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봤다 하면 으르렁…앵그리견의 남모를 속사정

 
스브스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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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적한 어느 동네. 마스크와 선글라스, 모자로 온몸을 꽁꽁 싸맨 한 여성이 골목 모퉁이에 서서 주변을 두리번 거리며 눈치를 살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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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숙경 : 아니, 우리 집이 저 안에 있는데요. 쟤 때문에 못 들어가고 이렇게 망보고 있는 거예요.]

자칫 도둑으로 의심될 수 있어 보이는 인상착의. 하지만 이 여성은 엄연한 이 마을의 주민 조숙경 씨입니다. 조 씨가 이렇게 골목 어귀에서 눈치를 보는 이유, 바로 자신의 집에 들어가기 위해서입니다. 이런 황당한 상황은 벌써 5개월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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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집도 아니고 자신의 집에 들어가기 위해 눈치를 보는 건 바로 맞은편 집 반려견 '별이'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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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동숙 / 동네 주민 : 되게 사람 좋아하고 되게 반겨요. 사람들을 많이 반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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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눈치 보느냐 내 집에 못 들어가는 조 씨의 속 사정을 동네 주민들은 이해할 수 없습니다. 평소 별이는 사람들 앞에서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애교 만점의 친절한 별이 씨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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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별이를 관찰해본 결과 조 씨만 나타나면 별이는 180도 변했습니다. 골목에서 조 씨가 보이면 잡아먹을 듯이 짖어대는 것은 물론이고 끌어 오르는 화를 주체하지 못하겠는지 이성을 잃고 이리저리 뛰어다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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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화가 나 있을 때에는 이성을 잃고 자기를 아끼는 주인까지 물어버리는 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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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별이와 동네 어귀로 산책이라도 하려면 주인아주머니에게 보호장구는 필수품이 되어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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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숙경 : 하... 심장이 얼마나 두근두근 뛰는지 몰라. 가슴이 두근두근해서]

이렇게 사납게 굴어대니 조 씨는 안정제까지 사 먹을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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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의 눈을 피하기 위해 선글라스와 마스크 심지어 가발까지 써서 변장도 해보지만 그때뿐입니다. 금방 조 씨라는 걸 알아채기 때문인데요. 도대체 별이는 왜 유독 조 씨 앞에서만 이렇게 화를 내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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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는 바로 조 씨의 반려견 진돗개 곰돌이 때문입니다. 어느 날, 주인과 산책하던 별이는 곰돌이의 느닷없는 공격으로 큰 부상을 입었습니다. 그 이후로 별이는 자신을 괴롭힌 곰돌이 대신 곰돌이 주인인 조 씨에게 애꿎은 화풀이를 한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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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의 속상한 과거를 알기에 주인아줌마는 물론 조 씨 역시 무섭지만 자주 친근하게 말을 걸어보며 다가가는 등의 노력을 해봤지만 효과는 전혀 없었습니다. 등돌린 별이의 마음을 되돌릴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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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종 / 'O' 애견훈련소장 : 소리를 들려줌으로써 먹을 것도 먹고
자기가 좋아하는 행동을 유도해줌으로써 
이 종소리가 자기한테 긍정적인 소리로 받아들일 수 있게 하는 
가장 효과적인 훈련 방법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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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견훈련소장 이찬종 씨는 해결책으로 긍정 이미지 트레이닝을 제시합니다. 종소리가 들릴 때마다 격하게 칭찬하고 예뻐해 주면서 별이의 머릿속에 새로운 긍정적인 기억들을 채워주는 겁니다. 그렇게 쌓인 좋은 기억들이 이전의 나쁜 기억들을 잊게 한다는 건데요.
 
과거의 트라우마로 과격 행동을 했던 별이. 종소리로 과거의 트라우마를 지우는 긍정 이미지 트레이닝이 별이에게도 효과적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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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트레이닝 몇 번 만에 효과가 나타났습니다. 앞집 아줌마를 보고 짖지 않는 것은 물론, 이제는 앞집 아줌마가 주는 먹이까지 잘 받아먹게 되었습니다. 

사춘기 반항아처럼 제 상처를 이해하고 달래주려는 사람들에게 되려 성질을 부렸던 별이. 
별이가 이제 그 마음을 알아주기 시작했으니, 이제 마을 골목에는 기분 좋은 종소리만 가득하겠죠.

(SBS 스브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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