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KIA 김기태 감독이 어젯밤(13일)에 시도했던 기상천외한 '변칙 수비'가 전 세계 야구팬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3루 수를 포수 뒤에 배치한 건데, 어쩌면 야구사에 더 이상은 나오지 않을 장면입니다.
이성훈 기자가 설명합니다.
<기자>
9회 초, 투아웃 2~3루 위기에서 KIA 3루수 이범호가 갑자기 포수 뒤쪽으로 걸어갑니다.
kt 김상현을 고의사구로 거를 테니 할 일이 없는 3루수를 포수 뒤쪽에 배치해 혹시 나올지 모를 폭투에 대비하겠다는 기상천외한 발상이었습니다.
[이순철/SBS 야구해설위원 : 프로야구 34년 역사에 이런 경우는 처음 같은데요.]
그런데 김기태 감독의 작전은 심판들로부터 곧바로 제지받아 실현되지는 못했습니다.
'포수를 제외한 모든 야수는 페어지역에 있어야 한다'는 규칙을 위반한 겁니다.
이범호는 머쓱하게 원위치로 돌아갔고, 김 감독은 한동안 의아하다는 표정을 지었는데, 경기 후에는 자신의 착각을 인정했습니다.
[문승훈/어제, 경기 3루심 : 심판실에 와서 자기가 착각했다고 미안하다고 하고 갔어요. 게임 하다 보면 잠시 그럴 수도 있는 거죠.]
김 감독은 항의 표시로 그라운드에 드러눕는 등 종종 돌발 행동으로 유명한데, 어제 해프닝은 국내를 넘어 세계적인 화제가 됐습니다.
[키스 올버맨/미국 스포츠 캐스터 : KIA 유니폼에 '러브 투게더'라고 적혀 있군요. 이 작전을 '러브 투게더 시프트'라고 부릅시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는 "타자가 뒤로 쳐도 되는 크리켓으로 착각하도록 만드는 작전인 것 같다"는 농담과 함께 이 장면을 집중 조명했습니다.
(영상편집 : 채철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