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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일 명예법관 엄홍길 "법정에 히말라야 같은 중압감"

22일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법 424호 법정.

방청객의 시선이 한 남성에게 쏠렸다.

법복 차림의 그는 판사석으로 올라가더니 배석판사 바로 옆에 앉았다.

판사가 3명이 아니라 4명이 된 것이다.

이 '4번째 판사'는 바로 산악인 엄홍길씨.

엄 씨는 "법정에 들어설 때 히말라야를 대하는 것 같은 중압감이 느껴졌다"며 "법정은 엄숙했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법(법원장 이성호)은 엄 씨 등 시민 5명을 이날 일일 명예법관으로 위촉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민·형사 합의부에 배치돼 오전 재판을 참관하고 재판 진행에 대해 느낀 점을 법원 측에 전달했다.

엄 씨는 형사 25부에 배속돼 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자, 특수절도 피고인 등의 재판을 판사석에서 지켜봤다.

그는 "한 사람의 향후 인생을 좌우할 수 있는 공간에 들어선다고 생각하니 책임감도 느껴졌다"고 말했다.

엄 대장과 함께 영화 '변호인'의 양우석 감독, 양해영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총장, 최영훈 동아일보 논설위원, 최금숙 한국여성단체협의회 회장 등이 이날 일일 명예법관으로 판사석에 앉았다.

형사26부 재판을 참관한 양 감독은 "재판부가 피고인과 변호인이 제출한 자료를 미리 확인하고 숙지하는 등 재판 준비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였다"며 "왜 이들의 업무가 과중한지 알게 됐다"고 말했다.

법원이 일일 명예법관 행사를 하는 것은 법정의 높은 문턱을 낮추려는 시도다.

시민에게 법관의 눈으로 재판을 보게 해 서로 시각차를 줄이자는 것이다.

서울중앙지법은 앞으로도 이 같은 기회를 계속 마련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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