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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럽약, 숟가락으로 먹이다 '실수'…성인의 2.7배

<앵커>

처방하는 의사나 약을 짓는 약사, 또는 보호자가 약을 투여할 때 잘못된 약을 쓰거나 약의 용량을 잘못 넣은 경우를 투약 실수라고 합니다. 국내 의약품 투약 실수에 관한 첫 보고서가 발표됐는데, 어린이에 대한 투약 실수가 성인의 2.7배에 달했습니다. 주로 시럽으로 된 약을 음료수에 섞어 먹이거나 이렇게 숟가락으로 떠먹이다가 용량보다 더 쓰게 되는데 주의가 필요합니다.

조동찬 의학전문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2주 전 11개월 된 아기가 나흘 치 감기약 시럽 50cc를 한번에 먹고 응급실에 왔습니다.

구토가 심했던 아기는 하루 동안 집중 치료받아야 했습니다.

[김문규/세브란스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 부모님들이 경황이 없어서 얼른 애를 데려오기 바쁜데 실은 얘가 뭘 먹었는지를 갖고 오시는 게 아주 중요합니다.]  

가정은 물론 어린이집에서도 약을 먹이면서 실수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어린이집 교사 : 4cc 정도 먹여야 하는데 8cc 용량을 보내시고 체크를 안 하시고 가면 선생님은 잘 모르고…]

한국 의약품안전관리원이 1989년부터 23년간 조사한 결과 어린이에게 약을 먹일 때 실수하는 비율이 성인보다 2.7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필요한 용량보다 더 많이 먹인 경우가 가장 많았고 좌약 해열제를 먹이는 것처럼 투여 방법이 잘못된 경우가 그다음으로 많았습니다.

몸집이 작은 어린이는 약을 필요량보다 조금만 더 먹어도 몸에 독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더 위험합니다.

하지만, 이번 보고는 실제 투약 실수보다 훨씬 적은 것으로 분석됩니다.

미국은 투약실수가 한 해 22만 건, 사망 사례는 8만 명이 보고됐는데 우리나라는 한 해 1만 건에 불과하고 사망 사례는 단 한 건도 보고되지 않았습니다.

의사나 약사가 잘못했는지 보호자의 실수인지도 구분되지 않았습니다.

[박병주/서울의대 예방의학과 교수 : 그걸 공개하지는 않죠. 공개하면 처벌도 문제지만 또 병원 간에 비교를 해서 이게 나쁜 병원 좋은 병원, 그렇게 낙인을 찍어 버리니까.]  

어린이에게 약을 먹일 때 실수를 줄이기 위해서는 숟가락을 쓰지 말고 바늘을 뺀 주사기나 계량스푼을 사용하는 게 좋습니다.

(영상취재 : 박영철·박승원, 영상편집 : 윤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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