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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노화 일으키는 자외선 A, 왜 5∼6월에 강할까?

[취재파일] 노화 일으키는 자외선 A, 왜 5∼6월에 강할까?
날이 더워지고 햇살이 강해지면서 자외선이 걱정입니다. 자외선은 파장 길이에 따라서 크게 3종류로 구분하는데요, 파장이 긴 순서대로 자외선 A, 자외선 B, 자외선 C가 있습니다. 자외선 C의 경우 대기의 오존층에서 대부분 흡수되기 때문에 지표면에 도달하는 양이 많지 않습니다. 지표면까지 도달해 피부를 괴롭히는 건 자외선 A와 자외선 B입니다.

자외선 A는 5~6월에 가장 강한데 노화에 많은 영향을 미칩니다. 에너지는 작지만, 피부 깊숙한 곳까지 스며드는 특징이 있습니다. 자외선 B는 7~8월에 강한데, 살갗을 태우거나 피부 화상을 일으킬 수 있고, 심할 경우 피부암까지 유발합니다.

그렇다면 자외선은 어떻게 피부 노화를 일으킬까요? 피부 속에는 ‘콜라겐 섬유’가 들어있습니다. 흔히 피부 미용에 좋다고 알려진 ‘콜라겐’과 같은 거라고 이해하면 되겠습니다. 콜라겐은 피부 안쪽에서 피부를 탱탱하게 잡아주고 있는 ‘끈 다발’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콜라겐이 줄어들면 이 끈 다발이 끊어지면서 피부가 늘어지고 주름이 잡힙니다.

나이가 들면 콜라겐은 자연스럽게 줄어들지만, 자외선 때문에 콜라겐이 줄어들기도 합니다. 자외선은 콜라겐 합성을 억제하고, 피부에 염증을 일으켜 간접적으로 콜라겐을 파괴합니다. 자외선이 콜라겐을 파괴하면서 피부 노화를 앞당기는 겁니다. 자외선 A가 ‘노화 자외선’이라는 별명을 가진 건, 콜라겐이 피부 표피 아래 진피에 있기 때문입니다. 자외선 B는 피부의 가장 바깥 부분인 표피까지 침투하는 반면, 자외선 A는 콜라겐이 위치한 진피까지 깊숙이 침투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자외선 A가 B보다 피부 깊숙한 곳까지 침투하는 건 사실이지만, 자외선 A와 B 모두 피부 노화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자외선 A에게 ‘노화 자외선’이라는 별명을 붙여준 건 사람들이 방심하기 쉬운 5~6월에 세기가 강해 자외선 차단에 신경 쓰는 게 좋겠다고 권고하기 위해섭니다. 그냥 모든 자외선이 노화를 일으킬 수 있다고 기억하시면 편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왜 자외선 A는 5~6월에 강하고 자외선 B는 7~8월에 강할까요? 여름철에 햇볕이 뜨거운 걸 생각하면 자외선이 7~8월에 강한 건 이해하기 쉬운데, 자외선 A가 5~6월에 강한 건 선뜻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해답은 ‘계절별 태양과 지구 사이의 거리’와 ‘계절별 오존층 두께’에 있습니다.

지표면에서 15~30km 정도 위에 존재하는 ‘오존층’은 생명체의 세포를 공격하는 강한 자외선을 막아줍니다. 오존층 파괴를 막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이것 때문입니다. 앞서 말한 자외선 C가 오존층에 흡수되는 것처럼 자외선 B도 오존층에서 대부분 흡수됩니다. 반면 자외선 A는 오존층에 흡수되는 정도가 작습니다. 그런데 이 오존층은 봄보다 여름철에 두께가 얇아집니다. 그래서 자외선 B가 여름에 오존층이 얇아진 틈을 비집고 들어와 7~8월에 강하게 나타나는 겁니다. 반면 자외선 A의 경우 두꺼운 오존층을 뚫고 지나갈 수 있어, 오존층 영향보다는 태양과 지구 사이의 거리에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학창시절 배웠던 지구과학을 떠올려보면 북반구의 자전축이 태양을 바라볼 때 여름이 되고, 북반구 자전축이 태양을 등지고 있으면 겨울이 됩니다. 그런데 북반구 기준으로 태양과 지구가 가장 가까운 계절은 여름이 아닌 겨울입니다. 반대로 태양과 지구 거리가 가장 멀 때 북반구는 여름입니다. 겨울에서 여름으로 갈수록 지구와 태양 거리는 멀어지는 겁니다. 겨울철엔 태양과의 거리는 가깝지만, 북반구가 태양을 등지고 있고, 여름철엔 북반구가 태양을 바라보고 있지만, 지구와 태양 거리가 멉니다. 때문에 그 사이에 있는 봄철, 특히 여름에 가까운 5~6월에 자외선 A의 세기가 강하게 나타나는 겁니다.

그런데 자외선도 어느 정도는 쫴야 좋다는 적정 자외선량이 있을까요? 5~6월에는 자외선 A를, 7~8월에는 자외선 B를 조심해야 한다고 하는데, 우리 몸에 꼭 필요한 비타민 D는 자외선을 통해서 합성됩니다. 그런데 피부과 전문의들에게 물어보면 그래도 햇볕은 피하는 게 좋다고 말합니다. 어느 장단에 발을 맞춰야 할지 고민입니다.
[나리/8리]'노화
우리나라 위도에서 봄, 가을과 겨울철에도 자외선은 피부에 상처를 줄 만큼 강하지만 비타민 D를 충분히 합성하려면 꽤 오랜 시간 햇볕을 쫴야 하고, 여름철은 자외선이 강하지만 피부 화상이나 피부암을 일으킬 수 있다고 전문의들은 말합니다. 이 때문에 비타민 D 합성을 위해 햇볕을 쬐는 건 얻는 것 보다 잃는 게 많을 수 있다는 겁니다. 전문의들은 자외선에 민감한 피부를 가진 사람들은 자외선은 피하고 비타민 D를 복용해서 얻는 게 좋다고 말합니다. 비타민 D는 달걀노른자나 등푸른 생선, 소나 돼지의 간에 많습니다. 너무 뻔한 결론이라 죄송하지만, 피부가 자외선에 민감한 정도는 유전에 의해서도 많이 결정되기 때문에, 개인의 피부 특성을 인지하는 게 중요합니다.

봄철 강한 자외선을 경고했지만, 개인적으로 봄 햇살은 포기할 수 없는 즐거움이라 생각합니다. 오늘 밤부터 내일은 비가 오겠지만, 징검다리 연휴가 있는 월요일과 화요일엔 날씨가 좋다고 하니, 자외선 차단에 신경 쓰시되 연휴 간 따스한 봄 햇살을 맞으며 즐거운 추억도 많이 만드시길 바랍니다. 

▶ '노화 촉진' 자외선A…5·6월에 특히 주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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