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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마다 습격당해요"…'두 얼굴'의 고양이

스브스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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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광역시의 거주하는 박은지 씨는 지난 6개월 간 매일 밤 누군가에게 습격을 당하고 있습니다. 같이 사는 사람도 없는데 자고 일어나면 온몸이 상처투성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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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사이 누군가에 공격을 받아 흘린 피의 흔적이 그대로 옷에 남아있습니다. 도대체 밤 사이 박 씨의 얼굴을 공격하는 정체는 무엇일까요? 그 범인은 다름 아닌 동거묘 '동식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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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만 되면 하이드로 변하는 동식이. 하지만 낮에 본 동식이는 착하디 착하고 순하디 순한 귀염둥이 그 자체입니다.  새끼 때부터 한 방, 한 침대에서 잘 지냈었던 동식이는 도대체 왜 밤이면 하이드로 변해 주인을 공격하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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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창호 / ㅎ 동물병원장 : 혈액검사에서도 그렇고 엑스레이 검사, 초음파검사에서도 지금의 증상을 유발할만한 다른 문제는 전혀 없습니다.]

건강검진 결과, 동식이의 건강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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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동식이의 행동을 며칠 관찰했더니 밤뿐만 아니라 낮에도 잠을 자기만 하면 이상한 행동을 합니다. 마치 발작하듯 몸을 튕겨내더니, 어떤 때는 갑자기 용수철처럼 솟구칩니다. 이쯤 되면 본인도 놀랄 듯한데 다시 잠에 빠져들고... 또다시 격렬하게 움직이고... 잠만 잤다 하면, 이상행동을 보이는 동식이. 동식이는 몽유병인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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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홍범 : 'ㅋ' 수면센터 원장 : 이 고양이 자체는 그런 것(몽유병)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잠을 자다가 갑자기 격한 행동을 보이고 공격적이고 그게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이런 걸로 봐서 사람으로 치면 렘(REM) 수면 행동장애, 꿈의 내용을 행동으로 옮기는 그런 문제에 더 가깝다고 생각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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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전문가들은 동물들에게도 몽유병이 나타나긴 하지만, 몽유병의 경우 어떤 행동을 길게 이어하는 것이 특징이기 때문에 동식이의 경우는 몽유병으로 볼 수 없고, 오히려 꿈속 행동이 실제로 나타나는 것에 가깝다고 이야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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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민 / 건국대학교 수의학과 겸임교수 : 동물들도 꿈을 꾸거든요. 고양이 같은 경우 하루에 열여섯 시간 이상을 자고 대부분 렘(REM)수면 꿈을 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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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동물들도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자신이 겪었던 경험이나 기억을 바탕으로 꿈을 꾼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유난히 공격적인 행동을 보이는 동식이는 도대체 어떤 꿈을 꾸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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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동식이는 이 집에서 태어난 것이 아니었습니다. 2년 전 겨울, 생후 3개월이었던 동식이는 가게 뒷마당 구석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약한 몸 때문에 어미에게서도 버림받은 동식이는 홀로 추위와 배고픔을 견뎌내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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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일까요. 주인 은지 씨가 외출을 하고 혼자가 되면 유난히 한참을 울었던 동식이. 자신의 공격 때문에 입원을 하면서도 자신을 아껴주는 주인을 만났지만, 아직도 어린 시절 어미에게 버림받은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해 악몽을 꾸고, 그것이 공격적인 성향으로 나타났던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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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식이의 아픈 이야기에, 더 마음이 아픈 은지 씨. 동식이의 아픔을 치료하기 위해 전문가들의 조언에 따라 여러 가지를 시도하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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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민 / 건국대학교 수의학과 겸임교수 : 동식이 같은 경우에는 지금 꿈꾸는 걸 그대로 행동에 옮기는 게 문제잖아요. 그래서 그걸 억제하는 약물요법을 사용하게 될 건데 동식이의 성격을 고려해 볼 때 주인분과 격리해서 사용하게 되면 효과가 떨어질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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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째] 마음을 안정시켜주는 약을 먹이와 함께 먹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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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함께 놀아주며 동식이가 혼자가 아니라는 인식을 심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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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숙면을 위해 움직임이 많은 놀이를 하며 체력을 소모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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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심신 안정을 위해 특별하게 제작된 아로마 제품을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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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번째] 고양이 심신 안정에 도움이 되는 자장가를 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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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이란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도 어릴 적 안 좋은 기억에 시달리며 자신도 모르게 밤이면 하이드로 변했던 동식이. 이제는 자신을 위해 갖가지 노력도 마다하지 않는 주인 은지 씨 옆에서 행복한 꿈을 꾸었으면 좋겠습니다.  

(SBS 스브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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