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과 어울리기 좋아하는 평범한 고교생이던 브라우더의 인생은 5년 전 이맘때 완전히 뒤바뀝니다. 뉴욕에 살던 고교생이던 그는 친구와 함께 귀가를 하던 도중 경찰의 검문을 받습니다. 어떤 남성이 자신의 백 팩을 브라우더가 훔쳤다고 신고가 들어왔다는 것이 경찰의 주장. 친구과 함께 몸수색을 당했지만, 백 팩을 비롯해서 수상한 물건이 아무것도 없자, 경찰은 그가 절도를 하려고 '시도'를 했다고 말을 바꾸더니 경찰서로 연행합니다.
브라우더는 '백팩'을 훔친 사실이 없다고 강력하게 항변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가난했던 그는 보석금 만 달러가 없어 재판도 없이 2급 강도혐의로 교도소에 수감됐습니다. 뉴욕 검찰은 플리바게닝(유죄를 인정하면 형을 감량해주는 것)을 제안했지만, 도무지 그 무엇도 훔친 사실이 없었던 브라우더는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브라우더의 악몽 같은 상황은 교도소에 수감되면서 더 심각해집니다. 수감된 곳은 흉악범이 많기로 유명한 뉴욕 레이커스 아일랜드 교도소. 이곳에서 그는 갱단 출신의 동료 재소자들에게 무차별적인 폭행을 당합니다. 교도소 CCTV에 찍힌 구타 장면은 차마 보기 힘들만큼 가혹합니다.
그러나 교도소에는 때리는 동료보다 더 무서운 존재들이 있었습니다. 바로 교도관들입니다. 교도관들은 툭 하면 태도가 나쁘다며 밥을 주지 않거나 목욕도 못하게 했습니다. 동료 재소자들이 그를 마구 구타해도 막아주지 않는 것은 물론 교도관들이 때리는 일도 다반사였습니다. 3년간의 감옥살이 중 무려 2년이나 독방에 갇혀 있으면서 그는 4번이나 자살 시도를 했습니다.
2013년 공소기각으로 마침내 석방됐지만 검찰이나 경찰 교정 당국 어떤 곳에서도 사과는 없었습니다. 3년간 지옥같은 삶을 견디며 브라우더는 이런 생각만 했다고 합니다.
"나는 결백한데, 나는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도대체 나에게 왜 이러는 걸까?"
결국 집에는 갔지만, 그를 감옥으로 보낸 이들에게 단 한마디 해명이나 사과조차 받지 못했던 브라우더. 밝고 유쾌했던 브라우더는 출소 이후엔 피해망상과 불안증에 시달리는 상태가 되면서 감옥에 있을 때만큼이나 고통스런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집중적인 정신과 치료를 받았지만, 경찰이 자신을 뒤쫓는다는 강박증세는 날이 갈수록 심해졌고 급기야는 자신의 침실에서 나오지 않는 등 상태는 더욱 심각해졌습니다.
그의 딱한 사정이 알려지면서 후원자가 나타나 지역 커뮤니티대학에도 진학했고, 성적도 꽤 잘 나올 만큼 공부에 매진도 했지만, 한번 크게 상처받은 마음은 회복되지 않았고 결국 지난 6일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됩니다.
전과도 없던 평범한 고교생이 길가다 경찰에 잡혀 2급 강도혐의를 받은 채 재판도 없이 성인감옥에 갇혀 가혹한 폭행 끝에 석방됐지만, 어느 누구에게도 해명은 커녕 사과조차 받지 못하는 현실. 브라우더의 변호사인 폴 프레스티아는 세계 최강의 국가라는 미국에서 그것도 최고의 도시라는 뉴욕 한복판에서 이런 일이 일어난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변호사는 석방 이후 사람들이 보인 태도도 브라우더를 더욱 힘들게 했다고 말합니다.
너무나 억울해서 기회가 닿는 대로 미디어에 나와 자신이 겪은 일을 알렸던 브라우더에게 많은 이들은 격려를 보냈지만, 또 적지 않은 이들은 그의 무죄를 의심하며 냉소적인 시선을 보낸 겁니다. 브라우더의 변호사는 이렇게 말합니다.
"가장 슬픈 일은 브라우더는 오늘도 살아 있을 수 있는 친구인데...아니 살아 있어야 했는데...고통받은 그에게 아무런 희망도 주지 못한 이 사회가 그를 죽인 것이다."
자살 전날 브라우더는 어머니에게 이런 말을 합니다.
"더 이상은 견딜 수가 없어요."
그를 견딜 수 없게 만든 1차적 책임은 미국의 잘못된 사법체계지만, 고통받은 그가 세상을 위해 외친 목소리에 냉소하거나 외면한 이들도 그를 이 세상에 견딜 필요가 없다고 한 요인이었을 겁니다.
'브라우더의 사건'을 미국의 일이라고 치부하기엔 그의 케이스에서 우리 사회의 어두운 모습이 너무 많이 투영됩니다. 과연 우리는 억울한 법적용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미국보다 적다고 자신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그런 상황을 겪고 난 이들에게 우리 사회는 그들의 고통을 충분히 어루 만져줄 만큼 성숙된 사회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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