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한수진의 SBS 전망대] "야동 단속? 불법음란물 기준부터 명확히 해야"

[한수진의 SBS 전망대] "야동 단속? 불법음란물 기준부터 명확히 해야"

대담 : 사단법인 오픈넷 김가연 변호사

SBS 뉴스

작성 2015.04.21 10:51 조회수
프린트기사본문프린트하기 글자 크기
[한수진의 SBS 전망대] "야동 단속? 불법음란물 기준부터 명확히 해야"
- 야동 단속? 오히려 음란물 유포 조장하는 부작용 생길 수도

▷ 한수진/사회자:

지난 16일부터 웹하드나 파일 공유사이트 등에서 음란물이 유통되는 걸 막기 위해 법이 강화됐습니다. 이를 두고 '이제는 야동을 보기만 해도 처벌받는 게 아니냐', 우려가 속출하고 있는데요, 그건 아니라고 합니다.

대신 다른 문제들이 있다고 하는데, 무엇이 문제인지 강화된 음란물 단속규정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사단법인 오픈넷 김가연 변호사와 함께 합니다.

김가연 변호사님, 나와 계십니까?

▶ 김가연 변호사/사단법인 오픈넷

예.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일단 지난 16일부터 관련법이 강화됐다고 하는데요. 그 내용부터 좀 정리해 주세요.

▶ 김가연 변호사/사단법인 오픈넷

예. 우선은 전기통신사업법이 작년에 먼저 개정이 되었는데요. 개정된 법에서 웹하드와 P2P 사업자들이 음란물 유통 방지를 위한 기술적 조치를 해야 한다고 하면서, 어떤 조치를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시행령에서 정하도록 했습니다.

이에 따라 시행령에서는 사업자들이 음란물 차단을 위한 필터링 검색 제한 등 다양한 조치를 할 것을 의무화했고요, 이와 관련해 인터넷에 괴담이 돌았는데요, 이제 음란물을 볼 수 없고, 다운받아 보는 것도 처벌받을 수 있다고 해서 주로 젊은 남성꾼들이 온라인에서 '반대 캠페인'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니까 좀 쉽게 정리하면 웹하드나 공유사이트에 올라오는 불법음란물을 좀 필터링하겠다, 이런 내용이 되는 거죠?

▶ 김가연 변호사/사단법인 오픈넷

예. 맞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지금 가장 논란이 되는 대목 중에 하나가 '웹하드나 P2P사이트에서 음란물 다운받거나 보는 사람도 처벌받는 게 아니냐' 하는 이야기던데요, 이건 어떻게 되는 건가요?

▶ 김가연 변호사/사단법인 오픈넷

지금 이 시행령은 특수한 유형의 온라인 서비스 제공자, 즉 웹하드 및 P2P 사업자에게만 적용되는 내용입니다. 일반 이용자들은 해당이 되는 게 아니라서 안심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개인은 해당이 안 된다?

▶ 김가연 변호사/사단법인 오픈넷

예예.

▷ 한수진/사회자:

그러면 업체들에게는 어떤 처벌이 내려지는 건가요?

▶ 김가연 변호사/사단법인 오픈넷

업체들이 법에 정한 그런 기술적 조치를 하지 않은 경우, 과태료가 부과될 뿐만 아니라 사업정지 9개월에서 최대 등록 취소까지도 가능해서 사업을 접어야 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아. 그렇군요. 등록 취소까지도 가능하다?

▶ 김가연 변호사/사단법인 오픈넷

네네.

▷ 한수진/사회자:

다운받거나 보는 개인은 처벌 대상이 아니다, 그러면요, 만약에 개인이 대량으로 불법 음란물을 올린다고 하면 어떻게 되는 건가요?

▶ 김가연 변호사/사단법인 오픈넷

네. 전기통신사업법에 의해서 처벌을 받는 건 아닌데요. 정보통신망법에 의하면 인터넷상 음란물을 배포?판매하거나 전시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따라서 음란물 배포죄로 처벌받을 수 있겠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아, 이런 경우에는 또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말씀이시고요.

▶ 김가연 변호사/사단법인 오픈넷

네네.

▷ 한수진/사회자:

'여성가족부가 직접 음란물을 확인하고 아동음란물 같이 문제가 있는 음란물은 즉결처분한다', 이런 내용도 논란이 됐는데 사실인가요, 아닌가요?

