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희생자 넋 머무는 팽목항…노란 리본 넘실

<앵커>

그럼 이번에는 작년 4월 16일 이후 시간이 멈춘 곳, 진도 팽목항으로 가 보겠습니다.

최재영 기자, 전해 주시죠.

<현장 앵커>

네, 저는 지금 팽목항 방파제에 나와 있습니다. 희생자 304명, 실종자 9명의 원혼과 남은 가족들의 한이 서려 있는 곳입니다. 참사 1년이 지난 오늘(16일), 제 뒤로 보이는 등대는 환하게 빛을 밝히고 있지만 피해자 가족들의 원통함과 분노는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이곳 팽목항에는 아직도 희생된 아이들을 위한 음식이 차려진 상들이 남아 있습니다. 지난 1년을 고스란히 기억하고 있는 이곳을 오늘 하루 많은 추모객들이 찾았습니다.

보도에 박아름 기자입니다.

<기자>

진도대교를 넘어 노란 깃발을 따라가면 세월호 희생자들의 넋이 머물고 있는 팽목항이 나옵니다.

수많은 가족이 셀 수 없는 밤을 뜬눈으로 지새우며 울음을 토해낸 방파제.

참사 1주기를 맞아 전국에서 추모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졌습니다.

리본 물결을 따라 걷다 보면 빨간 등대 앞에 자연스레 발걸음을 멈추게 됩니다.

기다림의 등대에는 희생자 304명을 뜻하는 계란 모양 전구가 달렸습니다.

그리고 펼쳐진 기억의 벽.

무릎 높이 벽을 채운 4천600여 개의 타일에는 희생자 한 사람 한 사람을 추모하는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이경미/전남 해남 : 둘째 아이가 고3이거든요. 작년에 딱 고2예요. 항상 드는 생각이 어머, 그 아이들이 내 딸일 수도 있었는데 이런 생각이 항상 들거든요.]  

희생자들의 이름 초성이 새겨진 석조물이나 아직 돌아오지 못한 실종자 9명의 얼굴을 마주할 때면 절로 마음이 숙연해집니다.

사고 해역에서 30km가량 떨어진 팽목항은 그날의 처참한 광경을 고통스럽게 지켜봐야 했습니다.

쓰라린 아픔을 간직한 이곳에서,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는 추모식이 열렸습니다.

종교인은 기도하고, 학생들은 편지를 쓰고, 각자의 방식으로 추모의 마음을 모았고, 그 마음은 하늘에 닿았습니다.

(영상취재 : 정상보, 영상편집 : 김경연) 


▶ "유족 되고 싶다" 세상에서 가장 슬픈 소원
▶ [스브스 뉴스] 목숨 구했지만…유리창 속 "살려달라" 기억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