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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성완종 전 회장 사망…검찰수사 중 극단적 선택 반복되는 이유는?

* 대담 : 표창원 소장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 한수진 / 사회자 :

검찰의 자원외교 비리 수사 핵심 고리로 알려졌던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유서를 남기고, 시신으로 발견되었습니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 회장이었고, 집권 여당의 국회의원까지 지낸 사람이 왜 이런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 건지, 또 남은 과제는 무엇인지, <표창원의 사건과 사람들>에서 분석해 보겠습니다. 표창원 소장님,어서오세요.

▶ 표창원 소장 / 범죄과학연구소 :

네, 안녕하세요?

▷ 한수진 / 사회자 :

일단, 상황을 좀 정리해볼까요?

▶ 표창원 소장 / 범죄과학연구소 :

검찰의 자원외교 비리 수사가 석유공사, 가스공사, 광물자원공사 등 관련 공기업 비리 혐의에 초점을 맞춰 진행되어 왔습니다. 그 첫 출발점이 전 새누리당 의원으로 이명박 정부 핵심인맥 중 하나로 알려진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이었죠. 

성 회장은 해외자원개발을 빌미로 800억 원의 사기성 대출을 받은 의혹과 함께 회삿돈 250억 원 횡령, 그리고 9,500억 원에 달하는 분식회계 혐의를 받고 지난 6일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상태였습니다. 그리고 어제 오전 10시 30분에 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로 되어 있었죠. 그런데 어제 새벽 5시경 집을 나섰고, 사망한 상태로 발견되었습니다.

▷ 한수진 / 사회자 :

검찰이 영장을 청구한 뒤 성 회장이 기자회견을 자청해서 억울하다고 하소연을 했었죠?

▶ 표창원 소장 / 범죄과학연구소 :

그렇습니다. 검찰이 영장을 청구한 지 이틀 후인 8일, 그제죠, 서울 명동에 있는 한국 은행연합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억울함을 호소했는데요, 그런데 혐의내용에 대한 구체적인 반론이 아니라 정치적 보복에 대한 오해와 억울함이 주 내용이었습니다.

▷ 한수진 / 사회자 :

정치적 보복이다, 오해다, 표적 수사다?

▶ 표창원 소장 / 범죄과학연구소 :

그렇습니다. 성 회장은 자원비리 수사가 전 정권, 이명박 정부와 가까운 인물에 대한 표적수사라고 인식했고,자신은 사실 이명박 전 대통령보다 박근혜 현 대통령과 더 가까운 사람이다, ‘MB맨이 아니라, MB 정부의 피해자”다 이런 주장을 했죠. 구체적인 근거도 제시했는데요, 지난 2007년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이명박 후보가 아니라 박근혜 후보를 도왔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경선 결과 박 후보가 패배하고 이 후보가 승리하자, 박 후보의 뜻에 따라서 이명박 후보의 대통령 당선을 위해 노력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뒤 자신에게 돌아온 것은 2009년 1월 경남기업의 워크아웃 명단 포함이었다, 그래서 피해자다, 이런 주장을 했죠.

▷ 한수진 / 사회자 :

이명박 정부의 수혜자가 아니라 피해자다, 오히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람으로 오해 받아서 자원외교 비리 수사의 핵심타깃이 되었다, 이건가요?

▶ 표창원 소장 / 범죄과학연구소 :

성 전 회장 주장은, 문제가 된 ‘자원개발 성공불융자금’, 성공하면 융자를 갚고 실패하면 안 갚는 성공불융자금을 받은 기업의 수가 86개에 달하기 때문에 특혜라는 주장은 잘못되었다, 그리고 단지 결과적으로 실패했을 뿐이지 사기나 사적인 유용은 없었다, 그런데 검찰이 마치 자신을 지난정권과 유착해서 특혜를 받고 세금을 사적으로 유용한 파렴치범처럼 몰고 갔다,정치적 박해다, 그런 주장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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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수진 / 사회자 :

그렇다면, 이번 성 전 회장의 극단적인 선택은 억울함의 표현이다, 이렇게 볼 수 있을까요?

▶ 표창원 소장 / 범죄과학연구소 :

꼭 그렇게만 볼 수는 없을 듯 합니다.

▷ 한수진 / 사회자 :

그럼, 어떻게 봐야 하죠?

▶ 표창원 소장 / 범죄과학연구소 :

지난 8일 기자회견의 모습도 억울함과 분노의 표출 보다는 호소와 도움 요청의 성격이 더 강해 보였고요,

▷ 한수진 / 사회자 :

난 지금 대통령 편이니, 전 대통령 편으로 오해하지 말고 보호해 달라?

▶ 표창원 소장 / 범죄과학연구소 :

그런 뉘앙스가 강했죠. 그리고 알려지기로는 측근과 전 의원들에게도 도움을 요청했다고 합니다. 물론 받아들여지지 않았고요, 유서 내용도 가족이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억울함이나 분노의 표현 보다는 삶의 정리, 가족과 지인에 대한 미안함 이런 내용들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고요.

