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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평창조직위 2조3천억 원과의 전쟁

[취재파일] 평창조직위 2조3천억 원과의 전쟁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지난 6일 올림픽 글로벌 파트너인 삼성그룹과 총 1천억 원의 후원 계약을 맺었습니다. 현금 800억 원에 프린터-복합기를 비롯한 IT 제품과 의류 등 현물 200억 원입니다. 삼성그룹은 1998년부터 글로벌 스폰서로 동-하계 올림픽을 지원해왔는데 이번에 로컬 스폰서로도 참여하게 된 것입니다. 지난 2월24일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재벌총수들에게 평창올림픽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직접 당부한 게 큰 힘을 발휘한 것으로 보입니다.

평창조직위가 대기업과의 후원계약에 안간힘을 쏟고 있는 것은 ‘흑자올림픽’을 달성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재 예산인 2조2천703억 원, 약 2조3천억 원을 확보해야 합니다. 2011년 유치 당시 예산은 1조7천600억 원이었는데 지난해 1월 2조540억 원으로 증가했고 1년만인 올해 3월 기준으로 다시 2천억 원 이상 늘었습니다. 약 2조3천억 원은  인건비와 개-폐회식 비용 등 순전히 평창 동계올림픽이란 대회를 운영하는데 필요한 돈으로 조직위가 자체적으로 마련해야 합니다. 정부와 강원도가 부담하는 교통망 확충 비용과 경기장 공사비, 그리고 민간 자본이 투입되는 선수촌 건설비는 여기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권종오 취파_640

그럼 평창조직위는 2조3천억 원에 가까운 엄청난 금액을 어떻게 확보할 수 있을까요? 지난달 중순 제4차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조정위원회에 보고한 확보 계획안을 보면 이렇게 돼 있습니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로컬 스폰서 수입으로 8천5백30억 원입니다. 그 다음이 IOC가 TV 중계권료 등에서 배분해주는 것으로 4,057억 원입니다. 삼성, 코카콜라 등 12개 글로벌 스폰서에서 나오는 수입은 1,845억 원으로 잡혀 있습니다.

IOC 배분금과 글로벌 스폰서 수입은 2014 소치 동계올림픽을 기준으로 작성됐는데 두 가지를 합치면 5,902억 원입니다. 하지만 실제는 이보다 더 늘어날 수도 있습니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이 지난해 7월초 평창을 방문해 “IOC 수입이 좋을 경우 최대 8억5천만 달러(약 9천300억 원)까지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기 때문입니다. 이밖에 정부 보조금 3,141억 원, 각종 기부금 2,000억 원, 입장권 판매 등으로 얻는 기타 수입이 3,160억 원으로 각각 책정돼 있습니다.        

흑자 올림픽 달성의 관건은 역시 마케팅을 통한 로컬 스폰서(국내 후원사) 유치입니다. 평창조직위가 지금까지 확보한 금액은 모두 3천5백억 원으로 전체 목표액 8,530억 원의 41%입니다. 삼성그룹만 후원 금액을 공개했고 나머지는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이미 후원계약을 맺은 KT는 1,500억 원, 대한항공과 영원아웃도어는 각각 500억 원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평창조직위의 올해 목표는 6천억 원을 채워 전체 금액의 70%를 달성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남은 기간에 국내 각 기업을 상대로 총 2천5백억 원 규모의 후원 협약을 더 맺어야 합니다. 현재 어려운 경제 상황을 감안하면 만만치 않은 금액입니다. 평창조직위의 로컬 스폰서는 크게 3등급으로 나뉩니다. 1등급을 티어 원(Tier1)으로 부르는데 대략 500억 원 정도를 후원하는 대기업입니다. 조직위는 앞으로 현대자동차, SK하이닉스, 건설 업체와의 협상을 추진해 1.500억 원을 추가로 확보할 계획입니다.

나머지 1천억 원은 2-3등급 로컬 스폰서를 통해 채울 예정입니다. 2등급(Tier2)으로 분류된 네트워크 장비 업체, 보험회사, 은행을 상대로 800억 원, 3등급(Tier3)으로 분류된 법무법인, 용역회사, 입장권 판매 회사, 여행사를 대상으로 200억 원을 추가한다는 계획입니다. 

역대 다른 동계올림픽의 경우 개막 2년 10개월을 앞두고 대부분 전체 목표액의 70% 이상을 달성했습니다. 이와 비교하면 평창조직위는 많이 늦은 셈입니다. 그래서 더 바삐 움직일 수 밖에 없습니다. 역대 로컬 스폰서 금액을 살펴보면 2014 소치올림픽이 13억 달러(약 1조4천억 원)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이 2010 밴쿠버올림픽으로 6억8천8백만 달러(약 7천5백억 원)였습니다.

평창조직위가 지금 목표로 잡고 있는 금액을 모두 손에 넣을 경우 소치 대회에 이어 역대 2번째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참고로 평창 동계올림픽 전체 예산은 약 13조7천억 원으로 철도와 도로 등 교통망 확충에 9조4천억 원, 선수촌 등 부대시설에 1조3천2백억 원, 각종 경기장 건설에 7천3백억 원이 투입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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