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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열자 '낭떠러지' 추락…사람 잡는 비상구

<앵커>

건물 비상구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던 20대 두 명이 14m 아래로 떨어져 한 명이 숨지고 한 명은 크게 다쳤습니다. 비상구는 비상상황이 생겼을 때 대피하라고 만든 문인데,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요?  

민경호 기자가 긴급 점검했습니다.

<기자>  

노래방 복도에서 한 남자가 다른 남자를 쫓아가고 일행이 그 뒤를 쫓습니다.

복도 끝에 다다르자 쫓기던 남자가 문을 열고 나갑니다.

이들이 있던 곳은 건물 4층, 하지만 문밖엔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두 남자는 14m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오늘(15일) 새벽 3시 10분쯤 경기도 안산의 한 상가 4층에서 25살 이 모 씨와 29살 백 모 씨가 건물 밖으로 추락했습니다.

이 씨가 숨지고 백 씨가 크게 다쳤습니다.

노래방에서 백 씨가 방을 잘못 찾아 생긴 시비 때문에 쫓고 쫓기다 생긴 일이었습니다.

이곳이 사고 현장입니다.

비상대피공간과 맞닿아있는 부분인데, 보시다시피 낭떠러지에 불과해 사람이 피해 대기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런 사고는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지난달 경기도 분당에선 발코니 모양으로 생긴 건물 밖 대피 시설이 무너져 내려 거기서 담배를 피우던 두 사람이 크게 다치는 일이 있었습니다.

재작년 경기도 화성에선 40대 남자가 4층에서 건물 밖으로 떨어져 숨졌습니다.

다중이용시설은 비상구를 포함해 출입구 2개만 있으면 법적으로 문제가 없습니다.

[이영주/서울시립대학교 소방방재학과 책임교수 : 법적으로는 하자가 없을 수 있지만, 단순히 문을 뚫어놨다는 것이 아니라 다른 공간으로 이동할 수 있는 여건을 마저 확보해줘야지만 진정한 법의 취지나 의미에 부합한다고 볼 수가 있겠죠.]  

위험한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해 연 비상구가 천 길 낭떠러지가 되지 않도록 비상계단 설치를 의무화하는 등의 대책이 필요합니다.

(영상편집 : 이재성, VJ : 김종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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