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수진/사회자:
매주 금요일 만나는 <홍혜걸의 메디컬 이슈> 시간입니다. 요즘 연일 30도를 웃도는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죠. 5월에 한 여름 날씨에 축축 쳐지는 몸, 왠지 더 피곤하다고 느끼는 분들 많으실 텐데요. 더위를 이기는 다양한 방법들이 있다고 합니다. 의학적으로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홍혜걸 박사님 안녕하세요.
▶ 홍혜걸/의학박사: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어떻게 더위를 이길 수 있을까요?
▶ 홍혜걸/의학박사:
그러게요. 저는요, 이열치열이 가장 잘못된 태도라는 걸 강조하고 싶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잘못됐다고요?
▶ 홍혜걸/의학박사:
그렇습니다. 요즘 보면 일부러 사우나처럼 더운 곳을 가거나 아니면 뜨겁고 매운 음식을 먹는 분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이열치열 방식은 정신력을 강화하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의학적으로는 넌센스입니다. 열이 나면 몸을 식히는 게 순리적이기 때문인데요. 오히려 요즘처럼 더울 때 이열치열하고 야외에서 장거리 행군을 한다거나 할 때 열사병이 생길 수 있죠. 열사병이라고 하는 건 뇌 속 안에 체온조절 중추가 망가지면서 체온이 막 올라가고요. 그런데 땀은 나지 않는 그런 증세가 나타나고. 이것을 서너시간만 방치하면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상당히 위급한 질환입니다. 저는 오히려 이열치열보다는 태도를 이수치열로 바꿔 줄 것으로 당부 드리고 싶어요. 그러니까 이수치열, 더위는 물로 다스리는 게 좋겠다 라는 취지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이수치열?
▶ 홍혜걸/의학박사:
네. 물이 우리 주변에서 가장 비열이 가장 높은 물질입니다. 가장 많은 열량을 물이 빼앗아 갈 수 있기 때문에 요즘처럼 더울 때일수록 물과 가까이 해야 합니다.수시로 물을 마시거나 아니면 가벼운 샤워나 등목을 해서 체온을 식혀주는 게 오히려 현명한 방법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이열치열 안 된다. 자칫 위험할 수 있다, 이런 말씀이셨고요. 이수치열 권고해 주셨어요. 물로 다스려라. 특히 열사병은 어르신들 조심하셔야 하는 거 아니겠어요?
▶ 홍혜걸/의학박사:
그렇습니다. 어르신일수록 뇌 속에 체온조절 중추가 많이 둔감해지기 때문에 체온을 빨리 식혀야 땀이라든지 이런 방법으로요. 이게 작동이 잘 안 될 때가 많으니까 요즘처럼 더울 때는 절대 야외에 30분 1시간 걸어다니는 것도 조심하셔야 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선풍기나 에어콘 이야기도 해봐야 할 것 같은데요. 냉방병 우려도 있고. 선풍기 바람 맞으면 죽을 수 있다는 속설도 있잖아요?
▶ 홍혜걸/의학박사:
이게 제가 보기에는 완전히 낭설입니다. 이른바 선풍기 돌연사인데요. 사실 요즘처럼 더울 때 솔직히 가장 좋은 건 에어콘으로 냉방을 가동하는 겁니다. 그런데 아시다시피 돈이 많이 들잖아요. 그래서 저는 선풍기를 선용하는 걸 권장하고 싶어요. 선풍기 돌연사는 이렇게 의학적으로 해석합니다. 옛날에는 선풍기 바람을 쏘이게 되면 저체온증이나 호흡방해로 인한 산소 부족으로 숨진다, 이렇게 알고 있었는데요. 요즘에는 기왕력으로 해석을 합니다.
기왕력이라는 말은 한자어인데요. 이미 어떤 질병이 숨어있었다, 이런 겁니다. 실제로 보면 우리나라에서 심장마비와 같은 돌연사로 2만 여 명이 숨지고 있습니다. 이 분들이 숨질 때 우연히 선풍기 바람을 맞고 있었다를 이른 바 시간적인 선후관계가 겹친다고 보는 거죠. 원래 선풍기 바람이 아니었어도 이런저런 이유로 돌아가셨을 가능성이 높은 분들이 겉으로 볼 때 선풍기 바람을 맞고 돌아가셔서 마치 선풍기 바람 때문에 숨진 걸로 보인다 이런 겁니다.
▷ 한수진/사회자:
선풍기 바람은 절대 직접적인 원인이 될 수 없다, 이런 말씀이시군요?
▶ 홍혜걸/의학박사:
그렇습니다. 예를 들면 밥을 먹고 돌연사 했다고 해서 밥을 돌연사의 원인으로 안 보잖아요. 그런 것처럼 선풍기 바람도 너무 두려워할 필요 없다. 이건 제 얘기가 아니고 저명한 법의학자들의 한결같은 이야기니까요, 앞으로 선풍기 바람 너무 겁먹지 마시기 바랍니다.
▷ 한수진/사회자:
창문 열어놓고, 타이머 맞춰 놓고 선풍기 돌려라, 이런 말씀 많이 하시는데.
▶ 홍혜걸/의학박사:
그런 거 다 낭설이라는 얘기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겁먹을 필요 없다는 말씀이세요. 오히려 선풍기의 선용을 권장하시는데요. 기왕력이라는 말도 있네요. 오늘 처음 들었습니다. 그리고 또 먹는 것도 중요해 보이는데 어떤 말씀 좀 해주시겠어요?
