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한수진의 SBS 전망대] "아베 만났다면 정신 차리라는 말 하려고 했는데…"

대담 :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

▷ 한수진/사회자:
미국을 방문하고 있는 아베 일본 총리, 어제 미국 의회에서 연설을 했죠? 2차대선 당시 미국과의 전쟁 행위에 대해서는 정중하게 사과를 표한 반면, 일본군 성노예 문제 등 과거사에 대한 사죄 표명은 끝내 하지 않았습니다.

같은 시간, 미 의회 방청석에는 올해 88살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계셨는데요. 아베 연설을 바로 앞에서 지켜보면서 우리 이 할머니는 어떤 생각을 하셨을까요? 미국 뉴욕에 체류 중인 이용수 할머니, 직접 만나보겠습니다. 할머니, 나와 계시지요?
 
▶ 이용수 할머니/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네.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안녕하세요. 멀리 미국까지 비행기 타고 가셨고, 요즘 뉴스 보니까 많이 바빠 보이시던데 일단 건강은 괜찮으세요?
 
▶ 이용수 할머니/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예. 괜찮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예. 아유 다행이네요. 어제 그 미 의회 아베 연설을 우리 할머님도 같은 의회 방청석에서 지켜보셨다면서요?
 
▶ 이용수 할머니/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네네. 들어가서 가장 잘 보이는 자리에 앉아서 지켜봤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무슨 얘길 하는지 통역 같은 걸 통해서 바로 알아들으실 수 있으셨어요?
 
▶ 이용수 할머니/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아뇨. 통역은 없었어요. 없었는데, 아베 눈치를 봐도 우리들 문제라는 걸 알겠더라고요.
 
▷ 한수진/사회자:
예. 그런 느낌이 있었다?
 
▶ 이용수 할머니/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아 그건 여태까지 아베가 거짓말로 나왔잖아요.
 
▷ 한수진/사회자:
예예.
 
▶ 이용수 할머니/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강제로 끌고 간 일이 없다. 군이 강제 안 했다. 느그들 돈 벌러 갔지 않냐 하는 게 아베 아닙니까. '위안부'가 뭡니까. '위안부'는 우리가 스스로 걸어서 돈 벌러 갔다는 거예요. 그러면서 일본군을 따라다니면서, 말하기도 참 더럽지만 성 노예가 된 거 아닙니까. 그 뜻이 '위안부'랍니다. '위안부'.
 
▷ 한수진/사회자:
그렇죠.
 
▶ 이용수 할머니/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그러니까 일본이 위안부에다가 위안소를 짓고.. 우리는 위안부 아닙니다. 나는 위안부 아닙니다. 나는 이용수입니다. 일본이 끌고 가서 위안부를 만들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근데 뭐 아베는 꿈쩍도 안 하고 계속 거짓말만 하고 있는 거죠?
 
▶ 이용수 할머니/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그렇죠. 하버드 대학 들어가서도 앞문으로 떳떳하게 들어가야죠. 그런데 하버드 대학에도 뒷문으로 숨어숨어 들어갔어요.
 
▷ 한수진/사회자:
그렇죠. 뒷문으로 숨어 들어갔어요.
 
▶ 이용수 할머니/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그럼요. 지가 죄가 있으니까 죄인인데, 피해자가 있는데 그 앞에 지나가겠어요? 못 지나가죠.
 
▷ 한수진/사회자:
떳떳하지 못하니까.
 
▶ 이용수 할머니/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그렇죠.
 
▷ 한수진/사회자:
예.
 
▶ 이용수 할머니/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그거 한 가지를 보면 열 가지를 안다고, 그 나쁜 놈이 그거 돈 써가면서도,
 
▷ 한수진/사회자:
미국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사죄를 했는데, 아주 또 최대한 정중하게.
 
▶ 이용수 할머니/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예. 그러더라고요.
 
▷ 한수진/사회자:
한국에 대해서는 '아시아 국가들', '여러 나라들' 이러면서 그냥 '반성한다' 정도의, 표현도 다른 표현을 써 가면서 끝내 사죄 표명을 하지 않았다는 거죠?
 
▶ 이용수 할머니/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전혀. 전혀요.
 
