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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경찰, 임의동행 절차 어기면 음주운전조차 무죄?

* 대담 : 임제혁 변호사 (법무법인 메리트)

▷ 한수진/사회자:
 
뉴스에 나오는 법률 이야기 쉽게 풀어보겠습니다. <법은 이렇습니다> 법무법인 메리트 임제혁 변호사와 함께 합니다. 어서 오십시오.
 
▶ 임제혁 변호사: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어떤 법 얘기 나눠볼까요?
 
▶ 임제혁 변호사:
 
최근 판결 얘기 하나 할까 합니다. 술 마신 것으로 충분히 추정되는 상황에서 음주 측정을 거부했는데 무죄가 나온 사건입니다. 아마 이게 어떻게 무죄일 수 있느냐, 보시는 분들 많을 것 같은데요. 그 얘기 한번 해보겠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먼저 이 사건 내용을 자세히 알아야 할 것 같은데요?
 
▶ 임제혁 변호사:
 
사안이 조금 어이없어 보일 수 있는데요. 운전자가 운전을 하다가 빨간불에 멈춰 선 다음에 잠이 들었습니다. 술 냄새도 당연히 났겠죠. 단속 경관이 깨워서 음주측정을 하자고 하니 거부를 합니다. 그래서 지구대로 오게 됐고요. 거기서도 측정을 계속 거부하니 도로교통법상의 음주측정거부로 재판을 받게 된 겁니다. 그런데 1심부터 대법원까지 전부 무죄가 나왔어요.
 
▷ 한수진/사회자:
 
무죄가?
 
▶ 임제혁 변호사:
 
네. 그 이유가 운전자를 지구대로 데려와서 음주측정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경찰이 준수했어야 하는 요건을 지키지 않은 상태에서 이게 이뤄졌고, 데려온 것 자체가 적법 절차에 의한 것으로 볼 증거가 없다는 겁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게 무슨 말일까요? 그러면 음주 측정을 거부한 운전자를 경찰서로 연행하는 과정에서 불법 행위가 있었던 건가요?
 
▶ 임제혁 변호사:
 
운전자를 때리거나 억지로 끌고 가거나 하는 등의 물리력 행사가 없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경찰이 중요한 걸 잊었던 거죠. 경찰이 시민을 지구대든 경찰서든 수사기관으로 데리고 가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어요. 하나는 당사자의 동의를 얻어서 자발적으로 가게끔 하는 것과 또 다른 하나는 강제적으로 현행법 체포, 긴급 체포, 영장에 의한 체포, 구속 영장 집행 등으로 법에 규정되는 강제적인 경우 뿐이거든요.
 
▷ 한수진/사회자:
 
그러면 이번 사안은 임의 동행이었나요?
 
▶ 임제혁 변호사:
 
네. 바로 임의 동행이라는 것이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임의 동행이 뭐지 설명을 해주세요.
 
▶ 임제혁 변호사:
 
수사 기관이 일반 국민한테 특정 목적을 위해서 경찰서, 지구대, 수사관서에 같이 가자고 요구를 해서 국민이 자발적으로 응한 것입니다. 자발적으로 응한다는 것은 결국 내가 거부를 하면 안 갈 수도 있다, 언제든 돌아갈 수도 있다는 걸 보장해야 하는 거거든요. 그러기 위해서 경찰은 거부할 수 있고요. 언제든 돌아갈 수 있다는 걸 알려줘야 해요.
 
▷ 한수진/사회자:
 
알려줘야 하는데요?
 
▶ 임제혁 변호사:
 
네. 이런 내용을 알려주지도 않았는데 졸졸 따라갔다. 이건 자발적으로 간 걸로 볼 수 없다는 겁니다.
 
▷ 한수진/사회자:
 
절차가 잘못됐다 하는 거군요?
 
