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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플러스] 삼성서울병원 '응급실 체류' 29명의 모호한 정체

보건복지부 중앙 메르스 관리 대책본부에서는 확진 환자 현황을 매일 업데이트해서 배포하고 있는데요, 이 중 전체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삼성서울병원에서 감염됐거나 감염된 채로 머무른 환자를 따로 살펴봤더니 의문점이 생겼습니다.

심영구 기자의 취재파일 보시죠.

확진자 현황표를 보면 연번과 인적사항, 확진일, 그리고 개요와 비고로 구성됩니다.

그중 개요 난에는 기저 질환뿐 아니라 감염 시기와 경로, 그리고 그 경로와의 관계가 적혀 있는데요, 이 관계 부분에 누군지 모르겠는 모호한 표현이 자꾸만 등장합니다.

바로 "체류"라는 표현입니다.

의료진이나 직원이라는 표시도 없고, 가족이나 보호자, 문병객이란 문구도 없고, 분명 입원 환자나 내원 환자도 아닌데 그냥 두루뭉술하게 "응급실 체류"라고만 적혀 있는 겁니다.

도대체 체류자의 정체가 뭘까 궁금해하는 이들이 많았는데요, 지난 7일 삼성서울병원의 브리핑 과정에서 62번 체류자가 그 병원 의사임이 밝혀졌습니다.

지난 일요일 복지부 브리핑에서는 138번 체류자도 삼성병원 의사임이 드러났습니다.

하루 전인 토요일 브리핑에서만 해도 체류자가 간병인 정도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던 복지부가 다음 날에는 체류자가 응급실에서 근무한 의료인이라고 말을 바꾼 겁니다.

그나마 질의·응답 때 기자들이 물어보지 않았다면 의사인 줄도 모르고 넘어갈 뻔했습니다.

자료에는 여전히 그저 "체류"라고만 쓰여있기 때문입니다.

더 중요한 건 이런 식으로라면 삼성서울병원 감염자 중에서만 30명에 가까운 나머지 '체류자'들 중에 또 다른 병원 관계자들이 얼마든지 포함돼 있을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단순한 표기 실수일까요?

아니면 35번 의사의 확진 판정을 뒤늦게 발표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어떤 정책적인 판단에 따른 것일까요?

만약 일부러 숨기는 거라면 투명하게 공개해서 오해를 사지 말아야 합니다.

▶ [취재파일]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 '체류'한 29명의 정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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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면서 말을 너무 안 하는 것도 문제지만, 말만 앞서는 것도 큰 문제입니다.

지난주 정부가 전국적으로 메르스 거점병원을 지정했다며 그 명단을 발표했는데 얼마나 허둥지둥 내놓은 거였는지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이용식 기자의 취재파일입니다.

16개 지역별 거점 병원 중 강원대병원과 부산대병원, 경상대병원은 메르스 바이러스 유출 방지에 필수 시설인 음압 병상이 아예 없거나 보수 공사 중이어서 당장 이용할 수가 없는 상태였습니다.

또 충남대병원과 충북대병원, 천안단국대병원은 음압 병상을 보유하고는 있지만, 모두 이미 사용 중이어서 더는 환자를 받을 수조차 없는 실정이었습니다.

이렇게 부실하게 선정된 데 대해 복지부 해명을 들어보니 지자체로부터 보고만 받았을 뿐 병원의 자격 조건에 대한 검증은 거치지 않은 게 원인이었습니다.

가장 기본적인 과정을 건너뛴 겁니다.

결국, 복지부는 황급히 병원을 수정했고 일부 병원은 이동식 음압 장비를 사거나 음압 병상의 개원 예정일을 앞당기는 식으로 추가 대책을 내놨습니다.

서둘러 발등의 불부터 끄려고 세밀한 준비도 없이 덜컥 일을 진행했다가 다시 한 번 신뢰만 잃어버린 겁니다.

아무리 급하더라도 실을 바늘구멍에 꿰어야지 허리에 매서는 안 된다는 속담이 있죠.

이 기자는 요즘 메르스에 대처하는 당국의 모습을 보며 어릴 적 어머니로부터 자주 듣던 이 속담이 떠올랐다고 합니다.

▶ [취재파일] 실행보다 말이 앞서…허둥대는 메르스 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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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영화배우 내털리 포트먼이 하버드 대학교에서 한 졸업 축사를 소개해 드렸는데요, 오늘은 미국의 영부인 미셸 오바마가 한 고등학교 졸업식에서 한 연설을 소개합니다.

SBS 뉴스의 새로운 동영상 서비스, 비디오머그로 만나보시죠.

미셸 오바마가 찾은 학교는 시카고의 마틴루터킹 주니어 고등학교입니다.

흑인 인구가 모여 사는 가난한 동네인 사우스 사이드에 있는데요, 미셸 오바마 본인이 태어나 자란 고향이기도 하고 오바마 부부의 자택이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렇다 보니 학생들의 어려운 처지를 보다 잘 이해해주고 고통을 어루만져줄 수 있었는데요, 두 가지를 강조했습니다.

첫째, 두려워하거나 창피해 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하라는 겁니다.

자신도 프린스턴대학의 신입생이던 시절 강의 선택부터 필기까지 어찌할 바를 몰랐지만, 주변에 물어보고 자문을 구한 덕에 방법을 터득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습니다.

둘째는 실패와 고통에 낙담하거나 지치지 말고 오히려 더욱 성공을 절실히 꿈꾸게 하는 원동력으로 삼으라는 교훈이었습니다.

[미셸 오바마 : 모든 흉터는 부상을 알리는 표식일 뿐 아니라 그것을 이겨냈다는 표식이기도 합니다. 슬픔에 좌절하지 말고 동기 부여의 원천이자 삶의 여정을 위한 연료로 삼으세요.]

역사를 새로 쓴다는 마음으로 인종 차별을 딛고 일어서라는 주문도 빼놓지 않았는데요, 최근 퍼거슨이나 볼티모어 폭력 사태 등으로 흑백 갈등이 고조되고 있어서 그 어느 때보다 울림이 컸다고 외신들은 평가하고 있습니다.

스티브 잡스가 스탠퍼드대 졸업식 때 외쳤던 유명한 구절이 있죠.

항상 갈망하라, Stay hungry인데요, 미셸 오바마도 이날 똑같은 말을 계속해서 외쳤습니다.

새롭고 획기적인 메시지는 아니지만, 아무리 여러 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중요한 삶의 자세인 것 같습니다. 

▶ [생생영상] 미셸 오바마가 밝힌 성공의 법칙 "계속 갈망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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