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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잘 먹으면 약초, 잘못 먹으면 독초

[취재파일] 잘 먹으면 약초, 잘못 먹으면 독초
 지난 5일 저녁 8시 55분쯤 강원도 태백소방서에 구급요청 신고가 들어왔다. 일행 7명이 산에서 나물을 뜯어 먹었는데 몸에 이상 증세가 타나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구급대원들이 현장에 출동했을 때 5명은 어지럼증과 복통을 호소했고, 2명은 구토와 함께 앞이 잘 안 보이고 팔다리에 마비 증세까지 있었다. 다행히 병원에 도착해 응급처치와 안정을 취한 뒤 6명은 조금씩 상태가 회복됐지만 1명은 혈압이 떨어져서 1시간 30분 거리의 큰 병원으로 후송됐다가 다음날에야 퇴원할 수 있었다.
 
이보다 하루 앞선 4일에는 인근인 정선군에서 50대 주민이 비슷한 사고를 경험했고, 4월 하순에는 평창의 한 캠핑장을 찾았던 관광객 3명이 중독 증상으로 병원 응급실을 찾아야 했다. 모두 독초를 산나물인줄 잘못알고 뜯어먹었다가 당한 사고다. 참살이 열풍에 캠핑, 등산 문화가 확산되면서 산과 들에서 몸에 좋다는 약초나 식물을 직접 캐먹으려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다. 그러나 자칫 잘못하다가는 생명까지 잃을 수 있다. 우리가 자주 먹는 산나물이라도 시장이나 식탁에서나 익숙하지 막상 산과 들에서 마주한다면 독초와 분간하기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쌉싸름한 맛이 일품인 곰취는 가장 인기 있는 봄나물 가운데 하나인데 독초인 동의나물과 닮아도 너무 닮아서 조심해야 될 봄나물이기도 하다.
 
● 동의나물 vs 곰취
[취재파일] 조재근

언뜻 봐서는 같은 쉽게 구별하기 어렵다. 잎 모양은 물론 잎 가장자리의 톱니 모양까지 닮았다. 다 자란 개체만을 놓고 보면 곰취가 더 크지만 다년생 식물이라 덜 자란 것은 잎의 크기가 작기 때문에 크기로 판단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곰취는 손으로 만졌을 때 상대적으로 잎이 얇은 느낌이 들고 부드럽고 고운 털이 더 잘 느껴지는 반면, 동의나물은 잎에 윤기가 더 많고 상대적으로 습한 곳에서 잘 자란다.
 
● 박새 vs 산마늘
[취재파일] 조재근

알싸한 맛의 산마늘은 독초인 박새와 아주 닮았다. 그러나 산마늘은 하나의 줄기에 잎이 2~3장씩 돋아나는 반면 박새는 여러 장의 잎이 촘촘히 어긋나 있다. 또 박새는 잎맥이 잘 발달 돼 있어서 주름이 뚜렷해 보인다. 둘의 결정적 차이는 손으로 잎을 찢어보면 알 수 있는데 산마늘은 가운데 잎맥 한곳을 제외하면 잎이 부드럽게 찢어지는 반면 박새는 단단한 잎맥에 걸려서 쉽게 찢어지지 않는다. 산마늘은 또한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잎이나 줄기를 찢어 냄새를 맡으면 강한 마늘 향을 느낄 수 있다.
[취재파일] 조재근
 
● 여로 vs 원추리
[취재파일] 조재근
 
삶아서 무쳐 먹거나 된장국에 넣으면 좋은 원추리는 독초인 여로와 비슷하게 생겼다. 그러나 털과 주름이 없는 원추리와 달리 여로는 잎에 털이 많고 대나무 잎처럼 나란히 뻗은 맥이 많고 주름이 깊게 느껴진다. 원추리는 나물이지만 자랄수록 독성분이 강해지기 때문에 가급적 어린 순을 먹는 게 좋다.
 
● 털머위 vs 머위
[취재파일] 털머위
▲ 털머위
[취재파일] 머위
▲ 머위

 이름도 비슷한 만큼 생김새도 비슷하게 생겼다. 그러나 머위는 해마다 이른 봄에 꽃이 먼저 피고 잎에는 윤기가 없고 부드러운 털이 나 있지만 털머위는 다년생 상록초본으로 두껍고 짙은 녹색의 윤기 나는 잎을 가지고 있고 잎 뒷면에는 이름 그대로 빽빽하게 갈색 털이 많다고 한다.
 
● 개당귀(지리활강) vs 참당귀
[취재파일] 개당귀
▲ 개당귀(지리활강)

[취재파일] 참당귀
▲ 참당귀
 
참당귀와 개당귀의 구별법은 잎의 뒷면을 비교해 보면 가장 쉽다고 한다. 참당귀는 잎 뒷면이 앞면과 같은 녹색을 띄면서 광택이 있지만 개당귀는 흰빛을 띄고 광택이 없다. 또 참당귀는 잎맥을 따라 잎이 오리발의 물갈퀴처럼 서로 붙어있지만 개당귀는 잎이 각각 떨어져 있다. 또 참당귀는 뿌리와 연결되는 줄기 하단부가 흰색이며 붉은 꽃이 피지만, 개당귀는 뿌리와 연결되는 줄기 하단부가 붉은 색이면 꽃은 흰색 꽃이 핀다.
 
먹을 수 있는 나물도 종류에 따라 먹는 방법을 달리해야 한다. 곰취는 쌈으로 먹기도 하고, 삶아서 묻혀 먹거나 장아찌로 먹기도 하지만 반드시 삶거나 데쳐 먹어야 하는 산나물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고사리와 다래나무 순, 두릅, 원추리 등인데, 이 산나물들은 고유의 독성분이 있기 때문에 끓는 물에 데치거나 삶아 먹어야 한다. 잘 먹으면 약이지만 잘 못 먹으면 독이 된다. 확실하지 않거나 구별하기 힘들다면 산과 들에서 직접 채취하지 않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자료제공: 국립수목원, 강원도농업기술원 산채연구분소)

▶ 봄나물 직접 뜯어 먹었다가 '독초 중독' 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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