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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북한산 의약품 '금당 2호' 주사약은 만병통치약인가?

[취재파일] 북한산 의약품 '금당 2호' 주사약은 만병통치약인가?
● '금당 2호'란 주사약을 아십니까?

북한 '조선부강제약회사'의 한 광고 팜플렛을 보면 "무병장수는 꿈이 아닙니다", "조류독감도 막을 수 있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습니다. 이 회사 설명서를 보면 간염, 간경변증, 간 복수, 취장염, 당뇨, 대장염, 알레르기성 피부염, 심장 신경증 , 협심증, 등 의 치료나 예방에 사용하고 수백만 명의 환자들에게 써서 약 95.5%의 완전한 치료효과를 보고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또 암세포 증식을 억제하고 성기능을 높이는데도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소개합니다. 심지어 조류 독감, 슈퍼박테리아 등의 치료와 예방에도 효능이 있다고 합니다. 이 설명서에 따르면 한마디로 만병통치약 역할을 하는 겁니다. 북한의 최고 통치자들이 애용하는 의약품으로 알려지면서 국내에서도 한 때 중국이나 북한의 지인으로부터 이 약을 구하려고 애를 쓰는 사람들이 많다는 이야기가 나돌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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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선전에 힘입어서인지 최근 국내에서 '금당 2호' 주사액이 밀반입돼 시중에 상당량이 공공연하게 유통되고 있다고 합니다. 폐암, 심장병 등 환자들에게 만병통치약으로 소개되고 있고요.

● '금당 2호'…개성 인삼과 백금 추출물 아닌 마취제가 주성분  

금당 2호' 주사액은 개성 인삼 추출액과 금, 백금을 주성분으로 하여 나노공법으로 용융하여 혼합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립과학수사연구소 감정 결과 이 약은 프로카인을 주성분으로 제조한 주사액으로 밝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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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카인은 침윤 마취, 경막 외 마취, 요추 마취 등 수술에 사용하는 국소마취제로 인삼과 백금 성분은 검출되지 않았습니다. 국과수는 인체에 투약하면 쇼크, 중추 신경계 이상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밝혔습니다.

물론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금당 2호'가 북한에서 생산된 진품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수사를 하고 있는 부산경찰청은 밀반입해 들여온 업자가 "북한에서 직접 구입해 들여 온 진품이 맞다"고 밝히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국내에 들여 온 금당 2호가 진품이 맞다면 만병통치약은 커녕 인체에 유해한 불법의약품인 셈입니다.

● 부산경찰청, 국내 밀반입·유통 조직 검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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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찰청은 4월 30일 북한산 '금당 2호'를 밀반입해 온 몽골인 등 점조직 일당 15명을 검거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가운데 몽골 국적 밀반입 총책 알탄**(여, 33)씨와 국내 무면허 의사 우 모씨(남, 76) 등 2명을 구속했습니다.

이 불법 유통조직에는 목사와 선교사 관광가이드 치과의사(몽골인) 등이 조직적으로 가담했습니다. 알탄 씨가  몽골에 선교활동을 하러 온 종교인들에게 접근해 한국에 들어올 때 마다 주사용 앰플 100개 안팎을 휴대해 들여오는 수법을 사용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지난 1월부터 4월 중순까지 6,100개의 앰플을 밀반입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알탄 씨는 수년 전부터 중국 보따리상을 통해 이 주사액을 매입해 오다가 최근 몽골을 통해 대량 매입해 온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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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면허 의사가 공급가 4배 부풀려 환자들에게 투약…호화 생활

밀반입된 앰플은 무면허 의사인 우 씨에게 공급됐고 만병통치약으로 둔갑돼 환자들에게 투약됐습니다. 우 씨는 알탄 씨로부터 2ml 앰플 한 개에 2,500원에 사들인 뒤 암환자 등 수 백 명에게 4배나 비싼 만 원을 받고 투약했습니다. 우 씨는 아내(무면허 간호사)와 함께 지난 2009년부터 무면허 의료행위를 해 왔는데 지난해까지 중국에서 반입해 오다 올 해부터 알탄 씨로부터 공급받아 온 것으로 경찰조사 결과 밝혀졌습니다.

우 씨가 지난 6년 동안 벌어들인 수입은 10억 원 이상입니다. 우 씨는 이 돈으로 벤츠 등 고급 외제 승용차 두 대를 굴리며 해외 골프 여행 등 호화생활을 해왔다고 합니다. 경찰은 우 씨의 시술 현장에서 위의 사진에 있는 것처럼 주사액 앰플 4,500개를 비롯해 무허가 조제 의약품 등 수천 점을 압수했습니다.

● '금당 2호' 짝퉁까지 유행…여행객 휴대물품 검색 강화 필요 

'금당 2호'는 중국 현지에서 북한산뿐만 아니라 중국산, 러시아산, 가짜 제품까지 유통되고 있다고 합니다. 또 중국 및 베트남 입국자들을 통해 국내로 밀반입되고 있다고 합니다. 경찰은 또 다른 밀반입 유통조직이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화물칸이 아닌 여행객 휴대물품의 경우 엑스레이 검색대 등 통관절차가 허술한 점을 악용하는 사례가 느는 만큼 추가 검색 시스템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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