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만 밀었을 뿐인데…일본을 휩쓴 '스타' 변신

누군가 밥을 한쪽으로 밀어놨습니다.

그런데 밀어놓은 밥의 모습이 뭔가 닮았습니다.

바로 '댐'입니다. 누가 밥을 댐 모양으로 만들었을까요?

바로 댐 주변 지역에 사는 일본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카레를 댐 모양으로 만들어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일명 '댐 카레(Damukare)'입니다.

기후 현 이비가와 정에 있는 요코야마(Yokoyama) 댐을 모방해 만든 카레입니다. 두 개의 댐을 카레에 표현했습니다.

기후현 야마가타시에 있는 나가이 (Nagai) 댐을 모방해 만든 카레입니다. 긴 일자형 댐 한 가운데 수문 3개가 있는 형상을 카레 위 콩 3개로 표현했습니다.

혼슈 섬, 가나가와현 사가미하라시에 있는 사가미(Sagami) 댐을 모방해 만든 카레입니다. 사가미호의 잔잔한 모습을 카레로 표현했다고 합니다.

댐이 많은 군마현에 위치한 미나카미 (Minakami) 지역의 한 카레 전문점에서는 대표적인 댐 3개를 재현해 각각 상품화했습니다.  이처럼 일본에는 수많은 댐 카레가 있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주목받는 카레가 있습니다.

바로 도야마현 구로베강 상류에 위치한 구로베 (Kurobe) 댐을 닮은 카레입니다. 이 댐만의 특이한 아치형 구조를 그대로 본떠서 카레를 만들었습니다. 상추는 푸른 숲을 형상화한 것입니다. 밥으로 만든 댐이 계란의 노른자가 넘치지 않게 막아주는 댐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댐 모양의 카레는 1965년 구로베 댐 지역에 위치한 오기사와(Ogisawa) 레스토랑 (현재상호: 오기사와 레스트하우스/Ogisawa Rest House)에서 처음 만들었습니다. 본격적인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건 지난 2009년입니다. 댐 주변 지역 관광 홍보를 위해 나가노 (Nagano)현 오마치 (Omachi)시의 한 공무원이 카레에 '댐 카레 (Damukare)'라는 이름을 붙여 널리 알렸습니다.

댐 카레는 폭발적으로 인기를 끌었고 여러 카레 가게에서 이를 따라 하기 시작했습니다. 현재 일본에선 18개가 넘는 댐 주변 지역에서 '댐 카레'를 먹을 수 있습니다.

일본 사람들에게 가장 익숙하고 평범한 메뉴, 카레. 
카레의 밥을 한쪽으로 살짝 미룬 '재미'가 평범한 카레를 특별한 카레로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일본 댐 주변 지역만의 새로운 음식 문화가 생겨났습니다.

(SBS 스브스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