▶ 김가연 변호사/사단법인 오픈넷

그 부분은 사실이 아니라고 하겠는데요. 만 19세 미만의 사람이 등장하는 경우 '아동음란물'이라고 하고요. 소위 '아청법'이라고 불리는 아동청소년성보호법이 적용됩니다. 이 아청법의 소관부처가 여성가족부이긴 한데, 여성가족부는 어떤 수사기관이나 사법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즉결처벌 권한이 없습니다. 그래서 아동음란물의 경우는 일반 음란물하고 달리, 가지고 있는 것도 범죄가 된다는 점이 차이점이고요.

이렇게 아동음란물을 가지거나 배포해서 아청법을 위반한 경우에는, 경찰의 수사를 거쳐 법원에서 형을 받게 됩니다. 따라서 사실이 아닙니다.

▷ 한수진/사회자:

여성가족부가 직접 확인하고 즉결처분하는 건 말이 안 된다는 말씀이시고요.

▶ 김가연 변호사/사단법인 오픈넷

네네.

▷ 한수진/사회자:

또 하나 돌았던 괴담이 '경찰이 이런 P2P사이트 등에 추적파일을 심어놔서 다운받은 사람을 색출한다'는 거였거든요. 이건 사실인가요?

▶ 김가연 변호사/사단법인 오픈넷

그것도 사실이 아닐 것 같습니다. 이런 토렌트 사이트 때문에 그런 괴담이 생긴 것 같은데요, 토렌트 같은 경우는 기술적으로 업로드와 다운로드를 구분할 수 없어서 같이 처벌한다고 하고 있는데, 이제까지 저작권 침해가 문제가 되었고, 음란물 단속이 문제가 되었다는 경우는 들어본 적은 없고요.

그리고 이렇게 음란물 다운로더들을 일일이 찾아낸다는 게 어렵기 때문에 공권력을 그런 곳에 낭비하진 않을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지금 이 개정안이 문제가 되고 있다는 거예요, 불법음란물 차단, 당연한 거 아닌가요? 어떤 문제가 지금 제기되고 있는 거죠?

▶ 김가연 변호사/사단법인 오픈넷

우선 저희가 문제 삼는 건, 사업자가 음란물을 차단해야 된다는 의무를 부과하면서 모든 정보에 대한 어떤 일방적인 감시 의무를 지우는 것을 문제로 보고 있습니다.

예컨대 웹하드나 P2P는 정보 공유를 편리하게 해주는 중립적인 기술입니다. 인터넷과 마찬가지인 거죠. 그런데 이런 편리한 기술이 불법 행위에 사용됐다고 해서 그 불법 행위를 한 범죄자가 아닌 사업자를 처벌하는 근거가 되는 거죠. 그런데 자동차 사고가 났다고 해서 자동차 제조업자를 처벌해선 안 될 것입니다.

그런데 시행령은 음란물을 올린 사람을 처벌하는 게 아니라 사업자한테 음란물을 모니터링하고 걸러낼 의무를 지우고, 그런 의무를 다 이행하지 못할 경우엔 처벌해서 문제고요.

또 더 큰 문제는 이런 불법 음란물의 기준이 명확하지가 않습니다. 그러니까 19금 성인물은 합법이어서 성인도 볼 수 있고, 음란물은 불법이어서 성인도 볼 수 없고 유통도 금지되는 건데요.

어떤 야동이 합법 성인물인지, 불법 음란물인지를 구분하는 그런 명확한 기준이 없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잠깐만요. 그 대목부터 짚어보면요, 지금 불법 음란물에 대한 기준이 없다는 말씀이신데, 이게 그러니까 개념 규정이 안 돼 있다는 건가요?

▶ 김가연 변호사/사단법인 오픈넷

네. 법에서는 단순히 '불법음란정보'라고만 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음란정보 정도로만 돼 있다, 그러면 뚜렷한 기준은 없다? 지금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처벌하는 기준이 있지 않습니까?

▶ 김가연 변호사/사단법인 오픈넷

예.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음란물을 심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방심위의 보도자료에 보면 이러한 인터넷 음란물을 '청소년뿐만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성적수치심을 해하고 성적도의관념에 반하는 것으로써, 남녀의 성기를 노출하고 변태적인 자위행위나 성행위를 노골적으로 표현하는 그런 이미지 또는 동영상'이라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이 기준에 의하면 성기 노출이 있거나 성행위를 하는 그런 이미지나 영상은 다 불법인 거죠.

▷ 한수진/사회자:

근데 이 기준이 문제가 된다는 건가요?

▶ 김가연 변호사/사단법인 오픈넷

예. 사실 '음란'이라는 개념이 법적인 개념이라서요. 음란하면 법적으로 금지되는 것이기 때문에, 누가 봐도 불법이라고 판단할 정도의 수위여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성인이 사실 직접 하면 합법적인 그런 성행위가 어느 정도 야해야 보여주는 것이 불법이 될지, 이 판단이 매우 어렵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음..

