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에 자율출퇴근 바람…"창의성·몰입도 높여"

삼성전자가 내일(13일)부터 본사 기준으로 자율출퇴근제를 전면 시행합니다.

주당 40시간을 채우고 하루에 최소 4시간 이상을 일하면 '알아서' 근무시간을 조정할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 사이에 자유롭게 출근할 수 있는 겁니다.

퇴근도 밤 10시까지 본인이 시간을 조절할 수 있게 됩니다.

2012년 수원 DMC연구소에 시범 도입돼 지난해 7월부터 연구개발과 디자인 직군 중심으로 확대했고, 이번에 전 직군으로 범위를 넓힌 것입니다.

삼성전자는 해외사업장에도 이 제도를 확산할 계획입니다.

삼성전기와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등 다른 전자부문 계열사로 전파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에 따라 다른 대기업에도 이런 식의 '유연 근무제'가 확산될지 관심입니다.

재계에 따르면 이미 부분적으로 자율 출퇴근제를 도입한 기업들도 꽤 있습니다.

업종 특성상 불가능한 기업도 있지만, 상당수 기업들이 다양한 형태의 '유연근무제'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SK그룹은 2013년 수펙스추구협의회에서 사람·문화 혁신 차원의 권고 지침을 내놨습니다.

계열사별, 팀별, 부문별로 알아서 유연근무제를 실시하도록 권고한 겁니다.

이에 현재는 SK이노베이션과 SK텔레콤 등 주력 계열사에서 부분적으로 시행되고 있습니다.

LG그룹도 LG생활건강과 LG이노텍 등 일부 계열사에서 유연근무제를 실시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남녀 직원 구분없이 육아기 출근시간 조정제를 희망자에 한해 실시하고 있습니다.

이 제도는 출산부터 만 8세까지 자녀를 둔 직원들이 필요에 따라 출근시간을 오전 9∼10시 사이로 선택할 수 있는 제도입니다.

공기업에도 자율 출퇴근 바람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한전KDN은 본사 지방이전을 계기로 업무 의욕을 고취하고자 직원들이 출퇴근 시간을 알아서 정하는 '근무시간 선택제'를 이번달부터 도입했습니다.

주 5일을 일하는 기존 근무체제의 골간은 유지하되 직원들이 필요에 따라 출퇴근 시간을 정할 수 있게 자율권을 주는 겁니다.

다만 오전 8시∼오후 8시 사이 하루 4시간 이상은 근무해야 한다는 기준을 뒀습니다.

하지만 유연근무제에 미온적인 기업도 상당수입니다.

현대차그룹에서는 자율 출퇴근 방식이 전혀 검토되지 않는 상황입니다.

업종특성상 생산공장과 영업조직 중심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유연 근무는 현실적으로 도입하기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이밖에도 중공업과 제철도 업종 특성상 유연근무제가 거의 불가능합니다.

통상적으로 제품과 사업장의 규모가 큰 '중후장대(重厚長大)' 산업일수록 플렉시블 근무 시스템을 도입하기 어려운 특성이 있습니다.

유통업도 유연근무제와는 거리가 있습니다.

롯데와 신세계 계열사 중에는 롯데마트가 유일하게 시간대별 조근무를 하는데 이는 마트 영업시간이 길어 불가피하게 조를 짜는 것일 뿐 진정한 의미의 유연근무제로 볼 수는 없다고 업계 관계자는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