▷ 한수진/사회자:
아, 참.. 예상했던 일이긴 한데, 참 실망스러우시지 않으시던가요?
 
▶ 이용수 할머니/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뭐 아무것도 모르는 저이지만, 제가 생각할 때도, 미국에 와서 사죄하고 지는 지 잘못을 발의하려고 왔는데, 거기다가 지 문제를 만약에 한 마디라도 했다면 그게 탄로나니까 안 하는 거는 맞지요. 그러니까 거짓말, 거짓말로 나오는 게 자꾸 드러날 것이니까.
 
▷ 한수진/사회자:
예예. 그러네요. 그리고요. 하버드대 연설 자리에서도 '인신매매는 가슴 아프다' 이러면서 일본 정부는 아주 쏙 빼놓고 말이죠. 그런 식으로 아주 얼버무리더라고요?
 
▶ 이용수 할머니/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들이 다 해놓고.
 
▷ 한수진/사회자:
그렇죠.
 
▶ 이용수 할머니/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전쟁 있는 곳에는, 그냥 한국 아이들만 끌어다가 갖다놓고는, 지가 갖다놓고는 '인신매매'? 인신매매라는 말도 우리는 모릅니다. 안 그렇습니까?
 
▷ 한수진/사회자:
일본 정부의 책임이 없다는 거죠. 계속. 아베는 2007년 부시 대통령 때도 하버드대에서 연설을 했는데, 그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사과하려는 마음은 추호도 없어 보여요?
 
▶ 이용수 할머니/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그것 때문에 할머니들 다 죽기를 기다립니다, 지는.
 
▷ 한수진/사회자:
아유, 참.,.
 
▶ 이용수 할머니/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다 죽으면.. 다 죽으면 끝납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 식으로 시간만 질질 끌고 있고 말이죠. 책임은 계속 회피하고 있는데, 그래선 안 되는데 말이죠.
 
▶ 이용수 할머니/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제가 걱정하는 건..
 
▷ 한수진/사회자:
예.
 
▶ 이용수 할머니/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제가 걱정하는 건, 저도 뭐 나이 많잖습니까.
 
▷ 한수진/사회자:
예..
 
▶ 이용수 할머니/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런데 먼저 간 할머니들한테, 제가 죽으면.. 면목이 없어가지고, 뭐라고 얘기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역사적으로 온 힘을 다해서, 끝까지, 저는 죽을힘을 다해가지고도 저는 사죄 받고.. 사죄 받아야 됩니다.
 
▷ 한수진/사회자:
꼭 사과를 해야 된다. 꼭 사과를 받아야 되겠다.하는 말씀이세요?

▶ 이용수 할머니/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그럼요, 명예회복 해야죠.
 
▷ 한수진/사회자:
명예회복 해야죠. 그렇죠.
 
▶ 이용수 할머니/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그래야 제가 죽어가지고 저 하늘에 가면 할머니들한테 '내가 해결하고 왔다' 이러지.. 전력의 힘을 다해가지고 투쟁하겠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예.. 사실 할머님은 지난 2007년에 미 하원에서 위안부결의안 통과되는데 아주 절대적인 역할을 하셨잖아요.
 
▶ 이용수 할머니/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예예.
 
▷ 한수진/사회자:
그때도 하원청문회에서 일본의 만행을 아주 폭로해주셔서, 사실 그때부터 미국에서 이 위안부 문제에 대한 관심이 본격적으로 일지 않았습니까? 자, 이번에 보니까 미국 언론들하고도 인터뷰를 많이 하셨던데요.
 
▶ 이용수 할머니/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예.
 
▷ 한수진/사회자:
주로 어떤 걸 묻던가요?
 
▶ 이용수 할머니/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아베한테 어떻게 하려냐고 묻기에, '아베가 눈에 보이지 않는지 거짓말만 하고 있으니까, 눈앞에, 역사의 산증인으로서, 너희가 끌고 가 가지고 너희가 성 노예 만들었으니, 너 단단히, 내가 있으니까 단단히 봐라.'하고 그러기 위해서 왔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그 의회에 들어가서 잘 보이는데 앉아가지고 지켜봤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예.
 
