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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뮤지컬 ‘캣조르바’ 가족극의 편견을 깨다

[리뷰] 뮤지컬 ‘캣조르바’ 가족극의 편견을 깨다
흔히 뮤지컬은 소재와 구성에 따라 타겟 관객층이 달라진다. 국내에선 흔히 성인들이 즐길 수 있는 뮤지컬과 어린이 관객들이 즐길 수 있는 공연으로 양분된다. 지난 11일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막을 올린 ‘캣 조르바’는 양측을 모두 어우르는 가족뮤지컬을 목표로 한다. 색다른 소재와 만화적 구성으로 다양한 관객을 모으겠다는 뜻이다.

‘캣 조르바’는 수학천재 명탐정 고양이 조르바가 아이와 남편을 잃어버린 고양이 미미가 실종사건을 의뢰하면서 벌어지는 내용을 다룬다. 극중 대 전제는 인간세계와 분절된 비밀왕국 ‘이페르’에서 벌어진다는 점이다. 사건을 하나씩 풀어가는 과정에서 미스터리가 나타나고 조르바는 위기마다 수학적 재능으로 이를 극복해나가며 조금씩 사건의 실체에 가까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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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과 악이 뚜렷한 단순한 구조의 어린이 뮤지컬에 익숙했던 관객들이라면 ‘캣 조르바’의 탄탄한 스토리를 비롯해 24인조 오케스트라로 연주 녹음된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 등 만듦새는 신선하고 새로운 경험이 될 터. 또 어린이 관객의 기호에 맞추면서도, 미스터리와 반전의 재미가 있는 스토리 라인은 어린이들이 80분 동안 더 깊숙이 몰입을 하게 하는 요소가 된다.

배우들의 연기도 박수를 쳐주고 싶다. 명탐정 ‘조르바’ 역을 맡은 김순택과 딸 루나를 찾기 위해 인간세상에 온 길 고양이 미미 역을 맡은 배우 허은미 등의 열연과 가창은, 성인 관객들의 높은 눈높이에도 손색이 없다. 배우 최영조는 가는귀가 먹은 고양이 코비 역을 맡아서 연신 웃음을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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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캣 조르바’가 의미 있는 이유는, 단면적인 스토리 구조로 아이들의 눈높이를 맞췄지만 상대적으로 작품성과 만듦새가 떨어지는 상당수의 가족 뮤지컬의 편견을 깼다는 점이다. 다양한 연령대와 성별을 뛰어넘어 흥미진진한 스토리를 가족뮤지컬로 재탄생 시켰다는 점은 다양성 부족을 지적받아온 국내 뮤지컬에서 의미있는 시도였다. 극 중간에 4~5번에 걸친 음향사고가 옥에 티로 남았지만, 이러한 실수를 극복해 '캣 조르바'가 회를 거듭할 수록 더욱 완성도 있는 공연으로 거듭나길 기대해 본다.

뮤지컬 ‘스프링어웨이크닝’ ‘쓰릴 미’ ‘아르센 루팡’의 이종석 연출, ‘추노’ ‘해신’의 작곡가 마르코, 빌리엘리어트’ ‘웨딩싱어’의 이나영 음악감독 등 창작 스태프들의 참여한 뮤지컬 ‘캣 조르바’는 다음달 8일까지 공연된다.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강경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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