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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메르스 확산원인으로 '바이러스 농축·악성환자' 등 가설

한국 메르스 확산원인으로 '바이러스 농축·악성환자' 등 가설
중동호흡기증후군 메르스가 한국에서 유독 기승을 부리는 원인을 두고 학자들이 가설을 내놓기 시작했습니다.

미국 과학전문지 사이언스의 뉴스매체인 '사이언스인사이더'는 환자 한 명이 수 십명에게 메르스를 전염시킨 한국 사례가 미스터리라며 그에 대한 학자들의 추론을 소개했습니다.

질병관리본부장을 지낸 이종구 서울대 글로벌의학센터장은 최초 환자를 치료한 평택성모병원의 열악한 환기시설에 주목했습니다.

이 센터장은 "작은 병실에서 문이 닫힌 채 에어컨이 돌아갔다"며 "병실 공기 중 바이러스 입자 밀도가 매우 높았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바이러스를 머금은 공기가 에어컨을 통해 순환하면서 가스처럼 변해 예상하지 못할 정도로 멀리 날아갔을 것이라는 추측도 이미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이 센터장은 조사가 아직 진행중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도 열악한 환기시설이 메르스의 비정상적 확산의 원인일 수 있다고 잠정 결론을 내렸습니다.

세계보건기구 WHO에서 메르스를 담당하는 피터 벤 엠바렉 박사도 환기시설을 주목했으나 성급히 결론을 내릴 수 없다는 입장을 취했습니다.

엠바렉 박사는 "확보한 정보가 거의 없어 결론을 도출하기는 매우 어렵다"며 "조사를 통해 더 구체적 실태를 곧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독일 본 대학의 바이러스 학자인 크리스티안 드로스텐 박사는 열악한 환기시설 하나로 한국의 메르스 확산을 설명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드로스텐 박사는 인체에서 나오는 메르스 바이러스의 양이 환자마다 달랐다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연구 결과를 소개했습니다.

사우디에서 조사된 메르스 환자 12명 가운데 몇 명은 호흡 때 다른 환자들보다 훨씬 많은 바이러스를 내뿜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드로스텐 박사는 "한국의 최초 감염자도 그런 환자가 틀림없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미네소타 대학의 전염병 연구·정책 센터장인 마이크 오스티움 박사는 한국의 방역 체계를 거론했습니다.

전염성이 매우 강한 질병이 순간적으로 제대로 통제되지 않을 때 한국과 같은 사태가 어디에서든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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