을 제때 수확하지 못해 그냥 버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가장 괴로웠다"며 "농사꾼이 아니면 그 심정을 모를 것"이라고 안타까워했습니다.
공교롭게 장덕마을은 오디 수확이 막 시작되는 시점에 격리라는 날벼락을 맞았습니다.
마을 밖에 있는 뽕밭에 나갈 수도 없고 '메르스 마을'이라는 낙인 때문에 일꾼을 사서 수확을 할 수도 없었습니다.
순창군 공무원들이 집중적으로 투입돼 일손돕기에 나섰지만 겨우 반 남짓밖에 건지지 못했습니다.
어렵게 딴 것도 팔 곳을 찾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습니다.
최근 수확이 본격화한 블루베리 역시 제대로 거둘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섭니다.
격리가 해제된다고 해도 선뜻 일 하러 마을에 들어올 삯꾼이 있을 것 같지 않기 때문입니다.
마을의 일용직 근로자와 학생들도 힘들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긴급 생계비가 지원되고 있지만 평소 소득의 반에도 미치지 못해 생활비가 동나다시피 했습니다.
등교를 할 수 없어 제대로 공부를 하지 못하는 학생들도 10여 명이나 됩니다.
A씨는 "정부의 방역 실패로 애꿎은 우리가 날벼락을 맞았다"고 불만을 털어놓으면서도 "격리가 해제돼 자유롭게 생활하는 날이 어서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남은 이틀 무사하길"…통째 격리 '순창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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