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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슨 전 美 재무장관이 전하는 8가지 중국 대응법

"중국과 협상할 때는 한명만 말해라. 그들은 막바지 '깜짝쇼'를 좋아하지 않는다. 결국엔 힘으로 경쟁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미국내 지중(知中)파 인사로 꼽히는 헨리 폴슨 전 재무장관이 과거 중국 지도자들과의 친교, 중국과의 협상 경험 등을 바탕으로 미국 입장에서 중국을 다루는 8가지 방법을 월스트리트저널에 기고했다.

폴슨 전 장관은 미국과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양자관계를 맺고 있는 나라라며 "중국은 미국의 안보, 경제, 환경 등 다양한 측면에서 더할 나위없이 중요한 나라로 머잖은 미래에 세계 최대 경제국으로 미국을 넘어설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학자나 이론가가 아니라 중국을 100번 이상 방문하고 지난 24년간 중국 고위인사들과 관계를 맺었던 한 사람으로서 중국 대처법을 제시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중국을 돕는 것이 미국과 세계가 더 나아지도록 하는 방법일 수 있다며 "우리를 돕는 자를 도와라"는 원칙을 먼저 제시했다.

협상을 통해 중국 시장을 개방하고 경쟁의 장으로 끌어들이기 어려워지면 자신을 포함한 미국인들은 중국 관료들이 경제목표를 달성하도록 지원했다는 것이다.

특히 중국 지도부는 내부 개혁을 추진하기 위한 방편으로 대외적 압박을 이용하곤 했다.

2013년 미중 양자 투자협정(BIT) 협상 과정에서 중국은 내부 개혁을 가속화하려는 목적도 갖고 있었는데 이 협상이 결실을 거두면서 중국은 시장을 더 개방하고 내수 주도 성장으로 전환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이런 것들이 미국에도 좋은 일임은 물론이라고 폴슨 전 장관은 썼다.

그는 이어 "빛을 밝혀라. 어둠속에선 어떤 좋은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며 중국의 내부개혁을 지원하는 것은 투명성을 높이고 보편적 기준에 맞추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투명성은 부정부패와 맞서면서도 일반 중국인의 신임을 얻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것이다.

세번째는 "한명만이 말하라." 중국의 정책결정은 고위 인사 한명의 책임하에 이뤄지는데 상부의 명확한 지침이 하부로 내려가 공유되는 방식이다.

그래서 중국 고위관리들은 미국측의 적당한 카운터파트가 없을 경우 미국 대통령과 상대해야 하는지를 자신에게 묻곤 했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이 재무장관직을 떠난 이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중국과 관계를 맺는데 있어 믿을만한지를 물은 중국 관리들이 수도 없이 많았다고 전했다.

또 "중국이 합당한 자리에 앉아있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국제사회가 중국에 대해 보다 중요하고, 책임있는 역할을 하기를 원하는 만큼 중국이 세계경제가 잘 돌아가도록 나설 수 있는 기회를 줄 필요가 있다.

그는 아울러 중국이 국제사회의 리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미국은 실용적 절충안을 마련하거나 중국측 요청에 화답할 준비를 갖춰야 한다고 주문했다.

폴슨 전 장관은 그러나 미국과 중국은 힘으로 경쟁할 수밖에 없다며 "미국의 경제적 리더십을 보여주라"고 조언했다.

미국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위상을 재확인하고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기반으로 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창설에 주도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중국에 "'예스'라고 말할 방법을 찾아볼 것"을 당부했다.

중국에 미국식 체제와 방식을 채택하도록 설득하는 것보다 새로운 정책을 함께 창안하거나 오래된 것을 새롭게 바꾸도록 하는 것이 더 낫다는 것이다.

그는 중국이 미국의 재정적자 고민을 해결해줄 수 있을지 몰라도 미국은 중국식 성장모델을 바꿀 수가 없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이런 양측의 개혁 노력이 양국을 보다 상호보완적인 기반에 올려놓을 것으로 기대했다.

"'깜짝 쇼'를 피하라." 그는 완벽히 준비돼 있지 않으면 면담에 나오지 않는 중국 기업의 임원이나 정부 지도자를 많이 봤다며 중국측의 심도있는 협상준비 및 정책결정 과정을 고려할 때 복잡한 사안에서 막바지 반전은 중국측 당사자를 힘들게 할 뿐이라는 것이다.

그는 중국과 협상할 때 급격한 반전이나 돌발 상황을 피하도록 하고 북한 핵문제 같은 홀로 해결하기 어려운 사안은 비상대책을 통해 충분히 협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폴슨 전 장관은 마지막으로 "중국의 현실을 반영할 것"을 조언했다.

꿈이나 희망이 아니라 '팩트'가 중국을 대하는 방향을 제시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중국은 미국과 매우 다르고 이해 가능한 범위를 넘어설 수 있기 때문에 중국내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가급적 충분히 알아둘 필요가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그러면서 할 수 있는 것에만 초점을 맞춰 실리적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부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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