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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소득 격차가 키운 미술 경매 거품

지난 11일 뉴욕 맨해튼의 크리스티 경매장.

화제의 작품 피카소의 유화 '알제의 여인들'의 호가가 경매가 시작되자마자 1억 달러를 훌쩍 뛰어넘습니다.

[유시 필카넨/크리스티 경매회사 대표 : 이제 마감입니다. (경매 수수료를 빼고) 1억 6천만 달러에 낙찰됐습니다.]

무려 1억 7천900만 달러, 약 2천억 원에 낙찰됐습니다.

이 작품은 1997년에도 같은 경매에 나왔었는데 당시에는 약 348억 원에 팔렸습니다.

18년 만에 6배가 넘게 오른 것입니다.

이어진 경매에선 스위스 조각가 자코메티의 청동상이 조각 작품 역대 최고가인 1천500억 원, 팝아트의 선구자 앤디 워홀의 작품이 600억 원대에 낙찰됐습니다.

불과 사흘 동안 크리스티 경매에서 팔린 미술품의 가격 총액이 14억 1천만 달러를 넘습니다.

단일 경매회사의 한 주간 미술품 낙찰 액수가 10억 달러, 우리 돈으로 1조 900억 원을 넘은 것은 사상 처음 있는 일입니다.

미술품 경매시장의 이상 과열은 부익부 빈익빈의 심화로 억만장자들의 재력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커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분석 기사에서 '알제의 여인들' 낙찰가의 100배가 넘는 20조 원 이상의 자산을 가진 사람은 세계에서 50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는데, 1997년의 경우엔 당시 경매가의 100배가 넘는 자산을 가진 사람은 10명 정도에 불과했다고 전했습니다.

세계적인 저금리 기조 속에 새로운 투자처를 찾은 글로벌 '수퍼리치'들의 자금이 뉴욕의 부동산에 이어 미술품 시장으로 흘러들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자신도 미술품 수집가인 뉴욕대의 루비니 교수는 미술품 거래가 세계 부자들의 탈세와 돈세탁에 악용되고 있다고 정면 비판했습니다.

[누비엘 루비니/뉴욕대 교수 : 예를 들어 수백만 달러의 작품을 사도 실명을 쓸 필요가 없고 현금으로 지불할 수 있으니 금융당국의 추적도 어렵습니다. 스위스 제네바나 세계 여러 곳에 있는 무관세 창고에 보관할 수도 있죠.]

이번 피카소 작품 낙찰을 계기로 이른바 '프리 포트'로 불리는 유럽 곳곳의 미술품 면세 거래소에도 관심과 눈총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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