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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롭고 아프고 돈 없고…3중고 시달리는 노인

<앵커>

오늘(8일) 어버이날을 맞아서 이렇게 어르신들을 위한 다채로운 행사가 열렸습니다. 카네이션을 달고 즐거워하시는 모습들, 보기만 해도 정겹고 흐뭇하죠. 하지만 어르신들이 하루하루 겪어야만 하는 현실은 이렇게 즐겁지만은 않다는 게 문제입니다.

SBS 연중캠페인 '배려, 대한민국을 바꿉니다'. 오늘은 외로움과 질병, 그리고 가난이라는 3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우리 노인들의 현실을 짚어 보겠습니다.

최재영 기자입니다.

<기자>

남편과 사별하고 5년째 혼자 사는 할머니의 반지하 방에는 24시간 전등이 켜져 있습니다.

[이 불이라도 켜져 있어야 누가 나를 맞아주는 그런 느낌이 들잖아요.]  

늘 혼자이기에 먹는 일조차 고역이 됐습니다.

[혼자 밥 먹는 건 참 쓸쓸한 거예요. 외로움이라는 게 나쁜 거야. 외로움….]

[(아드님은 두 분 다 지방에 계시죠?) 네, 가끔 와요. 가끔 오면 반갑지만, 이제 내가 체념을 했죠. 내가 마음을 달래.]  

이렇게 혼자 사는 노인은 138만 명 정도로 추산됩니다.

독거 노인 10명 중 1명은 1년에 1~2차례만 자식을 만나고, 왕래가 아예 없는 노인도 4.5%나 됩니다.

독거노인 절반가량은 친인척과도 1년에 한두 번 만나는 정도고, 친구나 이웃과 하루에 한 번도 접촉하지 않은 노인은 10명 중 4명에 달합니다.

[손석한/정신과 전문의 : 가족이나 친지, 주변 이웃의 무관심에서 상당히 비롯됐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이때 가장 우려가 되는 것은 노인 우울증, 치매라고 말씀드릴 수가 있습니다.]

올해 69살인 김옥순 할머니는 치매에 걸린 어머니의 손발이 된 지 10년째입니다.

올해 99살인 아버지를 돌보는 것도 할머니의 몫입니다.

가족과 친지의 도움으로 매달 200만 원에 달하는 병원비와 생활비를 조달하는 것도 힘겹기만 합니다.

하지만 더 두려운 건 하루하루 기력이 떨어진다는 점입니다.

[김옥순/서울시 강북구 : 어머니 앞에 내가 아프기라고 하고 드러눕기라도 하고. 그러면 그게 제일 마음 걸리고. 가슴 아프고.]

고령화 사회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노인 수발자 10명 가운데 4명이 비슷한 연령대인 배우자이고, 배우자가 떠난 자리를 함께 늙어가고 있는 자녀들이 채우고 있습니다.

[최혜지/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 제도는 제도대로 확대되었으나 여전히 가족에게 상당 부분 어르신들의 돌봄을 의존할 수밖에 없는 현상은 실질적으로는 그렇게 의미있게 크게 개선됐다라고 보기가 어려운거죠.]

기초연금과 노인요양보험 같은 제도적 보장을 늘려 나가고, 어르신들이 보다 손쉽게 이용하도록 복지관이나 경로당 시설도 확충해야 합니다.

노인들 스스로도 주위와 접촉을 늘리려는 노력을 애써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벗들과 함께 할수록 외로움과 질병은 멀어집니다.

[항상 셋이 같이 모여서 같이 다니고… (새로운 가족이시네요?) 네, 맞아요. 그래서 내가 늙으니까 더 좋다 그랬잖아요.]

(영상취재 : 박영일, 영상편집 : 최은진, VJ : 김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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