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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앗이 숨겨진 연필과 책, 자원재순환의 좋은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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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거의 다 써버린 몽당연필이 하나 있습니다. 더 이상 잡을 수도 없을 만큼 닳아서 제 운명을 다한 이 연필. 당연히 버려야겠죠?

아닙니다. 버리면 안 됩니다. 이 연필은 심어야 합니다. 한 번 속는 셈 치고 물기가 축축이 배인 흙 속에 이 연필을 심어봤습니다. 

하루, 이틀이 지나고 어느 날, 흙 사이로 무언가 푸릇푸릇 한 게 보입니다. 바로 싹입니다. 

연필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이 식물의 이름이 쓰여 있습니다. 샐러드와 피자 위에 자주 올라가는 허브식물, ’바질’입니다.

이렇게 바질 싹이 나는 연필은 어떻게 생긴 걸까요? 

바로 연필의 끝에 숨어있는 씨앗 캡슐 때문입니다. 바질뿐만 아니라 고수, 민트, 로즈메리, 해바라기 등 13가지 식물의 씨앗이 연필 속에 잠들어 있다가, 축축한 땅과 닿으면 캡슐이 녹아 싹을 틔워내는 겁니다. 

이 연필의 이름은 Sprout입니다. 미국 MIT 공대생 마리오볼리니(Mario Bollini)가 제품 디자인 수업에서 내놓은 아이디어로, 킥스타터(kickstarter)라는 아이디어 공모 사이트에서 사람들의 후원금을 받아 상품화됐습니다. 

연필로서의 수명은 끝났지만 또 다른 생명으로서 발걸음을 내딛는 sprout 연필. 

그런데 이처럼 기발한 자원 재순환의 아이디어는 또 있습니다. 바로 ‘우리 아빠는 정글에 있어요(Mi Papá Estuvo en la Selva)’ 라는 책입니다. 

지난 3월 아르헨티나의 한 출판사는 ‘나무 책 그리고 나무(Tree Book Tree)’라는 캠페인’을 진행하며 이 책을 출간했습니다. 이 책을 다 읽고 땅에 심으면 나무가 자라납니다. 그런데 책에서 어떻게 나무가 자랄 수 있는 걸까요?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는 종이와 잉크로 제작된 책 속에 자카란다 나무의 씨앗이 숨겨져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땅 속에 이 책을 묻으면 이 나무의 씨앗이 자라 싹을 틔웁니다. 

이처럼 다 읽은 책을 심고, 또 이 책이 나무로 자라나는 것을 아이들에게 경험하게 하면서 직접 책의 재료가 되었던 나무의 소중함을 배우게 하는 겁니다.

나무로 만들어진 책을 다시 나무로 자라게 하고, 생명을 다한 몽당연필을 새싹으로 틔워내는 기발한 아이디어. 수없이 많은 것들을 자연으로부터 받아쓰고 있는 우리에게 잔잔하고 묵직한 질문을 던집니다.

과연 우리는 자연에게 되돌려 준 것이 얼마나 있느냐고 말입니다.


(SBS 스브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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