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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그룹 24일 회의서 '그리스 협상' 부결 가능성

협상시한 30일에도 실패하면 '질서있는 디폴트' 전망

그리스와 국제채권단 모두 '벼랑 끝 전술'로 맞섬에 따라 구제금융 분할금 지원을 논의할 24일 협상이 부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다만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재무장관 협의체인 유로그룹이 24일 회의에서 합의하지 못해도 그리스가 곧장 채무불이행(디폴트)을 맞는 것은 아니다.

이번 협상의 시한인 오는 30일에 극적으로 타결될 수 있고 그리스 정부가 현금이 부족하지만 이달 중 상환할 부채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양측이 끝내 타협하지 못해 그리스가 분할금 72억 유로(약 8조4천억원)를 받지 못한다면 국제통화기금(IMF) 부채를 갚아야 하는 5월에는 '질서있는 디폴트'를 맞을 수 있다.

◇"협상시한 24일 아닌 30일"…양측 '벼랑 끝 전술' 대치

재정의 현금이 바닥을 드러내는 그리스는 오는 24일 라트비아 수도 리가에서 열리는 유로그룹 회의에서 유럽연합(EU)과 유럽중앙은행(ECB), IMF로 구성된 채권단 '트로이카'와 협상을 타결하기를 바라고 있다.

그리스와 채권단은 지난 2월 20일 유로그룹 회의에서 그리스가 기존 합의사항에 기반해 작성한 개혁안을 채권단에 제출하면 이를 평가해 지난해 4분기에 주기로 했던 72억 유로 지급 여부를 4월 말까지 결정하기로 했다.

이에 그리스 정부는 지난달 개혁안을 제출했지만 채권단은 전 정부와 논의했던 긴축 정책에 견줘 연금과 민영화, 세율인상 등의 부문에서 긴축 노력이 미흡하다며 24일 협상을 비관했다.

최대 채권국인 독일의 볼프강 쇼이블레 재무장관은 15일 "다음 주에 해결책을 얻을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며 협상이 부결될 것으로 내다봤다.

쇼이블레 장관은 또 "그리스가 지난 수년간 이룬 가장 중요한 것은 임금 삭감이었고 이는 경쟁력을 강화시켰다"면서 "지난 두 달간 그들은 이런 발전을 망쳐놓았다. 비극이다"라고 덧붙였다.

발디스 돔브로브스키스 EU 집행위원회 부위원장도 "리가에서 열리는 유로그룹 회의는 4월 말로 예정된 협상을 점검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30일 전에 합의는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처럼 채권단이 돈과 시간에 쫓기는 그리스를 압박하고 있지만 긴축 완화를 공약한 급진좌파연합(시리자) 정부는 추가 긴축은 '금지선'이라며 물러서지 않을 것임을 거듭 강조했다.

그리스 ANA-MPA 통신은 쇼이블레 장관 발언 직후 정부 소식통들이 "구제금융 각서는 죽었고 긴축 정책은 복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임금과 연금 삭감 등의 후퇴적 조치들은 타협의 대상이 아니라며 "현재 협상의 문제는 그리스가 상세한 개혁 정책들을 제출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들은 개혁안이 있고 채권단도 이를 잘 알고 있으며 (파이낸셜타임스에) 개혁안을 유출한 것도 채권단이라고 밝혔다.

그리스는 26쪽짜리 개혁안에서 14개 부문의 72개 정책을 제시했다.

아울러 소식통들은 "그리스와 외국의 극보수층은 협실을 인정하기를 거부하고 있다"며 긴축 정책이 시행됐지만 실패했고 그리스 국민 다수가 고통을 겪는 비극으로 이끌었다며 쇼이블레 장관을 반박했다.

이들은 또 "(채권단이) 디폴트 시나리오를 흘리거나 흡족해하는 대신 그들의 정책이 실패했음을 깨달아야 한다"며 "특히 그리스는 지난해 8월 이후 1유로의 지원도 받지 않았지만 지금까지 정상적으로 채무를 이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채권단과 달리 그리스 관리들은 협상이 더디지만 진척되고 있다며 24일 회의에서 타결될 것으로 예측했다.

유클리드 차칼로토스 외무차관은 "협상은 항상 자정 5분이나 3분 전에 타결되는 것이기 때문에 24일에 합의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질서있는 디폴트'·'조기총선' 우려도 커져

그리스는 24일 타결을 자신했지만 독일 등 주요 채권국의 반대를 고려하면 협상 시한인 30일까지 줄다리기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도 유로그룹의 정례 회의에서 부결되더라도 컨퍼런스콜을 통해 막판에 타결한 사례들이 적지 않다.

30일에도 실패하면 그리스는 디폴트가 불가피하고 이 경우 양측 모두 상당한 충격이 불가피해 타협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국제금융센터 김위대 유럽팀장은 "현재로서는 24일 회의에서 타결하는 대신 30일에 화상전화회의에서 결론을 낼 가능성이 가장 크다"며 "30일에도 합의하지 못하고 협상 시한을 연기한다면 '질서있는 디폴트'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리스 정부가 보유한 현금은 5월 초까지만 버틸 수 있어 72억 유로를 받지 못하면 5~6월 IMF 부채 25억 유로를 제때 갚지 못하는 '선택적' 또는 '질서있는' 디폴트를 낼 것으로 예측된다.

아울러 그리스가 채권단이 요구한 긴축 정책의 일부를 수용하면 시리자 내 강경파의 반발로 의회 표결이 부결되거나 국민투표, 정부 신임투표, 조기총선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리스 일간 카티메리니는 알레코스 플람부라리스 국무장관이 조기총선은 고려하지 않지만 협상에 실패하면 국민투표를 요구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시리자 관리들은 긴축 완화를 공약해 국민의 선택을 받았기 때문에 긴축을 수용하려면 다시 국민투표를 거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상황에 따라 유로존 탈퇴 여부도 국민투표에 부쳐질 수 있으며 투표 결과에 따라 조기총선을 치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카티메리니는 그리스 정부가 일시적 유동성 해결책으로 유사시 모든 공공기관이 보유한 현금을 그리스 중앙은행으로 이전하도록 규정한 1951년에 제정한 법률을 시행하는 대안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 조치를 시행하면 25억~30억 유로를 충당해 5월 중순까지 재정을 운용할 수 있다고 추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그리스가 최악의 상황인 선택적 디폴트를 맞더라도 유로존 탈퇴로 이어지지 않아 ECB의 긴급유동성 지원은 받을 수 있다.

독일 언론들은 독일 정부가 디폴트 상황에도 그리스를 유로존에 남기는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으며 쇼이블레 장관도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는 없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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