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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의 '탄핵'…야권 빅뱅·호남 신당론 탄력받나

광주의 '탄핵'…야권 빅뱅·호남 신당론 탄력받나
4·29 재보선에서 4곳 전패 쓰나미가 제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을 덮쳤습니다.

야권 분열의 여파로 심장부인 광주서을이 '천풍'(천정배 바람)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진데다 '최후의 보루'로 여겨졌던 서울 관악을마저 새누리당에 넘겨주면서 당 전체가 메가톤급 충격파 속에 거센 후폭풍에 직면했습니다.

정국을 뒤흔든 '성완종 리스트' 파문을 계기로 드높였던 심판론의 기치도 야권 분열이라는 현실적 장벽에서 힘을 쓰지 못한 것입니다.

특히 탈당파 거물인 천정배 당선인이 '화려한 복귀'에 성공, '호남 신당론'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점쳐지는 등 텃밭인 호남발 야권 지형의 '빅뱅'으로 이어질지 주목됩니다.

당 밖의 원심력이 가속화하면서 내년 총선을 앞두고 야권의 재구성을 재촉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는 대목입니다.

'최악의 시나리오'의 현실화로 인해 그동안 비교적 순항해온 문재인 대표도 취임 후 첫 시험대에서 좌절, 큰 상처를 입게 됐습니다.

잠시 수면 아래로 잠복했던 계파갈등의 뇌관이 다시 터질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재보선에서 야권의 전통적 지지기반인 호남은 '텃밭내 여당'인 새정치연합에 '탄핵'에 가까운 레드카드를 꺼내들었습니다.

새정치연합으로선 지난해 7·30 재보선에서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에게 전남 순천·곡성을 내준데 이은 쓰디쓴 연패입니다.

고비고비마다 '전략적 선택'을 해온 호남이 천 당선인이 내건 '야권심판론'에 손을 들어주면서 텃밭내 냉엄한 민심이반의 현주소가 확인된 것입니다.

호남정치 복원을 내건 천 당선인이 친정 복당 대신 독자세력화를 도모하는 쪽에 무게가 실리는 만큼, 당장 '호남 신당론'이 현실적 위협으로 다가오게 됐습니다.

서울 관악을에 나섰던 탈당파 정동영 후보의 패배로 국민모임의 신당 창당 움직임은 다소 동력을 잃게 됐지만, 천 당선인을 중심축으로 양측의 흐름이 어느 지점에서 하나로 수렴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벌써부터 야권 안팎에서는 내년 총선 국면에서 천 당선인이 광주전남, 전주 덕진이 '정치적 고향'인 정 후보가 전북의 구심점을 각각 자임하면서 텃밭에서 새정치연합과의 정면승부에 나설 것이라는 얘기마저 돌고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 '호남 자민련'의 출현으로 야권의 지각변동이 일어날 가능성을 예고하는 대목입니다.

이 경우 당장 '탈당 러시'가 이뤄지진 않겠지만, 내년 총선의 길목에서 호남을 중심으로 한 동요가 예상됩니다.

새정치연합과 신당 세력이 분열된 채로 총선을 치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한 관계자는 "야권 민심의 풍향계라할 텃밭이 흔들리면 수도권 등 다른 지역에도 '도미노 효과'를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더 우려스럽다"고 말했습니다.

텃밭 민심이 호남내 여당이었던 새정치연합에 '철퇴'를 내리면서 당내에 전면쇄신 요구가 분출하는 등 뼈를 깎는 수준의 개혁작업이 당의 당면과제로 떠올랐습니다.

이와 맞물려 총선 국면에서 대대적 '호남 물갈이론'도 다시 고개를 들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재보선은 새정치연합이 선거 때마다 '전가의 보도'처럼 꺼내들었던 야권연대 없이 처음으로 치른 선거였습니다.

야권 분열에 따른 '여야간 일대 다자구도=필패'의 방정식이 확인됨에 따라 전국선거인 내년 총선에서는 야권내 제세력간 어떤식으로든 연대나 단일화 시도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새정치연합은 이번 재보선에서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대혼돈의 소용돌이로 빠져들게 됐습니다.

'세월호 심판론'에도 불구하고 참패를 면치 못했던 지난해 7·30 재보선의 '데자뷔'(기시감)을 떠올리게 하는 지점입니다.

박근혜 대통령과 각을 세우며 심판론의 전면에 섰던 문 대표는 자신이 내걸었던 '이기는 정당론'을 지켜내지 못함으로써 리더십 타격이 불가피해졌습니다.

새누리당이 성완종 정국 타개를 위해 꺼내든 사면 논란의 당사자로서 제대로 대응을 하지 못했다는 점 등을 놓고 책임론도 불거질 소지도 적지 않습니다.

제1야당으로서의 정국 주도권 상실은 물론 '유능한 경제정당론'의 모토도 추동력을 잃을 공산이 적지 않아 보입니다.

현재로서는 문 대표 등 지도부 총사퇴에 따른 리더십 전면교체라는 극단적 상황으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습니다.

공천 파동이 주요 패인으로 지목됐던 7·30 재보선과 달리 이번에는 야권 분열이라는 '불가피한 외생변수'를 맞닥뜨렸다는 점에서입니다.

비노 진영도 "풍전등화의 당을 흔든다"는 모양새에 대한 부담을 적잖이 느끼는 분위기입니다.

하지만 이번 선거 결과는 당내 역학구도의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문 대표의 당 장악력이 약화되면서 전대 이후 숨죽였던 비노 진영이 목소리를 키워가며 본격적인 입지 회복에 나설 공간이 마련될 수 있는 탓입니다.

전대 때 당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했던 박지원 전 원내대표와 김한길 안철수 전 대표, 박영선 전 원내대표 등의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입니다.

일각에서는 야권 재편 과정에서 천 당선인을 중심축으로 한 당 밖의 세력과 당내 일부 비노 유력인사들이 손을 잡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섣부른 관측마저 나옵니다.

당장 이번 재보선 전패는 내달 7일 치러지는 원내대표 경선에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문재인 체제에 대한 견제력 강화로 비노 후보가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 속에 위기감을 느낀 친노가 '체제 방어'를 위해 뭉칠 가능성도 있어 계파간 전면전 양상이 펼쳐질 것으로 보입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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