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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캐피탈입니다" 중국·태국서 보이스피싱으로 8억 원 챙겨

"현대캐피탈입니다" 중국·태국서 보이스피싱으로 8억 원 챙겨
"○○○ 고객님이시죠? 현대캐피탈입니다. 예전에 다른 곳에서 7%대 금리에 대출받은 적 있으시죠? 저희가 이번에 특별히 5%대로 모시겠습니다. 일단 수수료 15만원만 먼저 입금해주시면 절차 진행할게요."

현대캐피탈, 하나캐피탈 등 유명 대출업체를 사칭해 중국과 태국에서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을 저지른 일당이 경찰에 검거됐습니다.

이들은 고향 친구나 선후배 등 주변인들까지 "쉽게 큰돈을 벌게 해주겠다"고 속여 조직원으로 포섭했습니다.

서울 서대문경찰서에 따르면 최근 검거된 배 모(33)씨 등 16명은 2012년 12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중국 칭다오의 한 아파트에 차려진 콜센터에서 국내 대출업체인 양 전화를 걸어 보이스피싱 범죄를 저질렀습니다.

이들은 대포통장과 개인정보 확보 등을 맡은 총책과 부사장, 팀원을 모집하고 관리한 팀장, 실제 전화를 걸어 대출사기를 시도한 팀원 등 나름의 '체계'를 갖췄습니다.

미리 입수한 개인정보는 범행에 매우 유용한 도구로 활용됐습니다.

무턱대고 낮은 금리를 제안하지 않고, 과거에 몇 %대 금리로 대출받았는지를 토대로 적당히 낮은 금리를 제시해 의심을 피했습니다.

예전에 7%대 금리로 대출받았던 사람은 4∼5% 정도의 이자를 제시해 혹하게 하는 식이었습니다.

피해자가 넘어오면 일단 수수료 15만 원을 요구하고 이어 보증금, 예치금 등 명목으로 더 큰 돈을 요구했습니다.

조직원을 끌어들인 방식은 '지연'이었습니다.

조직원들은 충북지역 고향 친구나 선후배 관계였습니다.

아내와 처남, 누나 등 가족까지 끌어들였다.

심지어 예전에 사귄 여자친구까지 포섭 대상이 됐습니다.

이들은 피해자 53명에게서 6억여 원을 받아 가로챘지만, 중국 공안이 수사에 착수할 조짐을 보이면서 조직이 와해됐습니다.

그러나, 오 모(36)씨 등 3명은 중국 조직에서 얻은 '노하우'를 토대로 태국으로 건너가 콜센터를 차리고 조직을 확대해 올해 2월 10~27일 같은 수법으로 53명으로부터 무려 6억여 원을 가로챘습니다.

경찰은 보이스피싱에 쓰인 자동응답전화(ARS) 메시지를 단서로 수사에 착수, 마침 한국에 들어와 있던 태국 총책 오 씨를 검거한 것을 시작으로 최근까지 중국·태국 조직원 20명을 줄줄이 체포했습니다.

이들은 모두 사기 혐의로 구속됐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일반 금융권이나 대부업체보다 훨씬 낮은 금리를 제시하거나 대출을 미끼로 수수료, 보증금, 예치금 등을 요구하는 경우, 돈을 업체가 아닌 개인 계좌로 보내도록 하는 경우에는 사기인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경찰은 달아난 중국 조직 총책 김 모(35)씨 등 나머지 일당 14명도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추적하고 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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