▶ 임제혁 변호사:
 
그렇죠. 오밤중에 경찰들이 쭉 둘러싸서 서로 갑시다, 따라 갔어요. 손을 건드리거나 끌고가거나 그러진 않았지만. 그런 상황에서는 이걸 자발적으로 간 걸로 볼 수 없다, 마지못해 따라간 걸로 봐야 한다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참 애매하네요. 술 냄새도 났을 거 아니에요? 그리고 차 안에서 잠도 들었다면서요? 이럴 경우에 “같이 안 가셔도 됩니다.” 라는 말을 안 해준 것을 무죄로 볼 수 있는 건가요?
 
▶ 임제혁 변호사:
 
말이 안 된다고 보시는 분들이 더 많을 것 같아요.
 
▷ 한수진/사회자:
 
네.
 
▶ 임제혁 변호사:
 
그런데 사실은 이 결론이 형사법을 구성하는 대원칙 중의 하나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대원칙 중의 하나다? 어떤 원칙인데요?
 
▶ 임제혁 변호사:
 
바로 적법 절차의 원칙이라는 건데요.
 
▷ 한수진/사회자:
 
적법 절차의 원칙?
 
▶ 임제혁 변호사:
 
국가 특히 수사기관이라는 데는 언제든지 범행의 내용, 범인을 밝혀내는 처벌하는 수사권을 발동할 수 있어요. 그런데 법에 정해진 절차에 따를 때에만 그게 정당한 수사권 행사가 되는 겁니다. 그게 방법론적인 제한 없이 수사가 가능하다고 하면 막말로 국민을 잡아서 주리를 틀어도 되는 거예요. 그걸 못하게 해야 하는 거잖아요. 그래서 적법 절차의 원칙은 국민의 신체 자유를 보장하는 헌법 조항에도 나오는 거고요. 즉 헌법에 의해서 수사기관은 형사소송법, 경찰관 집무집행법에 정해진 테두리 안에서 정해진 방법으로만 수사를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면 경찰이 임의동행을 요구할 경우 동행을 거부할 수 있다? 이 사실을 고지를 했다면 그건 좀 더 죄를 다퉈볼 만한 사항이 되는 건가요?
 
▶ 임제혁 변호사:
 
네. 충분히 가능했던 상황입니다. 지금 청취자분들도 술 마시고 불지 않고 버티면 된다, 라고 보실 수도 있는데 절대로 그건 아닙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음주 측정을 거부해서 임의동행을 한 거 아닌가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적법 절차를 거쳐야 하는 건가요?
 
▶ 임제혁 변호사:
 
음주측정이라고 할 때 정의가 달라져야 하는데 일반적으로 우리가 운전을 하다가 검문소 같은 데 걸리잖아요. 음주측정하는 데 거기서는 음주 측정을하는 게 아니고 음주 여부를 확인 합니다. 음주 감지기를 대고서 불어보세요, 아니면 옛날 같으면 종이컵에 숨을 뱉으라고 하고 그 냄새를 맡기도 했었어요, 경찰분들이 정말 고생이 심한 거죠. 그건 측정이 아닙니다. 거기서 음주 사실이 있는 것 같다고 하면 그 다음에 음주 측정기가 있는 곳으로 가야 해요. 그게 보통 경찰서에 있지 일선 검문소에는 없거든요. 그래서 가게 되는 거죠. 이때 말하면 서로 갑시다, 라는 건 그것 자체가 음주 측정을 요구한 건 아니에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판례가... 이건 임의동행을 요구한 것이고 그 절차가 지켜져야 하고 지구대 가서 불어보세요, 했는데 거기서 안 분다, 라고 하면 그때 음주측정 거부가 되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어쨌든 경찰은 분명히 고지를 해야 하는 거예요?
 
▶ 임제혁 변호사:
 
네, 그렇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혹시 이거 잘못 이해하셔서 술 마시고 불지 않고 버텨도 무죄다, 생각하시면 안 되는 거죠. 경찰이 고지만 했다고 하면...
 
