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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불신·정보 부재…사회 '집단 공포' 잠식

<앵커>

국내 메르스 바이러스가 앞으로 얼마나 더 번지고 얼마나 피해를 줄 지, 지금 단계에서는 그 누구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우리 사회가 아직 이 바이러스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갖고 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보건 당국의 허술한 방역도 불신을 더 키웠는데, 정보의 부재와 정부에 대한 불신, 그리고 SNS를 통한 괴담 전파가 현재 상황을 왜곡시키고 있는 건 아닌지 뉴스 인 뉴스에서 조동찬 의학 전문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첫 감염자가 나온 직후 보건 당국은 메르스 방역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습니다.

[양병국/질병관리본부장, 지난달 21일 : 여러 가지 방역 시스템을 최대한 동원을 해서 다른 나라처럼 잘 관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환자와 직접 접촉하지 않았던 사람이 전염됐고 감염 관리를 철저히 하는 대형 종합병원에서도 3차 감염이 발생했습니다.

[문형표/보건복지부 장관, 지난달 29일 : 지금부터 감염된 환자분들에 대한 제3차 감염이 발생하지 않도록 격리 대상자 관리에 총력을 기울여주시고.]  

정부 발표와 달리 환자가 계속 늘어나자 공포감도 커지기 시작했습니다.

밀접접촉자가 아닌, 환자와 다른 병실에 있던 환자들까지 확진되면서 기존에 알려진 메르스와 다르다는 사실에 불안감이 커졌습니다.

메르스에 대해 잘 모른다는 점과 초기 대응에 실패한 정부에 대한 불신이 만들어낸 공포는 SNS를 통해 증폭됐습니다.

일부 병원에서는 환자들이 진료는 물론 중요한 수술 일정도 취소하고 있습니다.

[학부모/자녀 수술 연기 : 너무 불안하고. 그래서 괜히 병원에 들락거리는 게 좋을 게 하나도 없을 거 같아서요. 그래서 미뤘습니다.]

하지만 아픈데도 병원을 찾지 않는 건 더 큰 피해를 부를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 독감의 치료 시기를 놓쳐서 해마다 2천 명이나 목숨을 잃고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도 우리나라를 여행통제국가로 지정할 이유가 없다며 과도한 공포를 경계했습니다.

최근 독일 연구에서는 메르스 진단을 받지 않는데도 항체가 만들어진 사람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바이러스가 침투했지만 그냥 지나갈 수도 있다는 겁니다.

집단 공포감을 줄이려면 지금부터라도 보건 당국은 현 상태를 솔직하게 말해야 합니다.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는 메르스에 대해 아직 충분한 연구가 안 돼 있는 만큼 정보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걸 자국민에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흥식, 영상편집 : 최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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