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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으로 바꾼 파킨슨병…고통에서 찾은 긍정의 힘

<앵커>

몸이 뻣뻣하게 굳는 파킨슨병은 아직 완치방법이 없어서 그 병에 걸렸다는 것만으로 큰 실의에 빠지기 쉽습니다. 불치병에 걸리면, 누구나 절망하고 분노하기 마련이죠. 하지만 병을 받아들이는 자세에 따라 결과는 많이 다릅니다.

조동찬 의학전문 기자입니다.

<기자>

김혜남 씨는 한국 정신분석학회 학술상을 받았던 유명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입니다.

그는 15년 전부터 파킨슨병을 앓아왔습니다.

뇌에서 도파민이 분비되지 않아 손과 발이 제멋대로 움직이거나 아예 움직이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김혜남/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파킨슨병 투병 중 : 심할 때는 제 발이 쇳덩어리고 지구가 자석인 것 같은 딱 붙어서 전혀 안 떨어질 때가 있거든요.]

몸을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어 커피를 끓이는 것조차 만만치 않은 일입니다.

[이렇게 정성 들여서 사람을 대하면 인간관계도 참 좋아질 텐데….]

지금도 매일 밤 온몸이 뻣뻣하게 굳는 고통과 공포를 견디고 있습니다.

[어떨 때는 솔직히 얘기해서 우울하고 슬프기도 하고. 세상이 원망스럽기도 하고….]

지난해에는 가족들과 마지막을 준비할 정도로 병세가 크게 나빠지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큰 위기의 순간에, 세상이 재밌어지기 시작했다고 그는 말합니다.

[호기심을 잃지 않으면 세상은 재미로 가득 차 있거든요. 저 사람들은 어떻게 살까, 이렇게 얼굴 보면 구경하는 것도 재밌고.]

자신의 경험을 나누기 위해 하루 네 차례 약을 먹는 고통을 견디며 책도 썼습니다.

역경에서 오히려 긍정적인 힘을 얻고, 자신을 되찾는 회복 탄력성이 발휘된 겁니다.

[어떤 목표를 향해서 간다고 생각하지 말고 일단 내가 그냥 이 상황에서 그냥 조금씩 움직인다고 생각하고 '한 발짝만 움직이라'고 얘기하고 싶거든요.]

남은 시간이 짧을수록 더욱 오늘을 축제처럼 살아야 한다는 것을 그는 삶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이재경, 영상편집 : 최혜영, VJ : 김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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