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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3선 시도 부룬디서 이틀째 시위…정국 혼란

현 대통령이 오는 6월 세 번째 대권에 도전하는 중부 아프리카 부룬디에서 이틀째 계속된 시위와 정부의 과잉진압으로 정국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부룬디 집권 여당 민주수호국가평의회-민주수호군(CNDD-FDD)이 25일 피에르 은쿠룬지자 대통령을 대선 후보로 지명한 이튿날인 26일 수도 부줌부라 곳곳에서 이를 비난하는 시위대와 저지하는 경찰 간 충돌이 빚어져 시위 군중 최소 2명이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숨진 데 이어 이날 밤에는 집권 여당의 민병대로 보이는 세력의 공격에 2명이 숨진 것으로 보고됐다.

시위 도중 총탄에 사망한 이들의 가족은 경찰이 가까운 거리에서 조준 사격했다고 전했다.

부룬디 헌법은 대통령의 임기를 2년으로 제한하고 있지만 2005년 의회 간접선거를 통해 대통령에 선출된 은쿠룬지자는 국민 직접투표에 의해서는 2010년 한번 밖에 선출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야권과 인권단체들은 그러나 은쿠룬지자의 3선 연임은 헌법에 위배될 뿐만 아니라 수십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13년의 내전을 끝내고 2006년 맺은 평화회담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시위 이틀째인 27일(현지시간)에도 부줌부라 북쪽 시비토케 지역에서 1천여 명의 군중이 몰려들어 시내 중심부로 진입을 시도하자 경찰이 최루탄을 쏘며 진압에 나선 가운데 부줌부라 곳곳에서 시위가 발생한 것으로 AFP가 이날 전했다.

부룬디 정부는 유력 독립 라디오 방송국인 아프리카 민중라디오(APR)를 폐쇄하고 영향력 있는 인권운동가인 피에르-클라베르 음보닌파를 군중을 선동한 혐의로 미디어협회 본부 건물에서 전격 체포하는 등 지금까지 320여 명을 체포했다고 한 경찰 간부가 밝혔다.

지난 몇 달간 반대 세력에 대한 정부의 위협 내용을 보도해 온 쥘베르 니욘쿠루 APR 프로그램 편성 책임자는 "민주봉기에 대한 공모와 참여" 혐의로 지방 방송국들도 문을 닫았다며 "정부의 결정에 따라 방송을 중단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체포영장이 발부된 반정부 성향의 비정부단체(NGO) 포럼을 이끄는 비탈 은쉬미리마나는 이날 은신처에서 전한 유선 메시지를 통해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은쿠룬지자가 대선 후보직을 내려놓겠다고 발표하지 않는 한 저항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라며 "부룬디 국민과 국제사회는 우리의 시위가 평화로운 것이라는 사실에 대한 목격자"라고 강조했다.

유엔 난민기구는 지난 몇 주간 1만 5천여 명의 주민이 이웃나라 르완다로 피신한 가운데 피란민의 숫자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주민들은 은쿠룬지자를 권좌에 머물게 하려고 지난 수년간 이웃나라 콩고민주공화국에서 훈련을 받은 CNDD-FDD의 청년조직 '임보네라쿠레(Imbonerakure)' 소속 젊은이들의 무장폭력을 가장 두려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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