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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를 꼭 지켜주세요" 메르스 유가족의 눈물

"아버지의 임종도 지켜 드리지 못했는데, 어머니까지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아 병원에 격리되면서 집안이 말이 아닙니다. 하지만, 돌아가신 아버지께서 어머니를 꼭 지켜주실 것이라고 믿습니다."

지난 3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고 숨진 80대 남성(82·36번 확진자)의 장남 A(59)씨는 아버지에 이어 오늘 어머니까지 확진 판정을 받아 격리돼 있다는 말을 꺼내며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그는 "아버지의 장례조차 치르지 못하는 상황에서 어머니까지 확진 판정을 받았고, 어제는 어머니의 상태가 악화됐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어머니가 건강하게 퇴원하는 날을 온 가족이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달 9일 천식과 고혈압 등으로 대전 건양대병원에 입원한 A씨의 아버지는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16번 환자와 같은 병실을 사용했다가 메르스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후 80대 남성의 부인과 아들 등 가족 6명이 병원과 자택에 각각 격리됐으며 이 80대 남성은 지난 4일 오후 숨졌습니다.

숨지고 나서 5일 뒤인 지난 8일에는 부인(83·82번 확진자)도 확진 판정을 받아 국가지정 격리 병상이 있는 충남대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습니다.

3남 1녀의 자녀를 둔 80대 남성은 자식들의 얼굴도 보지 못한 채 쓸쓸히 세상과 작별했습니다.

아버지가 위급하다는 소식을 듣고 병원으로 달려온 A씨는 방호복을 입고서라도 아버지를 볼 수 있게 해 달라고 애원했지만, 허용되지 않았습니다.

아버지를 간호하다 같은 병원에 격리된 어머니만 유리창 너머로 남편의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켜봤을 뿐입니다.

보건당국은 유족에게 '감염 위험이 커 화장해야 한다'고 동의를 구했고, 자택에 격리된 유족들은 승낙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A씨 아버지의 시신은 화장터 직원들이 모두 퇴근한 오후 5시가 넘어서야 주변 시선을 피해 화로에 들어갔고 차가운 유골로 돌아왔습니다.

그의 유골함은 현재 대전의 한 납골당에 임시 보관 중입니다.

둘째 아들과 셋째 아들은 자가 격리 조치 중이어서 이날 현재까지 아버지의 유골함조차 만져보지 못했습니다.

A씨는 "4남매를 키우고 자식들로부터 효도를 받으려고 하는데 이런 일이 벌어졌다"며 "어머니와 아버지는 팔순이 넘은 나이에도 서로 위로해주며 사랑했고, 아버지가 병원에 입원했을 때는 매일 같이 병원에서 주무시며 간호했다"고 전했습니다.

유가족에게 무엇보다 큰 걱정거리는 어머니의 건강 상태.

보건복지부는 지난 8일 일일 상황보고 브리핑에서 A씨 어머니의 건강 상태가 불안정하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유족들은 남은 가족의 자가 격리 조치가 해제되고 어머니가 무사히 퇴원한 뒤에야 아버지에 대한 장례 절차를 논의한다는 계획입니다.

그는 "아버지의 임종조차 지키지 못한 불효자식이 장례식까지 미루고 있지만, 무엇보다도 어머니가 건강하게 집으로 돌아오시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며 "어머니가 집으로 돌아오시고 아버지의 영정 사진에 절을 올리겠다"고 울먹였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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