▶ 김가연 변호사/사단법인 오픈넷

아동음란물이나 강간이나 몰카 같은, 그런 범죄 행위로 만들어진 영상은 불법이 맞겠지만 다른 경우는 판단이 어려운데요.

▷ 한수진/사회자:

예.

▶ 김가연 변호사/사단법인 오픈넷

그래서 법원도 '음란'의 개념을 아주 엄격하게 보고 있습니다. 대법원 판례에 의하면 '일반인의 정상적인 성적수치심을 해해서 성적도의관념에 반하고, 또 인간의 존엄성을 왜곡하는 노골적이고 적나라한 표현이어야 하고, 아무런 문학적?예술적?사상적?과학적 가치를 가지지 않은 경우'에 해당해야만 불법 음란물입니다.

그런데 이제 방심위는 주로 성기 노출 여부로 판단을 하는 것 같습니다. 최근에 '레진코믹스'라는 사이트가 차단돼서 논란이 많았거든요.

▷ 한수진/사회자:

예.

▶ 김가연 변호사/사단법인 오픈넷

그래서 그 이유가, 사이트에 올려져 있는 한 만화에 부적절한 내용이 있고, 또 만화에 나오는 성기를 모자이크 처리를 했는데도, 윤곽으로 보면 성기로 보이기 때문에, 음란물이어서 그 사이트 전체를 차단한 그런 해프닝이 있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예.

▶ 김가연 변호사/사단법인 오픈넷

그리고 또 법원에서도 이렇게 판단하기 힘든 음란물을 행정기관이 검열을 한다는 그런 문제도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예. 기준이 명확치 않다 하는 그런 말씀을 좀 지적을 해주셨고요. 그리고 또 과도한 검열에 대해서도 좀 우려를 하고 계시네요?

▶ 김가연 변호사/사단법인 오픈넷

예. 그래서 위에서 말씀드린 대로 음란물 판단이 어려운데, 이 음란물 판단을 하려면 처음부터 끝까지 동영상을 다 봐야 되는 겁니다.

그래서 육안으로 다 검사를 해야 되는데, 사업자들의 경우는 음란물을 차단하지 못한다면 처벌을 받을 수 있어서, 조금이라도 음란물처럼 보이면 차단을 하게 되겠죠.

그래서 뭐 '살'만 보인다면 차단을 한다든지, 야한 내용이 있으면 무조건 차단한다든지, 그런데 이런 경우는 성인도 볼 수 있는 어떤 합법적인 성인물이나 예술작품까지도 다 차단이 될 수 있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예.

▶ 김가연 변호사/사단법인 오픈넷

그렇게 되면 이용자들, 성인의 알 권리가 침해될 뿐만 아니라 예술가들의 표현의 자유도 침해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요. 말씀을 듣다 보니까 자꾸만 그런 생각이 드는데, 어쨌든 음란물 규제를 강화해야 되는 게 아니냐는 생각입니다. 요즘 같이 인터넷 발달하고, 지금 무분별한 각종 정보들이 넘쳐나는 세상에서 아이들 걱정하는 분들 참 많거든요.

▶ 김가연 변호사/사단법인 오픈넷

예예. 맞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현실적으로 어떤 대안이 있을까요?

▶ 김가연 변호사/사단법인 오픈넷

그런데 음란물은 이제 성인에 대한 규제인 거고요.

▷ 한수진/사회자:

예.

▶ 김가연 변호사/사단법인 오픈넷

청소년 보호를 위한 규제는 이미 따로 있습니다. 따라서 청소년유해매체물 관리를 따로 하고 있고, 그런 청소년 보호를 위한 다양한 규제들이 많기 때문에, 굳이 여기서 더 규제를 만들어낼 필요는 없다고 보입니다.

그리고 또 무조건 사업자를 잘 단속하기보다는 음란물을 잘 걸러내는 경우 인센티브를 주는 등으로 해서 자율규제를 유도하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어떤 기술을 범죄시하는 경우는 또 그 산업도 발전할 수 없고요.

무조건 나쁘기 때문에 금지하고 처벌한다, 이렇게 하는 것은 미국의 금주령 시절에 오히려 마피아가 번성을 했거든요.

▷ 한수진/사회자:

예.

▶ 김가연 변호사/사단법인 오픈넷

그런 것처럼 음란물의 가치가 높아져서 오히려 음란물 유포를 더 조장하는 그런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네, 오늘은 여기까지 말씀 들어야 되겠네요.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가연 변호사/사단법인 오픈넷

네. 감사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김가연 변호사와 말씀 나눴습니다.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