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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검찰 다양한 공격 옵션 장착 '포스코 수사 2라운드' 막 열었다

[취재파일] 검찰 다양한 공격 옵션 장착 '포스코 수사 2라운드' 막 열었다
검찰은 통상적으로 최대 90일 정도 수사를 합니다. 석 달 안에 기소냐 불기소냐 결정한다는 얘깁니다. 이 기준대로라면 '포스코 수사'는 열흘 안에 결판을 내는 게 맞습니다. 검찰은 그럴 생각이 아닌 것 같습니다. 말이 '포스코 수사'지, '포스코'라는 브랜드로 여러 사건들이 묶여 있습니다.

문어발식 수사, 먼지털이 수사라는 비판이 제기될 법도 합니다. 어짜피 검찰 수사는 명분 싸움입니다. 비자금 조성과 임원들의 횡령건이 속속 들어나면서 국민기업 포스코의 정상화하겠다는 검찰의 명분이 더 설득력이 있어 보입니다. 올해 내내 포스코 수사에 매진하겠다는 검찰의 말대로라면 이제 첫번째 반환점을 막 돌았습니다. 그리고 포스코 수사는 2라운드로 접어듭니다.

 검찰은 1차 수사에서 주로 비자금 찾기에 주력했습니다. 베트남 건설공사 과정에서 포스코 건설이 협력업체와 얼마의 비자금을 조성했는지, 또 포스코가 코스틸과의 거래과정에서 얼마의 비자금을 조성했는지...포스코 그룹 임원들은 비자금의 일부를 얼마나 착복했는지가 쟁점이었습니다. '피라미드 구조를 이루는 횡령의 먹이사슬'이라는 표현은 앞선 취재파일에서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2라운드 수사는 그보다 좀 더 복잡합니다. 쉬운 수사, 어려운 수사 나눌 수는 없겠지만 2라운드는 상대가 좀 더 강력해 보입니다. 그러나 검찰도 다양한 공격옵션을 장착했습니다. 거물과의 일전을 대비하는 검찰이 공격루트를 다양화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검찰이 새로 시작한 수사는 '성진지오텍 특혜 인수 의혹'과 '동양종합건설 특혜 수주 의혹'입니다. 어떤 수사인지 간략하게 정리하겠습니다.

● 산업은행 '싸게 팔고' 포스코 '비싸게 사고'

먼저 성진지오텍입니다. 지금은 포스코플랜텍이라는 이름의 회사라고 보시면 됩니다. 이명박 정부 시절 정준양 당시 포스코 회장은 포스코 그룹의 사업 다각화를 위해 무차별 인수 합병을 추진합니다. 이 과정에서 인수했던 기업이 바로 성진지오텍입니다. 해양플랜트 전문업첸데 키코 상품에 잘못 투자했다 2009년에 회사가 부도위기로 몰립니다. 부실기업인데 포스코가 비싸게 주고 인수한 과정이 석연치 않다는 게 수사의 포인틉니다.

먼저 성진지오텍 주식(BW라는 신주인수권도 있지만 통칭해서 주식이라고 하겠습니다)을 사고 파는 과정이 재밌습니다. 산업은행이 446만주의 주식을 당시 성진지오텍 전정도 회장에게 주당 9600원에 팝니다. 그리고 6일 뒤 전 회장은 포스코에 440만주를 16000원에 되팝니다. 일주일 사이에 주식 매매로 전정도 회장은 최대 350억원을 벌었습니다. 감사원은 산업은행이 주식을 너무 싸게 팔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렇다고 포스코가 제값에 성진지오텍 주식을 사준 건 아닌 것 같습니다. 포스코가 전정도 회장의 주식을 사들인 날 미래에셋에서도 성진지오텍 주식 700만주를 사들입니다. 주당 11000원에 말입니다. 같은날 거래한 같은 주식인데 전정도 회장 주식은 16000원에 사고 미래에셋에서는 11000원에 샀습니다. 전정도 회장의 주식을 주당 5천원이나 비싸게 사준 것입니다. 산업은행이 싸게 팔고 포스코가 비싸게 주식을 사준 전정도 회장은 도데체 어떤 인물이냐 이겁니다.

수사의 흐름은 크게 2가집니다. 전 회장이 잭팟을 터뜨리는 데에는 포스코 뿐만 아니라 산업은행도 한 몫 했습니다. 포스코 뿐만 아니라 국책은행을 움직인 누군가가 있을 수 있다는 가설이 1단곕니다. 전정도 회장이 정계에서 이름난 사람이 아니라면 전정도 회장과 친분이 있는 사람이 보이지 않는 힘을 행사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깁니다. 이명박 정부의 실세그룹으로 분류되는 인사들과의 친분설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검찰이 수사에서 반드시 규명해야할 부분입니다.
정준양 전 포스코
또 하나는 정준양 회장의 배임 혐의입니다. 사업확장 좋습니다. 미래를 위한 투자도 좋습니다. 그러나 CEO의 역할은 결국 손해보지 않는 장사하는 겁니다. 부실기업의 주식을 웃돈을 주고 매입할 필요가 있었는지는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 그 기업은 포스코플랜텍이라는 이름으로 합병돼 있습니다.


현재 부실이 심해서 워크아웃 추진한다고 합니다. 정준양 회장 재임시절 인수합병 40여개를 했다는데 36개의 기업들이 5년안에 다 사라졌다고 합니다. 포스코라는 우량기업의 매출은 곤두박질 쳤습니다. 내부 비리는 곪을대로 곪았습니다. CEO의 경영능력이 문제없다고 할 수 없는 겁니다. 이 역시도 검찰이 반드시 밝혀내야 합니다. 말 그대로 포스코는 국민기업이기 때문입니다.
포스코 비리 캡쳐_
● 동양종합건설…포스코 공사 '몰아주기'

검찰은 최근 포스코 인도 건설사업에 참여한 하청업체 2곳을 압수수색했습니다. 포스코의 인도 제철소와 철강 생산기지 공삽니다. 이 공사는 동양종합건설이라는 회사가 주도했습니다. 공사금액 760억원입니다. 동양종합건설은 포스코 본사와 계열사를 포함해 2009년부터 4년 동안 7건의 공사를 수주합니다.

매출 236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공사 몰아주기 의혹이 불거지는 대목입니다. 동양종합건설이 공사를 집중적으로 따낸 정준양 회장 재임기간과 미묘하게 맞물립니다. 동양종합건설 대주주와의 유착 의혹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 1라운드 [비자금 조성] 2라운드 [정관계 겨냥]

2라운드 수사는 폭발력을 갖고 있습니다. 수사 진행과정에 따라 정관계 인사들의 이름이 거론될 수 있습니다. 1라운드 수사가 말 그대로 포스코 내부 비리에 집중했다면 2라운드 전쟁은 포스코 링 밖에서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얘깁니다.

검찰은 일단 부인하고 있습니다만 그동안 언론 뿐만 아니라 검찰 안팎에서도 꾸준히 의혹이 제기돼 왔던 만큼 검찰이 들여다보지 않을수는 없습니다. 비상식적인 특혜 인수와 특혜 수주가 있었다면 그리고 포스코 뿐만 아니라 국책은행까지 앞다투어 밀어줄 수 밖에 없는 보이지 않은 손은 누굴까요? 포스코 수사 2라운드가 이제 막이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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