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적인 문제가 있는 병사를 군이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자살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29부는 군대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21살 A씨의 유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국가는 원고들에게 총 8천 백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A씨는 징병검사 당시 병무청 복무적합도 검사에서 '정신과적 문제가 의심되고 군 생활에 어려움이 예상되며 사고 위험이 있다는 취지로 정밀진단 판정을 받았습니다.
재작년 11월 입대 당일 검사에서도 '군 복무 중 사고로 인해 조기전역이 예측된다'는 판정을 받았습니다.
입대 당시 자필로 작성한 성장기에는 중학교 때 집단 따돌림을 당해 자살을 시도하는 등 정신적 고통을 받았고 순간적인 충동에 따라 되돌릴 수 없는 일을 저지를까 하는 걱정이 든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습니다.
A씨는 신병교육대에서 두 번째 자살을 시도한 날 개인화기 사격훈련 시간에 조교에게 '총구를 돌려 다른 훈련병을 해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다른 사람에게 피해가 갈 것 같아 새벽에 자살을 시도했다가 포기했다'고도 털어놨습니다.
A씨는 육군 포병부대에 배치됐고, 부대 간부들은 개인신상 확인이나 전입 면담을 하지 않은 채 관리등급 C로 분류했습니다.
사흘이 지난 뒤 A씨의 전력을 알고 관리등급을 A로 높여 선임병사를 멘토로 지정했지만 이후에도 별다른 관리를 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A씨는 부대에 배치된 지 12일 만에 연병장에 있는 나무에 목을 매 숨졌습니다.
재판부는 "부대 지휘관들은 부적응 판정을 받은 A씨를 집중 관리하면서 적절한 면담, 의사 진단 등을 받게 해 군 생활을 할 수 있는 상태인지 여부를 면밀히 살폈어야 했지만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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