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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로 남은"…세월호 의인 박지영 모교서 추모식

세월호 참사 1주년인 오늘(16일) 침몰하는 세월호에서 승객 탈출을 돕다가 숨진 승무원 박지영(22·여)씨를 기리는 추모식이 그의 모교에서 열렸습니다.

오후 경기도 시흥시 하상동 시흥고등학교 지영동산(학교 숲)에서 진행된 추모식에는 이 학교 학생과 교사, 박 씨의 어머니 이시윤(50)씨 등 150여 명이 참석했습니다.

추모식은 희생자들에 대한 묵념, 추모비 제막, 추모사, 추모곡 등으로 진행됐습니다.

추모비는 동문회, 학생회, 학부모회, 운영위원회, 교직원회 등이 함께 세운 것으로 앞면에 '6회 동문 의사자 박지영을 기리며'라는 비문이, 뒷면에는 시흥고 백일장에서 대상으로 선정된 1학년 홍지윤 학생의 '4월의 그날'이라는 제목의 시가 새겨졌습니다.

홍 양은 "피기도 전에 져버린 꽃/ 그대가 희생한 한 인생은/ 이미 그 존재만으로도/ 향기가 되어 남았습니다…"로 시작하는 자신의 추모시를 낭송해 주변을 숙연하게 했습니다.

시흥고 강호경 교장은 추모사에서 "고인은 자신의 목숨을 희생하면서 많은 학생들을 구한 최고의 이타심을 보여준 우리의 영웅"이라며 "이 추모동산에 새겨진 의사자의 거룩한 희생정신은 우리 학생들의 가슴에 담겨 영원히 되살아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시흥고 합창부 학생들이 "그곳에서 울지마오, 나 거기 없소, 나 그곳에 잠들지 않았다오"라는 가사가 담긴 '내 영혼 바람되어'와 '유 레이즈 미 업'(You Raise Me Up)을 추모곡으로 부를 때에는 곳곳에서 흐느낌이 새어 나왔습니다.

추모식에 앞서 박 씨의 어머니 이 씨는 "딸을 잃고 지켜주지 못한 죄스러운 마음에 집에서 은둔하다시피 살았고 그렇게 1년이 흘렀다"며 "많은 분들이 감사하게도 딸을 기억해줘서 겨우 버티고 있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박 씨는 시흥고를 졸업한 뒤 대학에 입학했지만 이듬해 아버지가 암으로 세상을 떠나자 어머니와 여동생의 생계를 책임지려고 휴학계를 냈습니다.

이후 2012년 10월 청해진해운에 입사해 세월호에서 승무원으로 일하던 중 참사 당시 승객들의 대피를 돕다가 목숨을 잃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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