▶ 임제혁 변호사:
 
이렇게 하시면 안 되는 것 중의 하나가요. 요즘은 음주 측정기 진짜로 몇 프로 마셨는지 알콜 양이 나오는 거 있잖아요. 호흡 측정기가 간이 검문소에도 있는 경우가 많고요. 그것도 나 안 간다, 못 간다고 어깃장을 놓는 가운데 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될 가능성이 있어요. 종종 자동차를 버리고 가시는 분도 계시는데 이럴 경우 교통방해죄가 해당될 여지도 있습니다. 결국에는 불 때 그냥 부는 게 나은 거고, 사실은 그것보다 앞서서 술을 마셨으면 운전을 안 하시면 됩니다.
 
▷ 한수진/사회자:
 
이 음주측정 거부죄가 정확하게 어떤 경우에 성립이 되는 건지? 변호사님, 꼭 지구대나 파출소로 데려가야만 성립이 되는 건가요? 꼭 그런 게 아닌 건가요?
 
▶ 임제혁 변호사:
 
(웃음) 이게 꼭 데려가야 할 필요는 없는 거예요. 호흡 측정기가 만약 경찰서에 있다, 지구대에 있다면 데려갈 수밖에 없는 거잖아요. 그런데 도로교통법에 의하면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동차 등을 운전한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을 때에는 운전자가 술에 취했는지 호흡 조사로 측정할 수 있다고 돼 있어요. 그리고 이 경우에 운전자는 경찰공무원의 측정에 응하여야 한다, 라고 하고 있거든요. 다시 말해 음주측정 거부에 전제되는 행위는 호흡 조사예요. 알콜 수치까지 나오는 조사를 말하는 겁니다. 그런데 조금 전에 말씀드린 것처럼 일선 검문소에는 없는 경우가 있는 거예요. 그러면 서로 갈 수밖에 없는 거고, 서로 가자고 요구를 해야겠죠. 그런데 그 동행의 요건이 지켜지지 않은 경우에는 경찰서로 가서 측정을 거부해도 거기까지 온 것이 위법한 절차의 연속이기 때문에 무죄가 된 겁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 판례가 또 있었어요?
 
▶ 임제혁 변호사:
 
이번이 독보적인 무죄 판결은 아니었어요. 그 전에도 있었고요. 굳이 사례를 들자면 술 마시고 운전하다 사고까지 낸 거예요. 경찰이 출동해보니 술 마신 것 같은 거죠. 음주 감지기를 대보니까 알콜 수치가 높다, 라고만 나오는 거예요. 그래서 경찰서로 가서 측정하시겠습니다, 응해주시죠, 했는데 이 사람이 도망간 거죠. 차를 몰고서... 여기서 자동차 사고 낸 거, 사람 다치게 한 거, 전부 유죄가 됐지만 음주측정은 여전히 무죄를 받았어요. 경찰이 동행한 요구에는 따를 의무가 없었다는 거고, 이를 거부한 것이 자동적으로 음주측정 거부는 아니라고 본 겁니다.
 
▷ 한수진/사회자:
 
변호사님 말씀 듣다가 보니까요. 미란다 원칙이라는 거 있잖아요. 그것도 절차성에 있어서 엄격성을 강조하는 원칙인 거죠?
 
▶ 임제혁 변호사:
 
그렇습니다. 국가 공권력이 행사되는 데에는 절차하고 방법들이 명시가 돼 있어요. 미란다 원칙이라는 것도 당연히 너는 잡혀갈 사람인데 네 권리가 뭐뭐가 있다는 걸 알려주어야 한다는 거거든요. 임의동행이라는 것도 너는 우리를 안 따라갈 수도 있는데 따라가면 좋겠다 라는 걸 애기하는 거예요. 왜냐하면 수시기관 앞에서 일반 국민은 작아질 수밖에 없어요. 그 권리를 최대한 보장해주기 위한 절차적 방법이 있어야 한다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드라마에서도 많이 나오는 변호사를 선임할 권리가 있고
 
▶ 임제혁 변호사:
 
그렇죠.
 
▷ 한수진/사회자: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법무법인 메리트 임제혁 변호사와 함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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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마신 술이 아닌데" 대낮 음주단속 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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