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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사는 네팔인들 "발만 동동 굴러"

경북 사는 네팔인들 "발만 동동 굴러"
"당장 갈 수도 없고 도와줄 방법이 없어 발만 동동 구르고 있습니다." 경북 경산에 사는 주부 마야 상덴(36·여)씨는 27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네팔에 있는 친정 식구가 걱정된다"고 한숨을 쉬었다.

그의 친정은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서 3시간 가량 떨어진 시골이다.

지난 25일 지진으로 오빠네 식구, 부모 등 모두 5명이 사는 1층짜리 집이 무너졌다.

출가한 언니들 집도 마찬가지 상황이다고 했다.

그나마 죽거나 다치지 않았지만 당장 먹을거리나 잠자리가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오빠에게서 "다 무사하다, 잘 있다"는 소식만 들었을 뿐이다.

부모님과는 아직 전화 통화를 못했다고 한다.

그는 "3일이 지났는데 물도 제대로 못 먹었고, 비가 오고 바람도 부는데도 밖에서 자고 있다고 한다"며 "지진이 계속 나고 있다니 더 속이 탄다"고 말했다.

경주시립노인전문요양병원 가정의학과장인 네팔 출신 정제한(44)씨 역시 네팔 지진에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라제스 천드러 조시에서 이름을 바꾼 정 과장은 2010년 의사 국가시험에 합격한 뒤 지난해부터 경주시립노인전문요양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다.

부모님은 카트만두 외곽에, 동생은 카트만두 중심지에 살고 있다.

다행히 부모님이나 동생은 무사하다.

그러나 평소 한국에 사는 네팔인 권익을 보호하는데 앞장선 정 과장이기에 많은 네팔인이 죽거나 다쳐 슬픔이 크다.

그가 대학병원 대신 경주 시립노인요양병원을 선택한 이유도 주말에 한국에 사는 네팔인에게 봉사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현재 그의 동생은 집 붕괴를 피해 친구 집에 살고 있다.

부모님은 무사하다고 동생에게서 들었지만 25일부터 전화 연결이 되지 않았다고 걱정했다.

그는 처음엔 전공을 살려 네팔에 의료봉사 활동을 하러 갈 생각도 했다.

실제 주변에서 함께 가자는 제안도 했다고 한다.

그러나 현지에 들어가기 어려운 사정을 고려해 주한 네팔인과 함께 모금운동을 벌여 경제적으로 돕는 편을 선택하기로 했다.

정 과장은 "많은 한국인이 걱정해줘서 위로가 된다"며 "한국인들이 최대한 할 방법을 찾아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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