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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국가대표 레슬러 부부 "우리 신혼집은 선수촌입니다."

[취재파일] 국가대표 레슬러 부부 "우리 신혼집은 선수촌입니다."
국가대표들의 요람인 태릉 선수촌이 신혼집이라면 어떨까요. 황당한 이야기 같지만 진짜로 이렇게 지내는 선수가 있습니다. 바로 레슬링 사상 첫 국가대표 부부가 된 공병민(24,자유형 74kg급)-이신혜(23,자유형 53kg급) 커플의 이야기입니다.

부산체고 1년 선후배 사이인 두 사람은 국가대표 선수들의 훈련 파트너로 선수촌에 들오면서 가까워져 열애 끝에 지난해 11월 백년가약을 맺었습니다. 이후 두 사람은 신혼여행도 미루고  구슬땀을 땀을 흘린 결과, 올해 2월 벌어진 대표 선발전에서 나란히 우승하며 레슬링 사상 첫 국가대표 부부로 탄생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태릉선수촌이 부부의 신혼집이 됐습니다. 외출을 나가는 주말을 빼고는 일주일 중 닷새를 선수촌에서 지내야 하는데 두 사람은 나름 만족하는 표정이었습니다. 신부인 이신혜 선수는  "숙소가 달라 늘 함께 할 수는 없지만 선수촌은 밥도 잘 나오고 이불 빨래하느라 서로 싸우지도 않고" 해서 "신혼집으로서는 그리 나쁘지 않은 곳"이라고 설명을 해줬습니다.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훈련에 훈련을 거듭하는 선수촌이 힘들지 않는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도 비슷했습니다. 신랑인 공병민 선수는 "남자도 하기 힘든 운동인데 여자가 한다는 게 안쓰럽지만 그래도 함께 있기에 좋다"고 말했고 이신혜 선수도 "힘든 훈련에 잠깐 이라도 얼굴을 보면 피곤도 가시고 격려가 된다"며 "오히려 다른 선수들이 우리를 부러워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레슬러부부
코치진과 동료 들의 배려도 돋보였습니다. 원래 남녀 선수 간에는 스파링을 안 하지만 두 사람은 부부인만큼 서로 스파링 파트너로 함께 훈련을 하기도 합니다. 특히 남편인 공병민 선수가 신부를 많이 지도해주는데, 덕분에 이신혜선수의 실력이 많이 좋아 졌다고 합니다.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단 두 사람의 목표는 내년 8월 브라질에서 열리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함께 출전하는 것입니다. 올림픽에 나가기 위해서는 오는 9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5위안에 들어야 합니다. 전해섭 레슬링대표팀 총감독은 " 주위에서 부부선수에 대한 우려가 많았지만 두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정말 모범적으로 선수촌 생활을 하고 있다"며 기대감을 표시했습니다.

두 사람이 가장 신경을 쓰는 것은 부부 국가대표 선수로서의 책임감이었습니다. 공병민 선수는 "가장 부담되는 것이 그런 부분입니다. 우리 부부가 잘못하면 전체 레슬링 대표팀 분위기를 깰 수 있으니, 책임감도 커 행동 하나 하나를 조심하게 된다"고 말했고 이신혜선수는 "여자 선수는 결혼을 하면 실력이 줄어든다는 편견이 있는데 그걸 깨보고 싶다" 는 당찬 각오를 보였습니다.
레슬링 공병민, 이
취재가 끝날 무렵 이신혜 선수는 기자에게 사람들이 "두 사람이 부부 싸움하면 레슬링을 하느냐"는 질문을 가장 많이 물어본다며 이것만 꼭 전해달라고 부탁 했습니다. "저희는 신혼이라 아직 부부싸움을 해 본적도 없고 하더라도 절대 레슬링은 안 할 겁니다."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뛰고 구르고 매일 매일 자신의 한계를 시험하는 선수촌 생활. 달콤한 신혼의 꿈을 마음대로 즐길 수는 없지만  그래도 부부가 함께 서로 의지하며 같은 길을 가기에 공병민-이신혜 커플은 행복해 보였습니다.

▶[8뉴스] "선수촌이 신혼집"…레슬링 국가대표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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