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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범과 결혼하라니…사라진 여성 인권

<앵커>

성폭행을 당하고도 오히려 감옥살이를 하고, 그 뒤에는 성폭행범과 결혼해서 아이까지 낳아야 하는 기막힌 사연이 있습니다. 이슬람국가인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아직도 여성들이 이런 억압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노유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히잡으로 얼굴을 가린 굴나즈는 지난 2009년 16살 나이에 성폭행을 당했습니다.

성폭행범은 사촌 자매의 남편 아사둘라로 유죄를 선고받고 감옥에 갔습니다.

하지만, 성폭행을 당한 굴나즈도 12년 형을 선고받고 옥살이를 해야 했습니다.

죄명은 간통이었습니다.

감옥에서 성폭행을 당해 생긴 아이까지 낳아야 했습니다.

안타까운 소식을 들은 아프간 대통령의 사면으로 굴나즈는 감옥에서 일찍 나올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프간 사회는 그녀를 성폭행의 피해자가 아니라 부정을 범한 더럽혀진 여인으로 낙인찍었습니다.

[굴나즈/성폭행 피해자 : 저는 딸의 인생을 망치고 싶지 않았습니다. 또 제 스스로를 사회로부터 격리시키고 싶지 않아서 그(성폭행범)와 결혼했습니다.]  

굴나즈는 아프간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성폭행범과 결혼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사둘라/남편(성폭행범) : 만약 제가 아프간 전통을 어기고 그녀와 결혼하지 않았다면 그녀는 다시 사회로 돌아올 수 없었을 겁니다.]  

가족들이 말렸지만, 그녀는 성폭행범의 둘째 부인이 됐고, 셋째 아이까지 가졌습니다.

아프간 당국은 아프간 여성 인권 신장이 필요하다고 말하면서도 법과 전통을 핑계로 성폭행 피해 여성들의 고통을 외면하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박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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