▶ 이용수 할머니/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그런데 그 방청객 다 일어서서 박수 치고 하는데, 저는 한 번도 일어선 적이 없고 박수도 한 번 친 적이 없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내가 산 증인이다' 이런 말씀이시죠?
 
▶ 이용수 할머니/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예예.
 
▷ 한수진/사회자:
끝내 아베하고는 만나지 못하셨는데, 만약 만나셨다면 무슨 얘기를 꼭 해주고 싶으셨어요?
 
▶ 이용수 할머니/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너 정신 차려라.' '거짓말하지 말고 올바른 대로 죄를 인정하고 빨리 해결해라' 하겠습니다. 제가 나이도 많고 하니까.. 이제 한, 원망.. 그런 것 가지고 나설 게 아니고, 이웃나라니까, 우리 후손들이 손에 손을 잡고 친하게 지낼 수 있도록 하는 게 제 소원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예.
 
▶ 이용수 할머니/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그래서 그 소원대로 '평화적으로 해결, 빨리 해결해라.' 하는 거 제가 입버릇처럼 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예. 역사를 왜곡하지 않고, 바로 보고, 또 거기에 바탕을 두고 반성을 해야지 양국 간에 미래도 있다. 이런 말씀이신 거죠?
 
▶ 이용수 할머니/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예.

▷ 한수진/사회자:
근데 큰일입니다. 참.. 일본에서는 역사교과서 왜곡도 하고 말이죠. 잘못된 역사를 가르치니까 일본 젊은이들이 도대체 뭘 제대로 알 수 있을지, 참 걱정이 많습니다.
 
▶ 이용수 할머니/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거짓말로 역사 가르치고 왜곡하고 하는 거, 그것밖에 모르겠죠.
 
▷ 한수진/사회자:
그렇죠.
 
▶ 이용수 할머니/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그러니까 저놈이 빨리 정신을 못 차리고 저렇게 하고, 저만 생각하고.. 학생들도 그렇게 가르치면 안 되죠.
 
▷ 한수진/사회자:
예예.
 
▶ 이용수 할머니/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올바르게 가르쳐 가지고 '내가 못했으니까 느그들이라도 꼭 한국이나 어디 죄 지은 걸 사죄하고, 느그가 친하게 지내자.' 그렇게 해가지고 이렇게 내가 하면 될 텐데, 일본은 왜곡을 가르치고 거짓말만 가르치니까 그게 걱정입니다. 우리 한국 학생들하고 만나서 친하게 지낼 수 있으면 우리 학생들 좋을 텐데.
 
▷ 한수진/사회자:
예예. 자, 올해 연세.. 만으로 86세시죠. 정말 고령이신데.
 
▶ 이용수 할머니/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아이고, 두 살이나 깎아 줘서 고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예. 우리 나이로는 88살이신데.. 사실 그 어린 나이에, 참 이런 말씀 드리기 뭐하지만 대만 가미가제 부대에 끌려가셔서 참.. 모진 고초를 당하시고, 아직도 그때 당한 전기 고문.. 이것 때문에 고생 많이 하신다면서요.
 
▶ 이용수 할머니/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손이 자꾸 저려요 자꾸. 저려요. 밤에도 쥐가 나고, 저리고.. 참 잠을 못 자요. 그러니까 더더욱.. 더 저는 이거 빨리 해결해야 되는데.. 하는 생각이 듭니다.
 
▷ 한수진/사회자:
예예. 알겠습니다. 할머니, 저 귀국 언제 하시지요?
 
▶ 이용수 할머니/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모레, 2일 날 LA도 갔다가 9일 날, 9일 날요.
 
▷ 한수진/사회자:
무엇보다 정말 건강에 유의하시고요. 할머님, 한국에 돌아오시는 때까지 어디 다치시는 데 없이 건강하시게 잘 들어오셨으면 좋겠습니다. 할머님, 오늘 말씀.. 예.
 
▶ 이용수 할머니/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보도 문서를 좀 신경써가지고 내서, 저 아베가 말이지예, 눈이 깜짝 놀라도록 좀 보도를 내세요.
 
▷ 한수진/사회자:
예. 알겠습니다. 예. 할머니 뜻을 잘 새기겠습니다. 할머니. 감사합니다.
 
▶ 이용수 할머니/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예. 고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이용수 할머니 만나봤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