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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퇴직 후 삶 생각 중"…차기대선 불출마 거듭 시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3기 임기가 끝나는 2018년 권좌에서 물러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발언을 또다시 했다.

푸틴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현지 국영 TV방송 '제1채널'이 그의 집권 15주년을 맞아 방영한 다큐멘터리 '대통령'에서 "대통령 퇴직 후의 삶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대통령이 되면 보통의 생활을 포기해야 하며 극장이나 상점에도 편하게 갈 수 없다면서 "사람이 궁정 인테리어 속에서가 아니라 보통 주택으로 돌아가 살 수 있게 될 때야 외부 세계와의 관계를 상실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푸틴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현지에선 그가 2018년 3기 임기가 끝나면 4기에 도전하지 않고 대통령직에서 물러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발언이란 해석이 나왔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에도 모스크바를 방문한 국제기능올림픽 조직위원회(WSI) 위원장과 면담하는 자리에서 2018년 대선에 출마하지 않을 가능성을 암시한 바 있다.

푸틴은 2019년 러시아 중부도시 카잔에서 개최될 수 있는 기능올림픽에 국가 정상이 직접 참석해 지원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러시아에선 2018년에 대선이 있다"며 "이 선거에서 누가 대통령으로 선출되든 기꺼이 올림픽에 참석할 것"이라고 답했다.

자신이 아닌 다른 정치인이 차기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의미였다.

현재 70~80%대의 지지율을 누리고 있는 푸틴이 차기 대선에 출마할 경우 당선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하지만 그가 3기 임기를 끝으로 후계자를 지명하고 권좌에서 물러날 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푸틴은 지난 1999년 8월 총리에 올라 그해 12월 보리스 옐친 당시 대통령이 조기 사임하면서 대통령 권한 대행직을 맡았고 2000년 3월 대선을 통해 정식 집권했다.

4년 임기의 대통령직을 연임하고 2008년 한동안 총리로 물러났던 그는 2012년 대선에서 다시 당선돼 현재 임기가 6년으로 늘어난 대통령직 3기 통치를 이어가고 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이날 방송에서 집권 전 막강한 권력을 행사하던 '올리가르히'(신흥 재벌)들과의 세력 다툼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총리 시절 옐친 대통령이 내가 대통령 후보가 될 것이라고 밝힌 뒤 일부 올리가르히들이 내 집무실로 찾아와 '당신은 절대 대통령이 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었다"면서 "나는 '두고 보자'고 답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후 어떻게 올리가르히들을 길들였는지에 대해 상세히 언급하진 않았으나 "여러 가지로 여러 수단을 사용했다"고만 밝혔다.

러시아의 주요 올리가르히들은 2000년 푸틴이 집권한 뒤 사정 칼날을 맞고 투옥되거나 해외로 망명해야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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