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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고진영 "집 앞마당에서 2연승, GO!"

[취재파일] 고진영 "집 앞마당에서 2연승, GO!"
올시즌 KLPGA투어에서 가장 '핫(hot)'한 선수 중 하나가 1995년생, 투어 2년 차의 고진영입니다. 2015시즌  6개 대회에서 올린 고진영의 성적을 보면 6위(현대차)-57위(롯데마트)-2위(삼천리)-1위(넥센 세인트나인)-10위(KG 이데일리)-1위(교촌)로, 벌어들인 상금이 벌써 3억원을 넘습니다. (30,786,3000원)

지난 해 역대 최초로 시즌 상금 10억 원을 돌파했던 김효주의 같은 기간(6개 대회) 상금이 1억 6백만 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김효주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KLPGA투어를 평정해 나가고 있는 것입니다. 가장 먼저 시즌 2승을 달성했고 상금 뿐 아니라 대상포인트에서도 전인지를 제치고 1위를 질주하고 있습니다.

고진영은 이번 주에는 '집 앞마당'에서 2주 연속 우승과 시즌 3승에 도전합니다. 오는 15일부터 사흘 동안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이 열리는 수원 CC는 고진영의 집(용인 동백 지구)에서 차로 5~7분 거리에 위치해 몸도 마음도 더 편안한 상태에서 경기를 치를 수 있습니다. 지난 주 처음 출전한 일본 메이저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돌아온 전인지와 불꽃 튀는 우승 경쟁이 기대됩니다.

고진영은 루키 시즌이던 지난 해까지만 해도 동갑내기 김효주와 백규정의 그늘에 가려 큰 빛을 보지는 못했는데 올해 들어 승승장구하면서 팬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팬클럽 회원 수가 300명을 넘어섰고 지난 주 인터불고 경산CC에서 열렸던 교촌 허니 레이디스 대회에는 첫날부터 마지막날까지 서울에서 원정을 간 '삼촌 부대'의 열성 응원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고진영에게 1승에 그쳤던 지난 해보다 올해 달라진 점이 뭐냐고 묻자 1초의 머뭇거림도 없이 곧바로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2가지가 달라졌죠. 먼저 멘탈이 강해졌구요,또 비거리가 늘었어요. 멘탈은 크고 작은 일 겪으면서 저절로 강해지더라구요. 위기나 승부처에서 집중력이 더 좋아진 것 같아요. 지난 주 최종라운드 때 언니들이 추격해왔는데도 긴장감을 극복하고 보기를 하나도 안한게 스스로 대견했어요."

-비거리는 얼마나 늘었나요?

"동계훈련 하면서 하체를 탄탄하게 만들었더니 확실히 효과가 있더라구요. 클럽 교체 효과까지 더해져서 드라이버 샷 비거리가 15미터 정도 더 나가고 아이언 샷 거리도 한클럽씩 늘었어요. 작년에 7번 아이언으로 130미터를 다 못쳤는데 이젠 140미터가 나가요. 그러니까 골프가 한결 더 쉬워졌어요."

고진영은 올시즌 드라이버 샷 비거리 부문에서 13위(254.4야드), 아이언 샷 그린 적중율은 6위(77.78%), 평균 퍼팅 수는 23위(30.47개)에 머물고 있지만 톱10 피니시율(83.33%)은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화려하지는 않아도 실속있는 골프를 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실속 없는 해외 진출에는 당장은 관심이 없습니다.

"준비가 안된 상태로 해외에 나가는 건 저에게 별로 도움이 안될 것 같아요. 20대 중후반까지는 국내 투어에 전념할 예정이구요, 미국이든 일본이든 그 이후에 생각해 봐야죠. 언어도 배워야 하고."
고진영
-가장 우승하고 싶은 대회는?

"6월에 열리는 메이저대회 한국여자오픈에서 우승하고 싶어요. 주니어 상비군 때부터 내셔널 타이틀만큼은 꼭 따고 싶었어요."

고진영은 초등학교 3학년, 9살 때 동네 지하 연습장에서 아버지와 함께 처음 배운 골프에 재미를 느껴 채를 잡은 지 2년 만에 주니어 대회에 나가 톱10에 올랐고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주니어 상비군에 뽑혀 태극마크를 달았습니다.

현재 성균관대 2학년인 고진영은 투어의 바쁜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학교 생활을 허투루 하지 않습니다. 매주 월요일과 화요일은 학교에 가서 수업을 듣고 친구들과 어울려 수다로 스트레스를 풉니다. 그리고 집에서는 속이 꽉 찬 효녀입니다.

고진영의 아버지는 지난 7일 처음으로 외동 딸에게 어버이 날 선물을 받았다며 기자에게 소감을 전했습니다.

"진영이가 교촌 대회 개막 하루 전에 선물이라고 뭘 갖고 오더라구요. 풀어보니 아내꺼는 반지, 제꺼는 지갑이었어요. 꽤 값이 나가 보이길래 무슨 돈으로 샀냐고 물었더니 용돈 모아서 샀다는 거에요. 진영이가 아직 어려서 평소에 상금 관리는 제가 하고 진영이한테는 용돈을 조금씩 주거든요. 그걸 자기한테 안쓰고 부모 선물을 샀다니…그리고 카드엔 '낳아주셔서 고맙습니다'라고 썼는데 가슴이 짠 해지더라구요. 게다가 그 대회에서 우승까지 했으니 부모 기분이 어떻겠습니까? 진영이가 정말 큰 효도했습니다."
고진영
고진영은 배짱도 참 두둑합니다. 교촌 대회 우승 다음날(11일), 기자가 진행하는 SBS 골프 '골프투데이'에 출연했는데 방송 끝나고 헤어질 때 "올해 한 5승쯤 할 것 같다"고 인사말을 건네자, 한 손을 흔들면서 뒤도 안돌아보고 이런 멘트를 날리더군요. "그 정도론 안되죠. 앞으로 남은 대회가 몇개인데!"

한 방 제대로 얻어 맞았습니다. 순간, 지난달 KLPGA 미디어데이 때 화제가 됐던 그녀의 각오가 떠올랐습니다.

"올해는 제가 다 해먹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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