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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세 최고령 검정고시 합격…할아버지의 소원

<앵커>

고졸 검정고시 사상 최고령 합격자가 나왔습니다. 

올해 88살의 이종암 할아버지인데, 이 할아버지의 다음 목표는 뭔지, 김광현 기자가 직접 만나서 얘기를 들었습니다.

<기자>

88살 이종암 할아버지가 검정고시 학원 졸업장을 받으며 환하게 웃습니다.

[이종암/88세, 최고령 고졸 검정고시 합격 : 다른 생각은 하지 마시고 공부 한 가지만 열심히 하시라고…]

할아버지는 1927년 황해도 해주에서 태어났습니다.

소학교를 마친 뒤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학업을 포기해야 했습니다.

6·25 전쟁이 터지면서 부모 형제와 생이별을 해야 했고 혼자 남한에 내려와 맨손으로 소방 장비를 생산하는 중소기업을 일궜습니다.

5년 전 조달청 입찰 서류를 작성하다 입증할 서류가 없어 학력란에 소학교 졸업도 적을 수 없게 되자 검정고시 학원으로 달려갔습니다.

어느 한 과목도 쉽지 않았습니다.

[제일 어려운 게 수학과 국어. 국어가 말만 하면 국어가 되는 줄 알았어요.]

매일 새벽 3시에 기상해 공장 일을 본 뒤 오전은 학원에서, 오후엔 혼자 공부했습니다.

지난해 5월에 초등학교 졸업자격을, 8월에는 중졸 자격을 따냈습니다.

그리고 올해 고졸 검정고시에서 역대 최고령으로 합격했습니다.

[내가 초등학교 다닐 때 기억력 같으면 박사도 지금 할 수 있을 거예요. 근데 기억력이… 그래도 해야죠.]

할아버지는 전문대에 진학해 미술을 공부하는 꿈을 꾸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한 가지, 간절한 소원은 북한 고향 땅의 부모님 묘를 찾는 일입니다.

(영상취재 : 서진호, 영상편집 : 이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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