▷ 한수진 / 사회자 :

눈물의 기자회견도 통하지 않으니까 모든 것을 포기하는 심경이 되었다, 이렇게 볼 수도 있겠네요?

▶ 표창원 소장 / 범죄과학연구소 :

그렇게 해석할 수 있는 정황과 행동들이었다고 볼 수 있죠. 무엇보다, 영장실질심사를 앞둔 날 새벽에 검은색 정장에 구두라는 산에 올라가는 사람과 어울리지 않는 복장으로 산에 올랐다는 것이 삶의 마지막 정리, 포기,모든 것을 놓는다는 심리로 해석이 됩니다.

▷ 한수진 / 사회자 :

이런 극단적인 선택이 안타깝습니다. 밝힐 게 있다면 법정에서 밝히고, 책임 질 것이 있으면 지고, 억울한게 있으면 밝혔어야 하지 않습니까?

▶ 표창원 소장 / 범죄과학연구소 :

그렇습니다. 참담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 그 심경이야 오죽했겠습니까? 하지만, 고인과 유가족에게는 참 안된 말씀이지만, 자살은 도피로 해석될 수 밖에 없습니다. 결코 문제를 해결해 주지 않고요. 다만, 이런 일이 자꾸 반복되는 배경에 검찰의 무리하고 비전문적인 수사관행이 있다는 비판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 한수진 / 사회자 :

지금 언뜻 기억나는 것 만 해도 최근 청와대 문건유출 관련 검찰수사를 받던 경찰관 최 모 경위, 그리고 과거 정몽헌 전 현대아산그룹 회장, 안상영 전 부산시장 등 여러 명인데요, 왜 이런 일이 반복되죠?

▶ 표창원 소장 / 범죄과학연구소 :

물론, 검찰이 정신과의사나 심리전문가가 아닌 이상 중요 범죄 피의자가 자살을 할 지 여부를 미리 알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반복되는 검찰 수사 중 자살 사건에는 동일한 패턴의 반복이 보입니다.

▷ 한수진 / 사회자 :

동일한 패턴의 반복이요?

▶ 표창원 소장 / 범죄과학연구소 :

일단 유력 정치인이나 기업인 관련 비리 혐의의 경우, 혐의 내용이 언론에 흘러나옵니다. 소위 여론몰이를 하는 거죠.

▷ 한수진 / 사회자 :

피의사실공표 아닌가요?

▶ 표창원 소장 / 범죄과학연구소 :

엄밀하게 따지면 그렇지만 이제까지 검찰이 피의사실 공표로 기소되거나 처벌받은 적이 없죠. 그리고 대개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고 기자들에게 내용을 슬쩍 흘리거나 질문에 답하는 방식을 사용해서 위법성을 피합니다.

그리고 나서 당사자가 반론을 제기하거나 억울하다고 하면, 수집했던 증거의 일부나 관련자 진술 등을 추가로 공개해서 심리적 압박을 가합니다.

▷ 한수진 / 사회자 :

대상자 입장에서는 정식 재판을 받기도 전에 여론재판을 받고, 마치 죄가 확정된 파렴치 범죄자가 된 기분이겠어요?

▶ 표창원 소장 / 범죄과학연구소 :

그 상황에서 실제로 억울하거나 정치적 박해라고 느끼는 사람도 있고, 실제 비리나 부패 범죄를 저질렀기 때문에 불안하고 두려운 사람도 있죠. 이 상태에서 검찰의 체포나 구속이 조금만 늦어지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들이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것입니다.

▷ 한수진 / 사회자 :

그렇다고 검찰이 비리수사를 안 할 수도 없는 것 아닙니까? 그리고 사회적으로 관심이 큰 사건일 경우에는 기소 전 까지 철저히 비밀을 지킬 수도 없고 말이죠.

▶ 표창원 소장 / 범죄과학연구소 :

그렇습니다. 무조건 검찰이 잘못했다는 것이 아니고요, 검찰의 무리하고 비전문적인 수사관행이 있다고 말씀드린 건데요, 우선, 가급적 체포나 구속 등 인신 확보 전에는 피의사실이 언론 등에 새어나가지 않도록 철저한 보안을 유지해야 합니다.

만약에 어쩔 수 없이 사실이 알려지거나, 수사 중 수사대상자가 억울함이나 분노, 혹은 불안이나 두려움 등의 감정이 고조되는 상황일 때는 조속히 체포나 구속을 집행해야 합니다.

만약에, 영장발부 절차상 시간이 소요된다면 변호인과 가족 등과 협의해 심리적 안정을 취하거나 보호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조언하는 등, 할 수 있는 예방책을 갖춰놓고 대비해야 합니다.

▷ 한수진 / 사회자 :

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표창원 소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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