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엄혹했던 시절, 가정과 대학을 등지고 신분을 숨긴 채 노동현장으로 들어간 이들이 있다.
이른바 '학생운동 출신 노동자'(학출 노동자), '학삐리', '먹물'이라고 불렸던 대학생 위장 취업자들이다.
이들은 사회변혁의 주체를 노동자라고 봤고, 이들을 정치세력화해 집단의 목소리를 내도록 함으로써 노동자들이 보다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들 수 있다는 꿈을 꾸었다.
그러나 군부정권의 탄압과 고된 작업 속에서 좌절을 겪었고 정치권 진출을 위해 노동자를 이용한다는 곱지 않은 시선을 받기도 했다.
또 당시 학출은 1만명이 넘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비밀 유지를 생명처럼 여겼기 때문에 정확한 수는 물론 제대로 된 활동기록조차 남아있지 않다.
책은 실제 학출 출신인 저자가 53명의 학출 노동자를 인터뷰하면서 1980년대 노동운동과 학출의 활동을 시기별·정파별로 촘촘하면서도 생생하게 풀었다.
이는 학출 노동자의 삶, 그들이 만든 정치조직운동과 노동조합운동의 관계를 역사적으로 정리한 첫 시도로도 평가된다.
모두 두 권으로 구성된 책은 1권에서는 1980년대 학출을 중심으로 한 노동운동을 조직별로 정리하고 그 분화과정을 추적했다.
2권은 학출 운동가 53명의 입을 통해 그들이 느낀 아픔과 고뇌를 파고들어간다.
학출은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그러나 좌절 속에서도 무모할 만큼 꿈을 따라간 당시 젊은이들의 이야기는 '꿈조차 꿀 수 없는 세대'라고 자조하는 오늘날의 젊은이들에게 여전히 의미가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봄날의박씨.
1권 729쪽.
2만5천원·2권 544쪽.
2만3천원.
(연합뉴스)
대학을 나와 공장으로 들어갔던 '학출'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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