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한적, 김성주식 조직개편…'무늬만 대북업무' 논란

대한적십자사(한적)가 김성주 총재 취임 이후 첫 조직개편을 단행하면서 대북업무를 경시했다는 지적이 나와 논란이 예상된다.

한적은 12일 지난 1일자로 재난안전국과 병원사업국을 신설하고 기존의 사업기획국과 사업추진국 등을 재편하며 대대적인 조직개편과 인사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우선 병원사업국을 신설하면서 기존 병원보건안전국 밑에 있던 병원정책팀을 병원 정책과 사업의 두 개 팀으로 확대·분리해 병원관련 사업조직을 확대했다.

또 재난안전국을 신설하면서 기존에 있던 재난구호팀, 보건안전팀을 끌어오는 것 외에 적십자아카데미팀을 새로 만들어 실무를 지원하도록 했다.

봉사와 청소년적십자(RCY) 업무를 담당하는 사업추진국은 봉사·RCY국으로 이름을 바꿔 정체성을 분명히 하고 업무 효율을 위해 프로그램개발운영팀을 신설했다.

한적은 이로써 핵심 사업부서를 ▲재난안전국 ▲국제남북국 ▲봉사·RCY국 ▲병원사업국의 4개 국(局)으로 정리하면서 재난안전, 봉사, 의료 기능을 확대 또는 강화했다.

이번 조직개편은 김 총재가 지난해 10월 취임하고 나서 처음 실시한 조직정비로, 앞으로 김 총재의 한적이 나아갈 방향과 초점을 보여주는 인사로 평가된다.

한적 측은 "세월호 사고 등 지난해부터 재난안전 관련 이슈가 부각되면서 김 총재 취임 후 특히 재난안전 대비와 관련 교육을 키워보자는 측면"이라고 개편 취지를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핵심 부서 중 유일하게 아무 변화가 없는 국제남북국을 두고 사실상 남북관계 업무를 너무 가볍게 보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전담 인원으로만 보더라도 재난안전 담당 3개 팀에 9명이 배치됐지만 대북문제를 전담하는 남북교류팀은 그 3분의 1인 3명에 그쳤다.

이 때문에 당장 한적이 올해 추진할 사업 진행도 버거워 보인다.

한적은 올해 30억원 규모의 이산가족 생존자 영상편지 4천편 제작 및 유전자(DNA) 정보 1만 개 저장 등의 사업을 추진 중인데다 지난 1월에는 연내 이산가족 정례 상봉을 추진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팀장과 실무 직원 2명이 이 모든 일을 담당해야 하는 상황이다.

나아가 이미 국가 재난안전 총괄 부처인 국민안전처가 있는데 한적이 업무 역량을 재난안전에 치중하는 것은 정부 내 역할 중복이라는 지적도 있다.

한적 측은 "이산가족 상봉 같은 실제 행사가 있을 때에는 본사 다른 부서와 지사에서 10여명 정도를 투입해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한다"면서 "지난해 2월 이산가족 상봉 때에도 이렇게 운영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한적의 또 다른 관계자는 "남북관계 업무에 전문성이 없는 직원들이 모이면 효율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이런 식이라면 차라리 남북관계 업무를 포기하는 것이 좋지 않냐는 지적을 받기도 한다"고 털어놨다.

(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