▶ 홍혜걸/의학박사:
저는 두 가지 영양소가 요즘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첫 번째가 단백질입니다. 단백질은 신진대사를 주관하는 각종 효소의 원료물질입니다. 요즘 기온이 올라가고 대사가 향상되고 에너지 소모량이 높아지잖아요. 체력이 떨어질 때 이때 가장 필요한 게 단백질이라는 뜻입니다. 쉽게 얘기하면 고기를 많이 먹어야 한다는 얘깁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주의사항이 있습니다. 단백질이 여기서 어려운 용어가 나오는데요. 특수역원작용이라는 생리현상이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특수역원작용?
▶ 홍혜걸/의학박사:
네. 이건 음식을 먹고 그러면 영양소를 대사시키기 위해서 인체가 자체적으로 대사율을 높이는 그래서 체온이 올라가는 그런 현상을 말합니다. 이게 탄수화물보다도 단백질이 서너배 이상 높습니다. 단백질은 자기가 갖고 있는 열량의 30% 정도를 자신을 대사시키는 데 그러니까 체온을 상승시키는 데 쓴다는 얘깁니다. 그 애기는 무슨 얘기냐 하면 단백질을 많이 먹게 되면 몸에서 열이 팍팍 난다는 얘깁니다. 대개 30분, 한 시간 정도 지나면 체온이 1도 정도 올라가는 걸로 돼있습니다. 요즘처럼 더울 때 고기 많이 먹는 건 좋은데 저녁 시간 이후에 그것도 한꺼번에 많이 먹게 되면 몸에서 열감이 대사가 올라가니까 숙면을 방해하고 더위를 이기는 데 좋지 않다는 얘깁니다. 그래서 고기는 낮에 먹는 게 좋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오히려 낮에?
▶ 홍혜걸/의학박사:
네, 그렇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비타민B가 도움이 되는데요. 이게 신진대사를 촉매하는 비타민이기 때문이고요. 단백질과 비타민B가 요즘 가장 필요한 영양소고. 제가 이걸 쭉 찾아보니까 두 가지가 한꺼번에 많이 들어있는 대표적인 식품이 바로 돼지고기입니다. 돼지고기가 단백질과 비타민B 함유량이 소고기의 10배나 됩니다. 요즘 같은 시기는 삼겹살보다는 기름이 적은 목살 위주로 소량씩 매일 드신다면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렇군요. 단백질도 섭취할 수 있고 비타민B도 섭취할 수 있고 그게 바로 돼지고기다 하는 말씀이시네요.
▶ 홍혜걸/의학박사:
네. 하나 더 제가 추천한다면 옥수수도 굉장히 도움이 됩니다. 옥수수는 알갱이를 통째로 먹는 거의 유일한 곡류입니다. 아시다시피 곡류는 껍질과 알맹이 씨눈 세 부분으로 구성되는데요. 대부분 껍질과 씨눈을 버리고 도정과정을 통해 알맹이만 먹는데요. 더위를 이길 수 있는 각종 콜리페롤 성분 몸에 좋은 성분들이 씨눈이나 껍질 안에 많습니다. 옥수수는 씨눈이나 껍질에서 콜리페롤을 충분히 섭취할 수 있기 때문에 그리고 열량도 많지 않기 때문에 요즘 더울 때 옥수수가 제철이잖아요. 많이 드시면 더위 이기는 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됩니다.
▷ 한수진/사회자:
옥수수도 좋군요?
▶ 홍혜걸/의학박사:
네.
▷ 한수진/사회자:
그리고 요즘 운동 다들 열심히 하시는데 이맘때쯤 조심해야 할 점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 홍혜걸/의학박사:
요즘처럼 더울 때는 세게 하는 것보다 오래 하는 운동방식을 추천드립니다. 단시간 고강도 운동보다 장시간 저강도 방식이 좋다는 얘기죠. 그래야 교감신경을 덜 자극해서 체열 발산을 줄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특히 저녁 이후로는 천천히 걷는 거 있잖아요. 그런 방식. 우리가 그런 표현을 합니다. 옆사람과 대화는 가능하지만 혼자 노래 부르기는 힘든, 그 정도로 숨이 차면 가장 적절하다 이렇게 표현하거든요. 그런 방식으로 세게 하는 것보다 좀 오래 하는 방법으로 운동을 해주면 요즘처럼 더울 때 너무 프리하지 않으면서 체온을 식히면서 하는 방법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재밌네요. 대화는 가능하지만 노래는 할 수 없는 정도.
▶ 홍혜걸/의학박사:
혼자 노래는 부르기 힘든 그 정도로 숨이 찬.
▷ 한수진/사회자:
(웃음)
▶ 홍혜걸/의학박사:
이것도 제 얘기가 아니라 미 국립보건원이나 국민들 운동을 위한 지침으로 나온 practical한 실용적인 지침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아무래도 너무 격한 운동은 좋지 않겠죠?
▶ 홍혜걸/의학박사:
그렇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특히 노약자나 지병이 있는 분이 운동할 때 조심하셔야 할 점 있을까요?
▶ 홍혜걸/의학박사:
당연한 얘깁니다만 질병이 있거나 또는 연령이 많은 분들은 과도한 운동은 심장이나 폐에 큰 부담을 줍니다. 갑자기 혈당이 떨어진다든지 할 수 있기 때문에 당뇨가 있다든지 아니면 연령대가 높은 분들은 평소보다 운동량을 한 절반 정도로 줄인다 라고 생각하시고 아까 말씀드린 대로 시간을 길게 하는 방식이 좋다, 그런 말씀 드리고 싶어요.
▷ 한수진/사회자:
오늘도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홍혜걸/의학박사:
감사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홍혜걸 박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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